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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아홉 번째 행성 찾기, 천문학자들은 왜 '불가능한 미션'에 계속 도전할까

현존 망원경으로는 발견하기 어렵지만 태양계 형성의 '빈틈' 채우는 중요한 작업

2023.10.10(Tue) 10:30:45

[비즈한국] 명왕성을 행성에서 쫓겨나게 만든 장본인 ‘플루토 킬러’ 마이클 브라운은 2016년 아주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했다. 명왕성 너머 훨씬 거대한 진정한 아홉 번째 행성이 어딘가 숨어 있을 거란 주장이었다. 연이어 태양계 외곽 소천체를 사냥하고 있는 브라운은 해왕성 궤도 너머 아주 길게 찌그러진 타원 궤도를 도는 다양한 천체를 발견해왔다. 이를 해왕성 바깥 천체, TNO(Trans-Neptunian Objects)라고 부른다. 

 

사진=Caltech

 

흥미롭게도 그때까지 발견된 거의 모든 TNO의 타원 궤도가 특정한 방향으로 쏠려 있다. 당시 브라운의 계산에 따르면 그저 우연히 TNO의 궤도가 같은 방향으로 쏠릴 확률은 0.007%다. 거의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 부자연스러운 태양계 외곽 천체의 분포를 설명하기 위해 브라운은 또 다른 거대 행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거대 행성은 강한 중력으로 자신의 주변을 지나가는 소천체들의 궤도를 크게 뒤틀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태양계 바깥으로 아예 날아가버리게 된다. 반면 거대 행성 정반대 쪽으로 궤도가 길게 그려지는 천체들은 이 거대 행성에 의한 섭동을 덜 받으면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다. 브라운은 바로 이렇게 태양계 끝자락에 숨어 있는 또 다른 거대 행성에 의한 교통 정리로 인해 TNO들의 궤도가 한쪽으로 쏠려 있다고 추정했다.

 

태양계 행성 찾기의 1인자라 할 수 있는 천문학자가 아주 그럴 듯한 시나리오를 제기하면서, 그저 전설처럼 여겨진 ‘플래닛 나인’은 본격적으로 천문학계의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아주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우주의 영원한 떡밥 중 하나다. 

 

최초의 문제 제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가설에 이르기까지, 아홉 번째 행성을 둘러싼 논란의 역사를 총정리한다.

 

그렇다면 플래닛 나인을 찾기 위해서 대체 어떤 망원경으로, 어느 쪽 하늘을 봐야 할까? 설령 정말 존재하더라도 현존하는 망원경으로 찾는 게 가능한 걸까? 브라운은 2021년 더 현실적인 측면에서 플래닛 나인의 관측 가능성을 직접 분석했다. 

 

그 사이 추가로 발견된 여러 TNO의 궤도를 설명할 수 있는 플래닛 나인의 실제 위치는 어디쯤이어야 할까? 다양한 파라미터를 바꿔가며 총 120개의 시뮬레이션을 분석한 결과, 브라운은 플래닛 나인이 지구 질량의 6배 정도로 무거워야 한다고 추정했다. 이 정도라면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진 미니 해왕성급의 천체라 추정할 수 있다. 

 

또 태양으로부터 평균 380AU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다. 플래닛 나인 역시 크게 찌그러진 타원 궤도를 그리다보니 태양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때는 300AU 정도까지 접근한다. 추정된 플래닛 나인의 궤도는 지구의 공전 궤도면에 비해 16도 정도 크게 기울어져 있어야 한다. 이를 근거로 브라운은 앞으로 플래닛 나인을 찾기 위해 망원경들이 앞으로 주로 어느 쪽의 하늘을 겨냥해야 할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런데 플래닛 나인 관측 여부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관건은 알베도다. 즉 그 표면이 태양 빛을 얼마나 잘 반사하는지에 달렸다. 안타깝게도 알베도는 플래닛 나인의 추정 질량, 추정 궤도와 달리 단순히 수학만으로는 추정이 어렵다. 그 행성을 구성하는 화학 성분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브라운은 플래닛 나인의 알베도가 0.2에서 0.75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관측 가능성을 비교했다. 

