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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진의 계정공유] 나영석이 예능 고수에 선사한 코로나 힐링 휴가 '신서유기 스페셜 스프링 캠프'

티빙마저 결제하게 만드는 오리지널의 재미…28년차 예능인 강호동과 날고 기는 호화 멤버

2021.06.09(Wed) 09:37:35

[비즈한국] OTT 플랫폼이 일상의 일부분이 되면서 넷플릭스와 왓챠 등 인기 OTT 정기구독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런 와중 애써 외면했던 게 티빙(TVING)이다. CJ 계열의 OTT 회사인 티빙은 tvN, JTBC, Mnet, OCN 등 최신 인기 드라마와 예능 등을 볼 수 있어 눈길이 갔지만, 넷플릭스 등 다른 OTT와 중복되는 프로그램들도 많아 구독하지 않았었다. 그 외면이 흔들렸던 건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속속 등장하면서부터. ‘여고추리반’ ‘백종원의 사계’ ‘당신의 운명을 쓰고 있습니다’까진 어찌어찌 잘 넘어갔다. 그러나 ‘신서유기 스페셜 스프링 캠프’(스프링 캠프)가 지난 5월 7일 공개될 때 무너져 버렸다. 1~2분가량의 짤을 유튜브에 공개하는 것 외에는 어디에서도 ‘스프링 캠프’를 볼 수 없는 독점 콘텐츠인데, 나는 이미 나영석 PD의 노예이니까.

 

신서유기 시리즈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이자 티빙 오리지널 작품인 ‘​신서유기 스페셜 스프링 캠프’. 개인사로 빠졌던 안재현까지 합류하며 완전체를 선보인다. 나영석 PD와 ‘​스페인 하숙’​에서 유해진의 보조로 등장한 ‘​박 과장’​ 박현용 PD가 연출을 맡았다. 사진=티빙 제공

 

‘스프링 캠프’는 나영석 PD가 진두지휘하는 tvN의 대표 예능 ‘신서유기’의 스핀오프 프로그램. 이미 ‘신서유기’는 시즌8 ‘옛날 옛적에’까지 진행되었고, 스핀오프로 ‘강식당’을 비롯해 ‘신서유기’ 출연진들이 활약한 숏폼 콘텐츠 ‘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 ‘라끼남: 라면 끼리는 남자’ ‘마포 멋쟁이’ ‘삼시네세끼’ ‘나홀로 이식당’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를 파생한 바 있다. 나영석 PD 예능에 호불호가 있겠지만 그의 예능이 대부분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얻은 것은 주지의 사실. 나 또한 그의 예능이 시작되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멍하니 시청하는 애청자이기에 ‘스프링 캠프’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스프링 캠프’는 ‘신서유기 9’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출연진들이 캠핑을 떠나는 프로그램으로, 티빙 오리지널이다 보니 tvN에서 방영하던 때보다 좀 더 드립 수위가 높고 출연진의 행동거지도 자유로운 편이다. 캠핑 가서 마음 놓고 음주를 즐기는 장면을 tvN ‘신서유기’에서 내보내기엔 아무래도 눈치가 보일 테니까.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고, 비대면 사회가 도래하면서 캠핑이 엄청나게 각광받는 것도 ‘스프링 캠프’를 보게 되는 이유. 나는 캠핑의 불편함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출연진들이 캠핑 장비를 구입하고, 먹거리를 대거 구입하고, 낑낑거리며 텐트를 치고 요리를 하는 과정을 보는 것은 즐겁다. 대리만족이 되는 것이다. 아마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오, 저런 장비도 있네?’ ‘저 요리도 나중에 해먹어 봐야겠다’ 하며 공감할 수 있을 터.

 

음식에 진심인 강호동과 음식 좀 잘한다는 피오. 그리고 무심하게 ‘통바비큐 어떠냐’​고 제의한 송민호에 의해 이들은 먹방 유튜버들도 하기 힘들다는 통바비큐 요리에 나선다. 참고로 이 프로그램은 절대 공복에 시청해서는 안 될 프로그램이다. 사진=티빙 제공

 

예능으로만 보자면 ‘스프링 캠프’의 매력은 ‘신서유기’보다 덜하다. ‘방송국놈들’이 내는 가혹한(?) 미션과 게임이 없고, 그저 자기들끼리 캠핑을 즐기기만 한다. 그래서 초반부 ‘스프링 캠프’는 캠핑 준비 과정과 캠핑에서의 쿡방, 먹방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물론 그건 그것대로 즐겁다. 언제나 먹는 것에 진심인 ‘육봉 강호동 선생’이 있기에 압도적으로 캠핑 요리가 펼쳐지니까. 이미 첫 캠핑에서 강호동은 비빔면 4봉과 차돌박이로 시작하여 안성탕면, 쥐포구이, 달걀과 토마토, 닭꼬치와 대파꼬치, 장어와 미나리 삼겹살 구이와 삼겹살 볶음밥, 토마토 스튜 등 세세한 품목별로 16끼를 해치우며 존재감을 자랑했다. 어지간한 먹방 유튜버보다 훨씬 많이 먹고, 진정 먹는 것을 사랑하고 진심이라는 게 느껴지는 강호동 덕분에 방송을 보는 내내 침을 삼키게 된다.

