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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비법] 과장 광고가 법망을 피하는 '기기묘묘'한 수법

출처 명시해도 기만 광고로 판단 가능…모호한 소비자 오인성 악용한 광고 범람

2021.07.13(Tue) 15:45:36

[비즈한국] 기업들은 때론 돈만 가지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결정을 한다. 그 속에 숨어 있는 법이나 제도를 알면 더욱 자세한 내막을 이해할 수 있다. 새로 시작하는 ‘아두면 모 있는 즈니스 률’은 비즈니스 흐름의 이해를 돕는 실마리를 소개한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마케팅 의존도, 광고의 중요성은 높아진다. 최근 쉽게 볼 수 있는 변호사 광고도 그러한 사례다. 법원, 검찰청이 있는 지하철 교대역 벽면은 어느덧 변호사 사무실 광고로 채워져 있다. 스스로를 법률 플랫폼이라 칭하는 인터넷 웹사이트는 변호사들에게 ‘원하는 분야/지역에 맞는 의뢰인에게만 효과적으로 광고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가입을 권유하고 있는데, 1월 기준 회원 수가 3800명에 달한다. 수임에 목마른 입장에서 ‘타깃 광고를 도와준다’는 제안은 쉽게 거절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 웹사이트는 단기간에 많은 회원을 모을 수 있었다.

 

이러한 현실 속 변호사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주요 화제는 연구실적과 판례법리 등 내재적 경쟁력 확보 방안보다는 마케팅 방법과 수임 경로 확보 등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과 경험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남이 알아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법조 영역에서 광고시장의 확대는 명약관화다.

 

법조 영역에서 광고시장은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 서초동 법원 앞 법무사, 변호사 사무실 간판이 빼곡한 모습. 사진=박은숙 기자


이러한 사례는 우리나라에서 특이한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시장보다 뒤늦게 발생한 감도 없지 않다. 식품·의약 시장, 의료 시장, 교육 시장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운 수많은 시장에서 지금도 현란한 광고와 기기묘묘한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필연적으로 광고 분쟁을 야기한다.

 

기본적으로 광고는 어느 정도 과장과 허위를 포함한다. 소비자들은 광고의 과장 여부를 판단할 능력이 있다. 대법원 92다52655 판결은 ‘상품의 선전, 광고에 있어 다소의 과장이나 허위가 수반되는 것은 그것이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한 기망성이 결여된다’고 했다. 이를 다시 해석하면 사기에 이르지 않는 한 다소 간의 과장 광고는 허용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쟁사업자가 광고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광고에 대한 행정적 규제는 강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광고 하단에 출처를 명시했다면 광고 내용에 부당성이 없다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큼지막한 글자로 ‘1위 사업자’라는 문구를 표기하고 하단에 작은 글씨로 ‘20XX년 브랜드 설문조사 결과’ 등의 출처를 표시하는 경우, △‘공기 중 유해 바이러스 99.9% 제거’라는 문구와 함께 하단에 작은 글씨로 ‘OO 연구소 연구 결과’ 등의 출처를 표시하는 경우다.

 

그러나 최근 공정위의 제재 사례를 살펴보면 출처 명시만으로는 부족하다. 출처 문구가 작은 글씨로 배경과 비슷한 색상으로 표기돼 내용 확인이 어려우면, 이는 알려야 할 정보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기만 광고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출처에 표기된 실험환경, 설문조사의 설문내용 등이 객관적이지 않거나 광고 내용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때도 허위·과장 광고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공기청정기가 특수한 조건 하에서 99.9%의 바이러스 제거 효과를 보이더라도 그 조건이 일반적인 사용 환경과 전혀 맞지 않는다면 그 조건을 광고에 표기한다 한들 허위·과장 광고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전제에서 공정위는 부당성 판단기준으로 △성능, 품질 등에 관한 광고일 경우 해당 사항이 합리적인 근거나 객관적인 자료 등을 통하여 충분히 증명돼야 하고, △설령 일부 사항이 시험 결과에 의해 뒷받침되더라도 그 내용이 불충분하거나 특정 조건에서의 시험 결과를 마치 일반적인 것처럼 광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기준을 제시한다.

 

온라인 광고 대부분은 부당광고에 해당할 것 같으나, 실제로는 상당히 많은 사례에서 소비자 오인성이 없다는 이유로 부당성이 부정된다.


이러한 기준에 입각해서 보면 온라인 광고 대부분은 부당광고에 해당할 것 같으나, 실제로는 상당히 많은 사례에서 소비자 오인성이 없다는 이유로 부당성이 부정된다.

 

소비자 오인성이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를 말한다. 어떤 광고에 허위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소비자가 그 허위성을 판별할 수 있다면 소비자 오인성은 부정된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기 광고에서 ‘소리가 보인다’는 표현, 청량음료 광고에서 ‘가슴 속까지 시원하다’는 문구, 자동차 광고에서 고질라가 밟아도 자동차가 멀쩡한 모습 등은 광고적으로 허용되는 표현이며 소비자의 오인을 야기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소비자 오인성이 부정된다.

 

최근 사업자들은 이러한 법리, 규제 동향을 잘 파악해 지능적으로 대응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광고에서 제품의 성능 등에 관한 주요 문구를 현란하게 표현된 여러 그래픽 이미지 사이에 넣는다. 그리고 해당 문구에 대해 부당광고 이슈가 제기되면 ‘온라인 환경에서 광고를 주의 깊게 보는 경우는 없다. 광고의 전체 내용을 다 보려면 스크롤을 여러 번 내려야 하는데, 해당 문구의 분량은 그 과정에서 잠깐 스치고 지나가는 정도에 불과해 소비자가 이를 주의 깊게 인식할 수 없다’는 식으로 변명한다.

 

일부러 문구 내용을 모호하게 기재하기도 한다. 이후 문제가 제기되면 ‘주어가 명시돼 있지 않으므로 허위성을 판단할 수 없다. 광고의 맥락 전체를 기준으로 해석하면 문구에 허위성이 없다. 해당 문구의 내용은 소비자 선택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사항이다’는 식으로 변명한다. 때때로 방어에 성공하기도 한다.

 

이처럼 표시광고법상 부당성, 소비자 오인성 등의 개념은 모호한 면이 있어 규제 당국의 판단을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경쟁사업자의 광고에 대응하기 위해 부당광고 신고라는 소극적 대응을 넘어 공격적인 광고를 집행하는 적극적인 대응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즉 광고에 출처를 남기는 식의 대응은 현재 상황상 극히 초보적인 대응이다. 경쟁 사업자의 광고를 신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대응이 되기 쉽다. 법의 테두리 내에서 상대방의 제품과 서비스를 압도할 수 있는 강렬하고 인상적인 광고, 마케팅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이고 최근 추세이기도 하다.​ 

정양훈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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