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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전망 남발하다…기재부·한은 성장률 전망 신뢰 상실 이유

민간 연구원 대비 정확도 가장 떨어져…세수 감소, 재정 적자 부작용

2021.01.22(Fri) 12:28:24

[비즈한국] 한국 경제를 이끄는 두 축인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정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다. 기재부는 매년 6월과 12월에 내놓는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한은은 1년에 4차례 발간하는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다.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이 바라보는 전망치는 시장에서 경제에 대한 신호로 작용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판 뉴딜 추진 성과와 올해 계획을 점검하는 당정 합동회의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장에 보내는 주요 신호이다 보니 정부와 한은뿐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국제통화기금(IMF),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외 주요기관들도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기업들은 국내외 주요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를 향후 고용과 투자의 주요한 지표로 사용한다. 이처럼 중요한 성장률 전망치이지만 국내외 주요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을 비교해보면 정부와 한은의 예측이 가장 부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9개 주요 기관이 최근 5년(2016~2020년)간 발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전년도 12월 기준)와 실제 성장률 차이를 분석한 결과 9개 기관의 평균 오차는 0.59%포인트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오차가 큰 기관은 기재부로 5년간 평균 오차가 0.80%포인트에 달했다. 한은도 성장률 전망치의 오차는 0.70%포인트로 부정확성이 만만치 않았다. 

 


국내 기관 중 국책연구기관인 KDI의 경우 5년간 성장률 전망과 실제 성장률 평균 오차가 0.56%포인트였고, 한국금융연구원도 KDI와 같은 0.56%포인트였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 경제연구원은 5년간 평균 오차가 각각 0.46%포인트, 0.38%포인트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5년간 평균 오차가 0.32%포인트로 정확도가 가장 높았다. 국제기구인 OECD의 경우 5년간 평균오차가 0.78%포인트로 조사됐고, IMF는 0.72%포인트로 나타났다. 국제기구의 경우 국내 기관들과 달리 세계 각국 성장률 전망치를 분석하다 보니 한국 경제를 깊이 있게 보지 못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가장 신뢰도가 높아야 할 정부와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 간 오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기재부는 9개 기관 중 오차가 가장 컸고, 한은은 국제기구를 제외하면 국내 기관 중 기재부 다음으로 오차가 컸다. 기재부와 한은이 내놓은 경제전망이 경제 정책 목표를 담지만 민간 기관과 큰 차이를 보이면 시장에 혼란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 성장률이 정부나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보다 낮을 경우 세수는 물론 금리 흐름도 요동치게 된다. 정부는 다음 연도 예산안을 짜면서 세수 규모를 성장률 전망치와 물가 상승률을 더해 예측한다. 이 때문에 전망치보다 성장률이 떨어지면 세수가 감소하면서 재정 적자가 늘어나게 된다. 

 

더 심각한 점은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갈수록 심해진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실제 성장률이 정부와 한은, 국제기구, 민간 기관의 전망치보다 높았던 해는 박근혜 정부 기간이었던 2016년과 2017년이었다. 기재부와 한은은 2016년에 한국 경제성장률을 각각 2.8%, 2.7%로 내다봤지만 실제 성장률은 이보다 높은 2.9%였다. 또 2017년 전망치는 기재부와 한은이 각각 3.0%와 2.8%였으나 실제 성장률은 3.2%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전망치를 내놓고 경제 운영을 본격화한 2018년부터 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돌기 시작하고,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기재부와 한은은 2018년 한국 경제가 각각 3.0%와 2.9%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성장률은 2.9%로 정부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았고, 한은 전망치와는 일치하는 등 어느 정도 정확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9년에는 기재부와 한은 모두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예상했지만, 실제 성장률은 2.0%에 그치면서 오차가 0.7%포인트로 벌어졌다. 지난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으로 성장률이 -1.1%(정부 예상치)까지 떨어지면서 오차가 더 커졌다. 기재부와 한은이 예측한 2020년 성장률은 각각 2.4%와 2.3%였다. 코로나19 여파에 오차가 커졌다는 하지만 기재부와 한은 전망치는 민간기관보다 지나치게 긍정적이었다. LG경제연구원과 한국금융연구원은 2020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8%와 1.9%로 1%대 성장률을 예측했었다.

 

이러한 장밋빛 전망은 올해도 마찬가지다. 기재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2%, 한은은 3.0%로 3%대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재부 올해 전망치는 9개 국내외 기관 중 가장 높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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