 

‘스프링 캠프’​는 회차에 3~4명씩 나뉘어 두 그룹의 유닛으로 캠핑기를 보여준다. 두 번째 캠핑에서 강호동-민호-피오 대 이수근-은지원-규현-안재현으로 구성되어 예전보다 좀 더 내밀한 관계성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전생 부부’​ 이수근-은지원과 ‘​동갑 케미’​ 규현-안재현의 대비가 도드라지는 장면. 사진=티빙 제공

 

정색하고 말하건대, ‘스프링 캠프’는 공복 상태의 야밤에 시청하면 안 된다. 강호동 외에도 요리 좀 한다는 규현, 피오 등 출연진들이 만들어내는 음식들과 먹방을 보고 있다 보면 홀린 듯 비빔면 끓일 물을 올리게 되고, 배달앱을 열게 되니까 당신의 건강과 체중을 위해서라면 공복 상태 시청은 금지다. 조랭이떡을 넣은 미역국, 주꾸미를 넣은 강호동 식의 짬뽕 ‘강쭈뽕’, 햄만 무려 5종을 넣은 사단급 부대찌개, 출연진 모두가 인정하는 피오의 돼지고기김치찌개, 수산시장을 쓸어온 각종 조개구이와 주꾸미 삼겹살, 먹방 유튜버들 사이 인기였던 거대한 통바비큐 등 눈과 입을 홀리는 음식이 인정사정없이 등장하고, 여기에 소주, 맥주, 와인, 데킬라 등 입맛 돋우는 주류들의 향연이 곁들여진다. 이래서 캠핑을 가는구나 싶을 정도(응, 그것만은 아니야). 

 

그렇다고 쿡방, 먹방만 있을 리 없다. 예능 데뷔 28년차의 강호동을 위시로 ‘예능 인간문화재’ 이수근, ‘美친자’ 은지원 등 예능에서 날고 기는 ‘신서유기’ 출연진들이 아닌가. 젊은 피인 규현, 송민호, 피오도 예능에서 빠지지 않은 인물들인 만큼 초반의 캠핑 입문 시기를 지나 서서히 예능감을 표출하고 있다. 자연 속에서 절친한 동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입에 착 감도는 술을 음미하며 풀어지니, 본연의 예능감이 빛을 발할 수밖에 없다. 9화에서 이른바 ‘오동잎 디너쇼’를 펼치며 폭주한 이수근을 보라고(여러분, 이래서 낮술이 무서운 겁니다).

 

캠핑을 떠나는 콘셉트인 만큼 캠핑 장비와 도구 등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캠알못’도 사고 싶게 만드는 감성템부터 무작정 캠핑 떠나고 싶게 만들어지는 입맛 다시게 만드는 요리까지, 캠핑족이거나 캠핑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또 다른 재미가 될 듯. 사진=티빙 제공

 

그리고 안재현. ‘신서유기 2’로 시작해 시리즈 내내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며 ‘구美’ 은지원에 대적하는 ‘신美’로 활약했던 안재현이 이혼이라는 가정사를 딛고 ‘스프링 캠프’에 합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직은 조심스럽게 접근 중이지만 “(이혼) 선배잖아요”라며 조용히 은지원에게 기대며 은지원을 포효하게 만드는 안재현의 모습을 보면 ‘신서유기 9’에서 그의 활약을 기대하게 된다. 

 

‘스프링 캠프’는 제작진의 말대로 잠시 쉬어가는 프로그램일 수 있지만, 이미 친할 만큼 친한 출연진 일곱 명을 유닛으로 나누어 캠핑을 즐기게 하여 ‘신서유기’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케미’를 발굴해가는 재미도 있다. ‘OB’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과 ‘YB’ 규현, 민호, 피오(여기에 안재현까지)의 관계성은 익히 봐왔지만, 강호동-민호-피오로 이어지는 맏이와 막내들의 관계나 ‘전생 부부’ 이수근-은지원과 ‘동갑 케미’ 규현-안재현을 대비시키는 관계 등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아마 ‘신서유기 9’에도 이런 관계성을 돋보이는 설정이 더해지지 않을까. 

 

텅 비어가는 통장을 보면서도 “텍마머니!”를 외치게 되는 티빙 오리지널 ‘스프링 캠프’. 9화까지 방영했으며, 금요일 오후 4시에 업로드된다. 

 

필자 정수진은?

여러 잡지를 거치며 영화와 여행, 대중문화에 대해 취재하고 글을 썼다. 트렌드에 뒤쳐지고 싶지 않지만 최신 드라마를 보며 다음 장면으로 뻔한 클리셰만 예상하는 옛날 사람이 되어버렸다. 광활한 OTT세계를 표류하며 잃어버린 감을 되찾으려 노력 중으로, 지금 소원은 통합 OTT 요금제가 나오는 것.

정수진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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