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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퇴사를 꿈꾸는 자, 퇴직연금부터 굴려라

퇴직 후 연금 설계는 지금부터…디폴트옵션 도입으로 실적배당형 상품도 주목

2023.01.06(Fri) 14:44:23

[비즈한국] 직장인 A씨는 퇴사를 고려하면서 퇴직금을 어디에 투자할지 고민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만들면 이 계좌에 퇴직금을 넣어준다고 말했다. 일시 퇴직금을 퇴직연금 형태로 전환해 수령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A씨는 퇴직금이 들어오면 계좌를 해지하고, 새로운 곳에 투자해볼 생각이다.

 

새해부터 전국 택시·버스·지하철 요금과 상하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잇따를 전망이다. 그러나 정작 직장인들의 연봉은 제자리걸음 하는 경우가 많다. 최소한 물가상승률과 같아야 하는데, 이 보다 적은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5.1% 올랐다. 1998년 외환위기 때 기록한 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가계의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은 항목을 중심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6.0% 오르며 전체 소비자물가를 상회했다.

 

대부분 소득 인상률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보다 높기 쉽지 않다. 퇴직연금을 잘 운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A씨의 소득상승률은 물가상승률에 비해 턱없이 모자랐다. 사실 물가상승률 이상의 임금을 상승시켜줄 회사는 별로 없다. 그런 여유로운 회사가 있다면 누구나 가려고 할 것이다. 퇴사를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면 회사에 대한 재무와 미래 비전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개인 스스로가 미래 소득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퇴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내가 받을 퇴직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차례다.

 

A씨는 퇴사 이후 소득으로 국민연금이 있지 않냐고 물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이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이미 많은 MZ세대들은 국민연금이 고갈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년에 은퇴한 뒤 국민연금 수령금이 나온다고 해도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때문에 개인연금을 가입해야 한다는 조언이 설득력을 얻는다.

 

퇴직연금은 회사가 운용해 퇴직 시 확정된 금액을 지급하는 ‘확정급여형(DB)’과 개인이 직접 운용해 원리금을 받는 ‘확정기여형(DC)’, ‘IRP’로 구분된다. 기존 퇴직금과 유사한 DB형은 원리금보장 방식으로 운용되는 반면, DC형과 IRP는 위험자산을 일정 부분 투자할 수 있어 투자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다. 안정적인 적립금 운용에 치중하는 특성때문에 DB형과 유사하게 원리금 보장방식으로 한정된 운용방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퇴직연금시장에서는 DB형 상품 비중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퇴직연금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저금리 구간 또는 인플레이션 구간에서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퇴직연금의 취지와 괴리된 운용방식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제는 실적배당형 상품에 장기투자로 위험을 줄이고 복리효과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A씨처럼 직접 재태크하는 데 자신이 있다면 IRP를 해지하고 퇴직소득세를 제외한 일시금을 수령해 퇴직금을 운용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이 세금이나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연금으로 수령하면 원래 내야 할 퇴직소득세의 30~40%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DC형과 IRP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디폴트옵션이 지난해 7월 도입돼 12월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별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자동 운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즉, DC형과 IRP 가입자는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하지 않으면 금융회사가 사전에 지정해놓은 상품으로 운용된다는 뜻이다. 디폴트옵션 도입 전에는 가입자가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으면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운용되는 퇴직연금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률이 낮아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퇴직연금은 개인 연금의 중요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95조6000억 원인 퇴직연금 적립금은 2030년에는 44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디폴트옵션 상품은 예‧적금과 같은 저위험 상품, 주식혼합이나 채권혼합 같은 중위험 상품, TDF(타깃데이트펀드) 등 고위험 상품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서 해외에서도 장기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TDF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TDF는 은퇴시점에 맞춰 유동적으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조절해가며 투자 전략을 조정해준다. 가령 미리 설정한 은퇴시점이 가까워지면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낮추고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을 늘려 위험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TDF는 목표 은퇴시점을 설정하고, 은퇴시점이 가까울수록 위험자산 비중이 자동으로 낮아지도록 배분된다”며 “지난해 TDF의 투자수익률은 대부분 저조하지만, 3년과 5년 수익률은 양호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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