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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수상버스가 김포 '지옥철' 대안 될까…수상택시처럼 되지 않으려면

자동차전용도로·고수부지 지나야 해 접근성 떨어져…기후 영향과 가격도 해결 과제

2023.07.11(Tue) 17:02:15

[비즈한국] 서울시가 지난달 23일 한강 수상버스인 리버버스의 운영사업자 공개모집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예상 운영 구간은 한강 김포대교에서 잠실대교 구간으로, 시는 리버버스 도입을 통해 경전철인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률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선착장까지의 접근성과 높은 이용요금 등이 문제로 거론되면서 사실상 출퇴근용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는 한강수상택시의 전례를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강수상택시를 실제로 이용해보니 지하철, 버스 등 다른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이 낮은 탓에 한강공원을 온전히 가로질러가야 나오는 선착장까지의 거리가 만만치 않은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강수상택시 모습(위·가운데)과 선착장(아래) 모습. 사진=김초영 기자

한강수상택시 모습(위·가운데)과 선착장(아래) 모습. 사진=김초영 기자


#한강수상택시 타보니…지하철·버스보다 30~40분 더 소요

 

지난 10일 오후 12시 45분. 지하철 9호선 급행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에서 내려 반포지역 수상택시 선착장인 서래나루를 향했다. 반포 한강공원이 적힌 8-1번 출구로 나와 2분 정도 걸었을 무렵 서울시 공공자전거인 따릉이 대여소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강남 신세계백화점 맞은편에 위치한 대여소와 함께 평소 한강공원 이용객이 자전거를 타기 위해 가장 많이 들리는 대여소로 꼽힌다. 그러나 수상택시를 이용하는 경우 따릉이를 타더라도 반포 한강공원 내에는 반납하는 곳이 없어 공원 밖에 있는 인근 대여소를 들려야 하는데, ​1분, 1초가 아까운 출근 시간대에 이러한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 같아 도보로 가는 방안을 택했다. ​

 

한강공원까지는 횡단보도를 건너서 가거나 지하차도를 통해 가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횡단보도의 신호가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지하차도를 통해 한강공원 입구에 다다랐다. 도착 직후 시간을 살펴보니 오후 1시 5분으로 지하철역으로부터 20분이 소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선착장까지는 여전히 조금 남아 있었다. 야외무대 뒤로 보이는 세빛섬과 가빛섬을 지나 수상택시 선착장까지는 다시 10여 분 정도가 걸렸다. 선착장이 있는 서래나루 건물 옆에는 여러 척의 선박이 정박되어 있었는데, 건물에는 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사람들로 북적이는 카페, 레스토랑 겸 웨딩홀과 통닭집, 편의점 등이 자리해 있었다.

 

운행 중인 한강수상택시 실내 모습. 사진=김초영 기자


조종면허 실기시험 및 면제교육 스탠딩 배너가 세워져 있는 입구를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수상택시 매표소와 조종면허 접수처가 정면에 보였다. 승선신고서를 작성한 후 평소 출퇴근용으로 사용되는 길이 9.07m, 폭 3.40m의 10인승 쌍동선에 올라탔다. 운영사에 따르면 평소 출퇴근용으로 7인승 단동성과 10인승 쌍동선이 활용된다. 오후 2시 13분께 출발한 선박은 10여분 만에 동작역 선착장에 도착했다. 동작대교 남단 하류에 있는 동작역 선착장은 4·9호선 동작역으로부터 약 500m가량에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동작역 선착장에서 동작역까지는 성인 기준 도보 10분 거리다. 

 

수상택시를 이용해 고속터미널역에서 동작역까지 걸린 시간을 계산해보자. ‘30분(고속터미널역-선착장)+10분(수상택시)+10분(선착장-동작역)’으로 총 50분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같은 구간을 지하철로 이동하는 경우 네이버 지도 기준 급행은 8분, 일반열차는 9분이 걸린다. 나아가 버스의 경우 11분(640번·6411번)에서 22분(4212번)가량이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하철과 버스가 수상택시보다 30~40분 정도 시간이 덜 걸리는 셈이다. 물론 지하철역부터 선착장까지 자전거 혹은 개인형이동장치 등의 수단으로 이동한다면 시간은 단축될 수 있다. 그러나 바쁜 아침 시간대에 환승을 해가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 

 