 

사진=Caltech

 

만약 이 가스 행성의 대기 중에 태양 빛을 잘 반사하는 얼음 결정이 많이 떠다니고 있다면 좀 더 밝게 보일 수 있다. 이 경우라면 현재 운용되는 다양한 서베이 관측으로 이미 포착했을 가능성이 있다.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는 건 알베도가 더 작은 어두운 천체여서일 수 있다. 하지만 적외선이라면 좀 더 포착하기 쉬울 수 있다. 가시광에서는 어둡게 보이더라도 행성 자체가 미지근하게 가열되면서 방출하는 적외선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말 가스 행성이라면 목성처럼 행성 자체에서 별도의 열원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더 강한 적외선을 방출하고 있을 것이다. 일부 천문학자들이 적외선으로 우주를 보는 제임스 웹이 플래닛 나인을 발견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하지만 연이어 더 많은 TNO가 계속 발견되면서 플래닛 나인의 존재에 대한 의문도 커졌다. 어쩌면 그동안 태양계 소천체를 찾아온 관측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특정한 방향에서만 주로 TNO를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2022년에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굳이 거대한 플래닛 나인 없이도 현재 관측되는 TNO의 궤도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이 논문에서 천문학자들은 아주 기발한 아이디어를 활용했다. 중심에 거대한 막대 구조로 별들의 궤도가 공명을 이루고 있는 막대 나선 은하의 원리를 태양계에 적용한 것이다. 작은 태양계든 거대한 은하계든 결국 동일한 물리 법칙이 적용되고 있다는 물리학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태양 주변 100AU에서 1000AU까지 다양한 크기의 궤도를 돌고 있는 가상의 소천체 400개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 했다. 플래닛 나인처럼 별도의 거대한 행성 없이 400개의 소천체끼리의 궤도 공명과 상호작용을 통해 이들의 분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추적했다. 그 결과 거대한 플래닛 나인 없이도 카이퍼 벨트 너머 소천체들의 궤도가 서로 공명을 이루면서 한쪽으로 쏠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태양에서 100~320AU 정도 거리에 있는, 비교적 안쪽에 있는 태양계 외곽 천체들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러한 궤도 공명은 각 소천체의 궤도를 더 크게 찌그러진 타원 궤도로 만들 뿐 아니라 궤도의 기울기에도 영향을 준다. 그래서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면 소천체들의 분포가 옆에서 봤을 때 그릇 모양처럼 바뀐다. 실제 이런 그릇 모양의 먼지 원반 형태는 태양계 바깥 다른 별 주변에서도 드물지 않게 발견되고는 한다. 이러한 시뮬레이션을 근거로 이 논문에서는 오랫동안 제기되었던 플래닛 나인의 존재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아홉 번째 행성이 태양계 끝자락 우주를 떠도는 모습을 표현한 상상도. 사진=wikimedia commons

 

하지만 여전히 플래닛 나인을 찾는 천문학자들의 사냥은 멈추지 않는다. 최근에는 플래닛 나인의 정체가 거대한 가스 행성이 아니라 아주 작은 원시 블랙홀일 수도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 논문에서는 플래닛 나인이 실제 있다면 그 질량이 대략 지구의 5배쯤 되어야 한다고 추정했다. 그리고 이 정도 질량을 갖고 있으면서도 쉽게 관측되지 않는 존재라면, 빅뱅 직후 초기 우주에 탄생했을 거라 추정하는 원시 블랙홀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쪽으로 쏠린 TNO들의 궤도를 이야기할 때, 우리가 간과해선 안 되는 중요한 사실이 있다. 태양계 외곽 TNO들과 달리 태양계 안쪽 평범한 행성들의 궤도는 전혀 쏠림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플래닛 나인이라는 존재가 오래전 태양계의 형성 시기 때부터 함께 존재한 게 아니라 태양계 바깥에서 접근하다가 포획됐음을 암시한다. 만약 플래닛 나인이라는 거대한 행성이 태양계 초기 때부터 함께 있었다면 당연히 수금지화목토천해의 궤도 역시 영향을 받았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태양계 최외곽 TNO들에서만 뚜렷한 쏠림 현상이 관측된다. 이것은 태양계 바깥을 떠돌던 무언가 태양계 근처를 지나가다가 포획된 존재일 것이라 추정해볼 수 있다.

 

대부분의 원시 블랙홀은 오래전 서로 반죽되며 거대한 블랙홀을 이루었지만 아직까지도 다른 블랙홀과 반죽되지 못한 채 홀로 우주를 떠도는 원시 블랙홀도 일부 있을 것이다. 그렇게 우주를 떠돌던 원시 블랙홀이 태양계 외곽에 붙잡혀 있다면? 이론상으론 가스 행성으로 존재하는 플래닛 나인과 마찬가지로 현재 관측되는 최외곽 소천체들의 어색한 분포를 설명할 수 있다. 

