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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배민·CJ…홈쇼핑도 이커머스도 '라방'으로

유통 플랫폼 상관 없이 라이브커머스 강화…3년 후 10조 원 시장 전망

2021.07.28(Wed) 18:14:38

[비즈한국] 국내 유통가가 라이브커머스에 푹 빠졌다. 이커머스 시장 선두에 선 신흥 강자 네이버·카카오부터 전통적 유통 채널인 홈쇼핑, 배달 플랫폼까지 라이브커머스를 강화하고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포털사이트와 메신저 앱이란 강력한 플랫폼 접근성을 무기로 앞세우며 본격적으로 ‘라방(라이브 방송)’ 전문 인프라를 다지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난 4월 브랜드명을 ‘CJ온스타일’로 변경하고 사업의 무게 중심을 TV에서 모바일로 재편해 라이브커머스로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카카오쇼핑라이브에 BBQ 윤홍근 회장(가운데)과 광희가 출연한 모습. 사진=카카오커머스 제공


#홈쇼핑 시장보다 5배 빠른 성장 속도

 

라이브커머스는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이커머스(e-commerce, 전자상거래)의 합성어로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온라인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방송을 말한다.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부터 이커머스 업체, 플랫폼 기업까지 다양한 주체가 뛰어들고 있다.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판매자가 실시간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구매자는 댓글로 상품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으며 소통하는 방식이다. 영상을 보다가 방송 창에서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면 바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방송 시간 안에 구매하면 할인이나 사은품 등 혜택도 따라온다. 기존의 홈쇼핑과 형식은 비슷하지만 손 안의 스마트폰에서 시청과 소통, 구매가 이뤄진다는 점이 다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2020년은 국내 라이브커머스 원년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4000억 원에 불과했다. 교보증권은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가 올해 약 2조 8000억 원으로 7배가량 성장하고, 2년 뒤인 2023년에는 10조 원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가늠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 교수는 “일반적으로 ‘시장 규모 10조 원’은 그 시장이 산업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가르는 기준이다. 홈쇼핑은 10조 원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모바일에 친숙한 10~20대부터 시작해 홈쇼핑의 주 고객층인 4050대까지 라이브커머스에 진입하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댓글에 즉각 반응 보이는 인플루언서…생생한 쌍방향 소통

 

라이브커머스가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는 이유 중 하나는 ‘재미’다.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보면서 인플루언서와 소통하듯, 구매자들이 라방을 보며 연예인, 인플루언서 판매자에게 댓글을 보내고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은 지난 3월 라이브쇼핑 서비스 ‘배민쇼핑라이브’를 도입해 배달 앱 중 처음으로 라이브커머스에 진출했다. 3월 9일 서울 망원동의 ‘경기떡집’을 시작으로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의 간장국수 세트,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오뚜기 신제품 고기리 들기름막국수 등 트렌디한 식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배민쇼핑라이브에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모습.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달의민족은 라방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BHC 상품권을 판매하는 방송에서는 곧바로 음식을 주문해 배달받은 고객들과 직접 영상통화를 하는 등 색다른 콘텐츠를 선보였다. 인스타그램의 ‘좋아요’처럼 방송이 재미있거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싶을 때는 ‘ㅋㅋㅋ’를 누를 수 있게 구성했다. 퀴즈쇼, 먹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김구라-MC그리, 유병재 같은 인플루언서를 기용해 웃음 코드, B급 감성을 공략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민 특유의 B급 감성을 토대로 한 재치있는 마케팅 방식이 축적돼 있다. 제품 선정부터 플랫폼 주 이용자층인 20~30대의 관심사를 고려했으며, 실제로 젊은 이용자들이 영상 시청 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방식에 호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질 개선부터 전담팀까지 차별화 전략 경쟁

 

네이버와 카카오도 라이브커머스 맞춤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의 라방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 ‘동영상 라이브 툴’을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비대면 소비 환경에 라방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착안해 4개월 후 ‘쇼핑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범했다. 이 때문에 네이버는 타 커머스 플랫폼보다 스토어 판매자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한 시스템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더 이용하기 쉽고 편한 라방 시스템을 구축해 라이브커머스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춰 판매자를 유치하고 전체 거래액을 키우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라이브 영상에서 판매자와 시청자의 지연속도를 기존 10초대에서 2초대로 축소하고 상품을 실감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화질을 향상하거나 ‘실시간 줌’ 기능을 도입했다. 영상 촬영을 위한 오프라인 공간이나 장비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타 플랫폼에 비해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낮아 중소 판매자들이 쉽게 선택하고 있다”며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라이브커머스 스킬이나 운영방식 등 전반적인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동영상 라이브 툴. 사진=네이버 쇼핑

 

카카오는 반대로 자체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카카오쇼핑라이브’는 지난 5월 말 기준 누적 시청자수 5000만 명을 기록했다. 평균 시청 횟수는 14만에 달한다. 파트너사의 방송을 그대로 송출하는 콘텐츠도 있지만 직접 제작해서 방송하는 경우가 다수다. 일부 브랜드나 제조사에 한해 사전 협의를 거쳐 방송을 진행한다. 대신 전문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라이브 커머스 전담팀을 구성해 방송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루에 수십에서 수백 건의 방송이 진행되는 여타 플랫폼과 달리 하루 최대 방송 횟수가 5회라는 점도 두드러진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는 판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차별화되는 콘텐츠를 지속 개발하고 방송 제작 환경을 개선해 앞으로도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라이브 커머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은 CJ오쇼핑으로 약 25년간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라방 퀄리티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유로운 형식 속에서도 심의 규정을 지키는 정제된 콘텐츠를 통해 쌍방향 소통과 홈쇼핑 본연의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것. CJ온스타일 관계자는 “판매와 구매라는 커머스의 본질을 살려 재미보다도 상품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며 “기존 홈쇼핑 채널의 상품 협력사들과 전문 쇼호스트를 라방에도 연계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은 라이브커머스의 성장세는 지속되겠지만 구체적인 양상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서용구 교수는 “라이브커머스는 유튜브 같은 실시간 콘텐츠와 홈쇼핑이 만나 융합된 형태로 유망한 시장이다. 하지만 초기 비용이 크지 않은데다 라방 진입에 경쟁이 붙다 보니, 이커머스 업체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이미 과밀 양상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상으로 상품을 설명해주는 방식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 결정에 효과적이다”면서도 “아직 시장이 정착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일부 대형 기업 외에 대부분 업체들은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새롭게 유입되는 업체들이 많지만. 안정기에 들어서면 격차가 분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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