#접근성이 가장 문제…선착장-지하철역 평균거리 754m 달해

 

위의 사례에서 보듯 리버버스, 수상택시 등 수상교통수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접근성이다. 접근성이 떨어진다면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공간이 쾌적하고 교통 체증이 없더라도 매력도는 떨어진다. 2007년에 도입된 한강수상택시 역시 선착장까지의 낮은 접근성이 꾸준히 문제로 거론된다. 운영사 관계자에 따르면 출퇴근·관광 이용객이 모두 감소하는 가운데 출퇴근을 위해 이용하는 손님은 현재 전체의 1% 정도에 불과하다. 한강변엔 자동차전용도로(올림픽대로, 강변북로)가 양옆에 버티고 있는 데다 고수부지 역시 규모가 작지 않아 선착장까지의 접근이 쉽지 않다. 

 


현재 한강변에 있는 수상택시 선착장은 모두 12곳이다. 기존에는 18곳이 있었지만 방화·난지·선유도·서빙고·서울숲·성수 선착장이 문을 닫은 상태다. 현재 운영되는 선착장 12곳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까지의 평균 거리를 계산해본 결과 754.6m로 도보 15분가량의 거리다. 이 중 1km가 넘는 곳은 마곡·망원·반포·잠원으로 4곳에 달한다. 그간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 있어왔지만 모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하철역과 한강공원 간 셔틀버스를 운행하거나 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과 협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모빌리티 비교검색 플랫폼 카찹은 베타버전을 거쳐 수상택시 출퇴근 예약서비스를 개설한 바 있다. 카찹과 운영사 측은 공유킥보드와 공유자전거 실시간 위치 확인 서비스, 대중교통 연계 길찾기 서비스 등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와 수상택시 간 연계성을 강화하면 이용객이 늘 것으로 전망했지만 운영사 관계자에 따르면 할인 행사가 이뤄졌던 첫 달에만 이용객이 조금 생겨났다가 점점 줄어 계약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서비스는 종료됐다. 서울시에서 리버버스 도입을 앞두고 접근성을 강화하는 대책으로 셔틀버스, 개인형이동장치, 따릉이 등을 말하고 있지만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5000원에도 안 탔는데…이용요금도 풀어야 할 숙제

 

또 다른 문제는 비용이다. 2017년에도 리버버스 도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었지만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제성 문제가 지적을 받으며 최종 계획이 무산됐다. 서울시가 추정하는 리버버스 한 척 당 구입비는 20억 원으로, 선착장 건축비와 같은 비용이 더해지면 초기 투입비용은 만만치 않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선박 유지비, 유류비 등도 지속적으로 든다. 초기 투입비용이 높아지면 이용 요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가 소개한 해외 리버버스 사례에 따르면, 현재 템스강 페리는 1회 편도 기준으로 8500원~1만 4000원, 독일 함부르크 페리는 5000원~1만 6000원에 책정돼 있다.

 

여기에 추가로 환승을 위한 셔틀버스, 개인형이동장치, 따릉이 등을 이용하게 된다면 이용객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서울시는 요금을 높게 받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출근(잠실-여의나루-마곡, 마곡-여의나루-잠실)과 퇴근(여의나루-반포-잠실) 노선이 운영되는 한강수상택시의 1인당 이용요금은 5000원임에도 이용객 수가 거의 없는 편이다. 운영사 측은 임대사업 등으로 적자를 메우는 상황이다. 서울시에서 충분히 합리적인 이용요금을 내세우지 않는 한 시민들의 호응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 밖에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점 역시 한계로 거론된다. 한강은 장마로 인해 매년 침수를 겪고 있으며 겨울에는 결빙이 나타난다. 문제가 발생하면 리버버스는 제한적으로 운영돼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대중교통의 필수 요건 중 하나인 항시성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 한강 수상택시 운영사인 서래나루의 오용식 이사도 이를 지적했다. 오 이사는 “날이 추워지면 강이 얼어붙어 배가 운행을 못한다. 강가 쪽은 기온이 더 낮아서 돌아다니는 사람도 찾아보기 어렵다”며 “그나마 있는 관광 수상택시 수요도 여름 기간에 집중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배선 간격과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성이 리버버스 도입에 앞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리버버스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성 향상이 기본적으로 전제가 되어야 하며, 짧은 배선간격으로 총 이용시간을 줄이려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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