 

이 논문에서 특히 재밌는 부분 중 하나는 논문의 한 페이지에 지구 질량의 5배 정도로 무거운 원시 블랙홀의 실제 크기를 1대1 비율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원체 밀도가 높은 블랙홀이다보니 지구의 5배 질량이더라도 실제 종이 한 페이지 위에 그 전체 크기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플래닛 나인이 블랙홀이라면, 기존의 지상 망원경 관측만으로 아직 찾지 못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어쩌면 원시 블랙홀 주변 시공간이 작게 왜곡되면서 만들어진 미소 중력렌즈 현상을 통해 그 실체를 검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홉 번째 행성이라 추정된 천체가 정말 블랙홀이라면 그 주변 작은 중력 렌즈 효과를 통해 확인할 수도 있다. 사진=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background, ESA/Gaia/DPAC


가장 최근에도 플래닛 나인의 정체와 발견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주장이 계속 제기된다. 정말로 플래닛 나인이 태양계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면, 아주 미세하긴 하지만 태양계 안쪽 행성들에도 영향을 주고 있을 것이다. 이전까지는 행성들의 정밀한 위치 변화를 감지하기 어려웠지만 그간 우리는 아주 많은 태양계 탐사선들을 날려보냈다. 이 탐사선들의 궤적 역시 태양계 행성과 플래닛 나인이 가하는 미세한 중력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최근 한 논문에서는 목성 탐사선 주노, 토성 탐사선 카시니, 그리고 그간 날아간 수많은 화성 탐사선을 비롯해 여러 태양계 탐사선들의 데이터를 모두 모아서 플래닛 나인이 어디쯤 숨어 있을지 파악했다.

 

다만 플래닛 나인을 찾을 때, 정확한 값을 알 수 없는 세 가지의 자유 변수(Free parameter)가 있다. 플래닛 나인의 질량, 거리, 위치(하늘에서 보이는 방향)다. 플래닛 나인의 질량이 비교적 가벼울지 무거울지에 따라, 그간 관측된 탐사선들의 데이터를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플래닛 나인의 추정 위치도 달라진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피셔 매트릭스(Fisher matrix)라는 통계 기법을 활용해 추정한 플래닛 나인의 질량과 거리에 따라 대략 어디쯤에 있을지를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만약 플래닛 나인이 지구 질량의 5배 정도로 무거운 행성이라면, 태양으로부터 400AU 정도 거리에 떨어진 채 하늘 전역 아무 방향에 있어도 상관없다. 하늘 전체 면적의 99.2%나 되는 넓은 영역 어딘가에 플래닛 나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더 먼 800AU 정도 거리에 있다고 가정하면 플래닛 나인이 보여야 할 위치는 하늘 전역에서 4.8%밖에 안 되는 아주 비좁은 영역으로 제한된다. 즉 플래닛 나인의 추정 질량과 위치에 따라, 사방 하늘 전역을 무턱대고 다 뒤져야 할 수도 있고, 좀 더 제한된 영역만 집중적으로 망원경을 겨냥한 채 플래닛 나인을 기다려볼 수도 있다. 관측 전력과 발견 가능성이 플래닛 나인의 스펙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되는 셈이다. 

 

OSSOS 관측에 활용된 캐나다-프랑스-하와이 천문대. 사진=Wikimedia commons

 

최근 또 다른 논문은 플래닛 나인이 우리가 그동안 상상한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간 우리는 플래닛 나인이 당연히 천왕성, 해왕성 정도의 거대한 가스 행성일 거라 생각했다. 그동안 TNO들의 궤도 분포를 설명하기 위해 적어도 지구 질량의 10배 가까운 무거운 행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면 플래닛 나인은 훨씬 작은, 지구보다 살짝 큰 수준의 암석 행성일 가능성도 있다! 

 

천문학자들은 3.6m 크기의 캐나다-프랑스-하와이 망원경으로 태양계 끝자락을 떠도는 소천체를 탐색하는 프로젝트, OSSOS(Outer Solar System Origins Survey)로 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플래닛 나인의 스펙을 다시 추정했다. 특히 그동안 분석에서 간과한 아주 중요한 발견을 함께 활용했다. TNO들의 궤도가 한쪽으로 쏠려 있을 뿐 아니라 일부 소천체들은 2:1, 5:2, 3:1, 4:1, 5:1, 6:1의 아주 깔끔한 정수비로 공전 주기가 공명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거의 수십억 년간 흐트러지지 않고 안정적인 공명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TNO들의 안정적인 궤도 공명까지 모두 설명하기 위해서는 플래닛 나인이 사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떨어져있는 암석형 행성이어야 한다! 

 

분석에 따르면 플래닛 나인은 지구 질량의 약 1.5~3배 질량으로 추정된다. 거리는 태양으로부터 평균 250~500AU 정도 거리, 태양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근일점 거리는 약 200AU다. 플래닛 나인의 궤도는 지구 공전 궤도면에 약 45도 가까이 크게 기울어져 있어야 한다. 이 분석에 따르면 플래닛 나인은 카이퍼 벨트에 걸쳐 태양 주변을 멀리서 떠돌고 있는 암석 행성, 카이퍼 벨트 행성(KBP, Kuiper belt planet)이다! 

