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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어쩌려고…' 백화점 확진자 나와도 안내 없이 영업

백화점 측 "밀접 접촉자만 따로 연락"…방역 당국 "영업중단 관련 명확한 지침 없어"

2021.05.03(Mon) 16:47:51

[비즈한국]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밀려드는 손님으로 함박웃음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백화점, 아웃렛, 마트 등의 매출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에 따르면 3월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이 21.7% 상승했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 3개 백화점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77.6% 증가했다.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방역에 대한 긴장감은 느슨하다. 제대로 된 출입명부 관리 없는 푸드코트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확진자가 줄줄이 발생하면서도 백화점은 매출이 떨어질까 쉬쉬하는 분위기다. 

 

지난 5월 1일 경기도 수원의 한 백화점 푸드코트. 빈자리 없이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이다. 사진=박해나 기자

 

#확진자 발생하면 백화점은 쉬쉬, 방역 당국은 관리 느슨

 

A 씨는 지난달 23일 약 2시간 동안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방문했다. 며칠 뒤 뉴스를 통해 24일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직원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확인했다. 그가 방문했던 4층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가슴이 철렁했다. 

 

A 씨는 “뉴스를 찾아봐도 어느 매장 직원이 확진자인지 알 수 없어 불안감이 커졌다. 결국 직접 백화점에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며 “확진자가 5명이나 나왔는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정상 영업을 하더라”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에서는 지난달 22일부터 27일까지 백화점 직원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명을 받았다. 1층 명품 매장 직원 2명, 4층 수선실 직원 1명, 지원 부서 직원 2명 등이다. 백화점 측은 “CCTV를 통해 매장에 방문한 고객 중 직원과 밀접 접촉자로 판명된 분들에게 따로 연락을 취했다”며 “24일, 25일 이틀 동안 전 직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은 확진자 발생 후 임시휴업 등의 조치 없이 정상 영업을 했다. 확진자가 근무한 기간에 백화점을 방문했던 고객에게도 별도 안내 등은 없었다. 인천에 사는 박 아무개 씨는 “얼마 전 백화점을 다녀왔는데 주변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놀랐다”며 “매장 직원들과 화장실 등에서 마주쳤을 수도 있지 않나.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고객에게 안내를 해야 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백화점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잦아지면서도 매출에 영향을 미칠까 쉬쉬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19일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 직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소식은 3일 뒤 부산시에서 확진자 발표를 하며 알려졌다. 백화점 측은 직원 600여 명의 추가 검사를 진행하면서도 고객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임시휴업을 하지 않은 것은 해당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날이 백화점 휴무일이었기 때문이다. 휴업하며 방역 작업을 철저히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5명의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시 미추홀구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사진=고성준 기자

 

#혼잡 핑계로 백화점 출입명부 작성도 생략, 정부 방역 지침에 지적 이어져

 

3월에는 더현대서울에서도 직원 중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때도 백화점 측은 휴업 없이 정상 영업했다. 서울시에서 백화점 폐쇄 조처를 내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확진자 발생 시 시설 폐쇄, 영업 중단 등의 사항은 방역 당국이 결정한다. 현장에 파견된 역학조사관이 밀접 접촉자 규모, 감염 확산 우려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보통 음식점, 운동센터, 병원 등에서 확진자 발생하면 곧바로 폐쇄 조처가 내려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확진자가 나오면 백화점 등에도 일제히 영업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 롯데백화점 구리점은 백화점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바로 임시 휴업에 들어갔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뒤 조기 폐점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확진자 발생에도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백화점도, 방역 당국도 긴장감이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천시에서는 “영업 중단, 폐쇄 등은 역학조사관이 판단한다.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의 경우 전 직원 검사에서 추가적인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영업 중단까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폐쇄 등은 각 상황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되어 있을 뿐 명확한 지침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도 “더현대서울은 방역수칙 준수 여부, 확진자 밀접 직원 규모 등을 판단했을 때 감염 확산 우려가 전체적으로 폐쇄 조처를 내릴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더현대서울은 최근 두 차례나 코로나 확진자 발생이 있었지만 영업 중지 등의 조처는 내려지지 않았다. 사진=박정훈 기자

 

백화점 등 대형 쇼핑몰에서 방역이 더욱 철저히 이뤄져야 하는 것은 방문 고객이 QR코드 체크나 수기 출입명부 작성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중이용시설과 사업장 이용 시 출입명부 작성이 의무화됐지만, 쇼핑몰은 예외다. 백화점, 쇼핑몰 내 음식점, 카페 등을 이용하는 고객만 출입명부를 작성하도록 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백화점, 쇼핑센터 등은 입구에 열감지기를 통해 출입자 관리를 한다. 입장객 숫자가 많다 보니 출입명부 관리까지 하면 혼잡도가 높아진다”며 “명부 작성을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서는 것이 코로나19 확산에 더욱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방역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경제적 타격, 국민 피로감 등을 이유로 방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며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오고 긴장도도 낮아져 계속해서 확진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손을 놓고 있으니 국민이 방역에 적극적으로 나올 수 있겠나. 지금의 방역 지침은 너무나 느슨하다”고 지적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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