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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수당 파행 운영 ‘신의 직장’ 마사회 비상경영 언제까지

코로나19 경마장 올 스톱 장기화…신임 마사회장 체제 고강도 인력구조조정 관측도

2021.02.25(Thu) 14:52:06

[비즈한국] 일반직 평균 연봉이 9000만 원대로 공기업 중에서도 최고 연봉 수준을 자랑했던 한국마사회가 임금 삭감에 이어 고강도 인력구조조정까지 검토해야 할 지경에 내몰렸다. 

 

마사회는 산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주 사업인 경마사업이 장기 파행되면서 지난해 4500억 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마사회는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휴업일을 정해 해당 날짜에 휴업수당을 적용해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2020년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낙순 한국마사회장. 사진=박은숙 기자


비즈한국 취재 결과 마사회는 주 5일 근무제를 적용받는 일반 직원들에 대해 지난해 3월부터 휴업일을 정해 휴업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현행 노동 관련법은 사용자가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휴업일을 정해도 근로자에게 휴업일자 급여의 7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 

 

다만 마사회는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탄력적으로 주 하루에서 사흘까지 휴업일수를 정해 평균 급여의 50~7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을 지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마사회는 노사합의와 노동위원회의 승인을 받고 합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마사회는 일반직을 대상으로 지난해 3월, 4월, 5월 등 3개월 간 주 5일 근무기준 휴업 2일, 정상근무 3일로 휴업 일수를 정해 휴업일에 평균 급여의 70%를 지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마사회는 한 동안 일반직을 대상으로 휴업 일수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다가 지난해 9월 말부터 주 2일을 휴업일로 정해 운영했다. 10월부터는 휴업 일자에 대한 휴업 수당을 평균 급여의 60% 지급으로 조정해 연말까지 운영했다. 

 

최근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자 마사회는 올해 1월부터 매주 수요일 1일을 휴업일로 정해 50% 휴업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그 외 마사회 일반직 1, 2급 간부들은 휴업 수당 적용은 물론 평균 급여 중 5% 안팎을 반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고육책으로 마사회가 지난해 절감한 인건비는 100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도 마사회 일각에선 경영난 타개를 위해 휴업일 지정과 휴업 수당 삭감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과거 일용직(아르바이트) 신분이던 경마지원직 수천 명이 현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으로 대거 정규직화되면서 마사회는 이들에 대한 고정 인건비로 월 30억 원 이상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마지원직은 마사회가 경마를 운영하는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에만 출근해 지원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마사회는 이들이 일용직 신분일 당시에는 출근일과 근무시간에 따라 근무수당을 지급하면 됐다. 하지만 이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경마장 운영 파행 장기화에도 휴업 수당을 고정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마지원직은 근무일수도 적어 정규직으로 전환돼도 양질의 일자리라고 할 수 없으며 퇴사하는 비율도 굉장히 높은 상황이다. 2019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은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마지원직 5496명 가운데 2119명(38.6%)이 2019년 9월 기준으로 퇴사했다고 지적했다. 

 

복잡한 휴업 일수와 휴업 수당 지급에 따른 평균 급여 변동은 오는 4월 마사회의 경영공시가 이뤄지면 구체적으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사회 직원들의 임금이 대폭 삭감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과천경마장 트랙을 질주하는 기수들과 경마들. 사진=박은숙 기자


이런 와중에 김낙순 현 마사회장에 이어 곧 취임하게 될 신임 마사회장이 또 다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감행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18년 1월 취임한 김낙순 회장은 이미 임기가 만료된 상태이나 신임 마사회장에 대한 대통령 임명이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사회는 아직까지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에는 선을 긋고 있다. 마사회 일반직원 수는 지난해 200명 이상 줄어 올 2월 현재 1000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낙순 회장은 지난 1월 2일 신년사에서 “아직도 고객수용 시기는 가늠하기 어려우며, 설상가상으로 5월까지 3개 장외발매소 폐쇄, 재무상황 악화에 따른 긴축 등 지속적인 위축이 예견된다”고 진단했다. 

 

마사회는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들어서도 잠잠해지지 않고 있어 정부 방역지침을 예의주시하면서 전체적인 올해 자구책을 다시 수립하는 중이다. 경영 악화가 지속되면 고강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복수의 마사회 관계자들은 “인건비 절감,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신임 회장 체제에서 노사 합의로 이뤄져야 할 사안이다. 다만 강도가 예상을 넘을 수준이라면 노사 마찰은 불가피할 것이다”고 입을 모았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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