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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필립 파라다이스 회장, 실적 반토막인데 급여 2.5배 인상 '꼼수' 논란

전년 상여금을 급여에 포함해 공시…회사 측 "보수 총액 기재하는 것으로 내부 규정 변경"

2021.11.03(Wed) 14:16:29

[비즈한국]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파라다이스그룹이 회장 급여를 전년 대비 2.5배 이상 올려 논란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실적 악화로 인해 직원들이 상여금을 받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회장의 성과급을 급여로 돌려 꼼수 공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은 2005년 그룹 회장 자리에 올라 호텔·카지노 분야 경쟁력 강화에 힘써왔다. 2017년 동북아시아 최초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전 회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파라다이스그룹은 국내 최초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호텔 등을 운영하며 관광·레저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건설·호텔 사업을 영위하는 파라다이스글로벌이 지주사로 있으며 서울 워커힐카지노·부산카지노·제주카지노·파라다이스도고스파를 운영하고 있다. 연결 자회사로는 파라다이스호텔부산·인천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호텔, 카지노 등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 지난해 큰 손실을 입었다. 2019년까지 연결 매출 1조 원, 영업이익률 5%를 기록하던 실적이 2020년에는 매출 4539억 원, 영업손실 86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수익이 반토막 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결국 지난해 하반기에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전 계열사 임원 20%를 내보냈으며 직원들은 유·무급 휴직을 시행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전필립 회장의 급여는 올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은 2020년 27억 6200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 상여금은 따로 받지 않았지만 급여가 전년 대비 2.5배 이상 오른 액수다. 2019년 전 회장의 보수 총액은 급여 11억 400만 원과 상여 20억 7000만 원으로, 총 31억 7400만 원이다. 

 

전자공시를 통해 확인한 파라다이스그룹의 2020년 사업보고서에는 전 회장의 급여 인상에 대한 별도의 설명이 없다. 다만 급여 산정 기준 및 방법에 ‘급여 총액 전년 대비 87% 수준 지급’이라고 기재했다. 여기서 말하는 ‘급여 총액’이란 그 전해인 2019년 급여에 상여금을 더한 금액의 87% 수준을 뜻한다. 전 회장은 지난 5년간 평균 약 28억 46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전 직원에게 상여금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회장은 아예 급여를 인상해 예년과 비슷한 보수 총액을 받은 셈이다.

 

자료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그래픽=김상연 기자

 

이 때문에 파라다이스그룹 내부에선 실적 악화로 인한 소란을 우려해 상여금을 급여로 꼼수 공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 직원은 “역사상 최악의 실적임에도 회사 오너의 급여가 아무 설명 없이 2.5배 이상 오른 것에 대해 내부에서 말이 많다. 직원들은 작년에 상여금을 전혀 받지 못한 상황”라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 159조 2항에 따르면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인 경우 임원 개인별 보수와 그 구체적인 산정기준 및 방법을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법에서 ‘산정기준’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으므로, 산정기준을 공시한다는 의미가 임원 보수 증가의 이유를 소명해야 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회사 내부 보수 정책을 살펴봐야겠지만 실제 지급 내역과 다르게 공시를 했다면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금융감독원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 사항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보수 규정은 외부에 잘 공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대 교수도 “파라다이스그룹의 전반적인 공시 내용을 살펴보니 전 회장이 회사 실적과 무관하게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수 총액을 챙기기 위해 상여금을 급여로 책정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 전 회장의 경우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급여가 1년 만에 2.5배 이상 늘었다. 급여의 경우 ​이사회 결의를 거치거나, 근속 연수·직급의 변동에 따라 결정되는 게 일반적이다. 혹은 삼성 계열사들처럼 과거 3년 치 평균 성과에 따라 책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경우 보통 공시에 어떻게 성과를 책정하는지 기재하게 된다”라고 분석했다. 

 

파라다이스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2020년부터 공시에 대한 내부 지침이 바뀌었다. 임원은 급여와 상여의 구분이 무의미해 보수 총액으로 지급하고, 공시에도 그렇게 기재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보수를 삭감한 부분도 있다. 회장 급여도 전년 대비 87% 수준으로 삭감해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필립 회장은 파라다이스그룹 창업자인 고 전락원 회장의 아들로 지난 2005년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2010년 전후로 면세점, 소방 기구 제조업 등 비주력 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2017년 복합리조트를 개장하며 호텔·카지노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해왔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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