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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우리가 남도 아닌데…" 진짜 남이 되지 않기 위한 금전거래법

가까운 사람일수록 차용증 작성해야…금전거래는 반드시 거래 기록 남겨놔야

2023.10.25(Wed) 10:56:17

[비즈한국] 친구나 가족, 친척에게 돈을 빌려줘야 하는 경우가 살다 보면 한 번쯤 생기게 된다. “가까운 사람과는 돈거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세상 쉬운 진리를 끝까지 지켜내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은 가까운 사람이기에 “금방 돌려주겠지”하는 믿음으로 혹은 “안 받아야지”하는 생각으로 돈을 빌려주는 경험도 하게 된다. 우리는 그런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떤 쪽을 택해야 할까.

 

가까운 지인에게 몇 번 돈을 빌려준 적이 있다. 사업을 하는 도중에 급하게 소액의 돈이 필요했는데, 좋지 않은 경기 상황으로 자금이 돌지 않아서 한 달간만 빌려주면 바로 갚겠다고 말했다. 은행에서 빌리거나 사업을 하는 또 다른 동료에게 빌리기에는 부끄러운 액수라고 하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사업을 하다 보면 굴곡이 있기 마련이고, 그럴 때마다 은행에 손을 벌릴 수 없을 것이라는 배려심도 들었다. 최근 새 차를 구매했다는 것도 알고 있기는 했지만, 사업을 위한 ‘품위유지비’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 차를 사지 않았더라면 나에게 손을 벌릴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다.

 

가까운 사람과의 금전거래는 늘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차용증이나 거래 내역 등은 반드시 남겨놓아야 오히려 뒷탈이 없다.

 

다행히 한 달 되기 전에 지인은 돈을 갚았다. 그러나 2주 뒤, 그 지인은 또다시 같은 금액을 빌려달라고 했다. 이번에는 2주 안에 갚겠다고 말했다. 나는 “돌려주지 못할 것 같으면 이번에는 갚지 말고, 다시는 돈 빌려달라는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지인은 도리어 화를 내며 “내가 이렇게 거지 취급을 받아야겠냐?”고 했다. 2주 안에 갚고 다시는 빌려달라는 소리를 하지 않겠다고 소리친 지인은 한 달이 다 되도록 연락이 없었다.

 

아무리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르다고 하지만, 처음 돈을 빌릴 때 바닥에 코가 닿을 정도로 고개 숙이며 고마워했던 마음이 두 번째는 사라진 모양이다. 나는 오히려 “네가 나를 만만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하고 싶을 지경이다.

 

우리는 돈을 빌려줄 때 못 받을 생각을 하고 빌려주지 않는다. 못 받을 것 같다면 빌려주는 게 아니라 아예 주고 말 것이다. 그러나 돈을 빌리는 사람들은 은행 등 금융기관보다 쉬운 방법으로 돈을 빌려 가면서도 갚을 생각을 도통 안 한다. 왜일까. 은행처럼 금융거래를 막거나 담보를 빼앗아 가지 않기 때문이다. 지인도 내가 은행처럼 했더라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돈을 안 갚았을까. 대신 돈을 갚지 않으면 나와의 관계가 끝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돈을 갚지 않는다는 것은 돈보다 중요한 관계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금전거래를 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이나 친구라도 차용증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이 화를 낼 수도 있다. 그러나 돈을 받지 않겠다고 생각한 게 아니라면 문서로 금전거래를 남겨두는 것이 향후 돈을 받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차용증을 쓰지 못했다면 이메일이나 문자, 음성메시지 등을 남겨두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이렇게 돈을 돌려받을 방법이 있지만, 가족과 친구에는 이렇게 해두지 못하는 것이 대다수일 것이다.

 

“가까운 사람인데 이렇게까지 빡빡하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돈을 돌려받지 않을 생각이라면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돈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마음으로 돈을 줄 것이 아니라면 혹은 돈 빌리는 목적이 의심된다면 빌려주지 않기를 권한다. 은행이 돈을 빌려주지 못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내 돈을 갚을 능력 또는 의지가 없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만약 상황을 바꿔야 한다면 먼저 나 자신부터 바꿔야 한다.” 정말 어려운 친구나 가족이 있을 수도 있다. 그들이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도와주자. 단, 빌려준다는 생각 대신 그냥 도와준다는 마음가짐으로 도와주자. 그래야 서로 불편한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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