 

이처럼 아주 다양한 논문이 플래닛 나인의 필요성과 존재 가능성을 분석했지만,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현존하는 망원경만으로는 찾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칠레에서 최근 완공을 앞두고 첫 관측을 준비하고 있는 지름 8.4m의 루빈 망원경. 이 망원경은 앞선 슬로안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SDSS)와 마찬가지로 하늘 전역을 더 거대한 눈으로 훑어보는LSST(Legacy Survey of Space and Time) 서베이를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LSST로도 플래닛 나인을 찾는 건 굉장히 까다롭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어둡게 보이는 것도 문제이지만, 애초에 궤도가 너무 크다 보니 공전 주기도 아주 느리다. 수만 년 가까운 아주 긴 주기로 천천히 맴돈다. 따라서 하늘에서 무언가 발견하더라도 그것이 배경 별들 사이에서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지를 판단하기도 어렵다. 그 움직임의 정도가 너무 미세하다 보니 관측 오차와 거의 맞먹는다. 

 

특히 아주 먼 둥글둥글한 천체를 관측할 때는 천체의 어느 쪽으로 태양 빛이 비치는지, 또 우리가 어느 방향에서 그 천체를 바라보는지에 따라 하늘에서 보이는 위치가 미세하게 달라진다. 소천체 표면이 보름달처럼 전체가 태양 빛을 받아 밝게 보이는지, 반달처럼 표면의 절반만 태양 빛을 받는지에 따라 우리가 느끼는 천체의 중심 위치가 미세하게 달라진다. 만약 반달처럼 절반만 태양 빛을 받는 모습을 보고 있다면 우리는 망원경 사진 속 작은 얼룩으로 보이는 소천체의 밝기 중심이 좀 더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그 천체의 실제 위치가 원래보다 좀 더 한쪽으로 살짝 치우쳐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 

 

이러한 여러 관측 오차의 스케일과 비교했을 때, 애초에 너무나 느리게 움직이고 있을 플래닛 나인의 위치 변화는 너무나 미미하다. 결국 플래닛 나인의 존재 여부는 지금보다 훨씬 더 거대한 망원경을 지을 후손들에게 넘겨야 할 숙제가 될지도 모른다. 

 

한때 태양계 아홉 번째 행성이었던 명왕성이 강등된 이후로도 계속 사라지지 않고 천문학계를 떠도는 떡밥, 아홉 번째 행성. 천문학자들은 당장의 기술로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아홉 번째 행성 사냥에 이렇게 열을 올리는 걸까? 단순히 태양계에서 누가 가장 먼 우주에 이름을 남길지 기록 경쟁을 하는 걸까? 

 

그렇지 않다. 아홉 번째 행성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 정체가 거대한 가스 행성인지 차갑게 얼어 있는 암석 행성인지에 따라 우리 태양계의 형성 시나리오 자체가 완전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홉 번째 행성을 찾아 헤매는 천문학자들의 여정은 단순한 기록 경쟁이 아니라, 우리 태양계 형성의 빈틈을 채우는 과정이다. 그 빈틈이 정말 채워지기 전까지 태양계 끝자락 어둠 속의 플래닛 나인은 계속 천문학자들이 굴리는 떡밥을 먹으며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참고

https://aasnova.org/2023/08/22/fishering-for-planet-nine/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3847/0004-6256/151/2/22/meta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3847/PSJ/acc7a2

https://journals.aps.org/prl/abstract/10.1103/PhysRevLett.125.051103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3847/1538-3881/aceaf0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3847/1538-4357/ac2307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1088/0004-6256/135/4/1161

 

필자 지웅배는? 고양이와 우주를 사랑한다.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를 보고 우주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및 근우주론연구실에서 은하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진화를 연구하며, 강연과 집필 등 다양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썸 타는 천문대’, ‘하루 종일 우주 생각’, ‘별, 빛의 과학’ 등의 책을 썼다.​​​​​​​​​​​​​​​​​​​​​​​​​​​​​​​​​​​​​​​​​​​​​​​​​​​​​​​​​​​​​​​​​​​​​​​​​​​​​​​​​​​​​​​​​​​​​​​​​​​​​​​​​​​​​​​​​​​​​​​​​​​​​​​​​​​​​​​​​​​​​​​​​​​​​​​​​​​​​​​​​​​​​​​​​​​​​​​​​​​​​​

지웅배 과학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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