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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신중동전쟁 발발에도 투자 시장 반등한 결정적 원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대 안될 것이라는 심리가 우세…심상찮은 국제 유가 주의해야

2023.10.18(Wed) 15:15:55

[비즈한국] 프로이센의 장군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는 저서 ‘전쟁론’에서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해서 수행되는 정치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심리전 등을 담은 이 책은 대표적인 군사이론서로 평가받는다. 전쟁뿐만 아니라 정치에서도 심리학은 중요하게 이용된다. 이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 사태에서도 심리전이 작용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드론으로 가자지구 주민에게 “집에서 즉시 대피해 가자 남쪽으로 가라”는 내용의 전단을 뿌리며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대피령이 심리전에 불과하다며 주민들에게 집을 떠나지 말라고 하거나, ‘인형’을 소녀로 둔갑시켜 장례식을 치르는 선전용 가짜 영상을 만들기도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신중동전쟁 발발로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투자 시장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도 심리는 중요하게 작용한다. 실제로 어떤 일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걱정이나 기대감 등으로 시장은 울고 웃는다. 지난 16일 아시아증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 확대 우려가 커지며 동반 하락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4년 7월 가자지구 분쟁 이후 9년 만에 발생한 전면전이었고,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충돌이었기 때문이다. 신중동전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감이 커졌다.

 

그러나 우려는 ‘반짝’으로 그쳤다. 아시아증시는 하루 만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7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상승했으며, 전날 2%대 하락했던 일본 닛케이 지수도 반등세를 보였다. 이는 세계 각국의 외교적 노력 때문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정전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또 왕이 중국 외무장관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평소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고 있던 이란과의 대화를 위해 이번 주 내 중동 특사를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일촉즉발의 상황은 지속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이번 전쟁이 오래 지속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가 간 무력 갈등 전개에 대해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시장 내 대두되고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이란-이스라엘 간의 전면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핵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전면전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도 “전쟁이 장기화해 가자지구에서 나올 수십에서 수백만 명의 난민을 주변 아랍국들이 떠안을 여력은 없다”며 “가자지구의 인구 규모나 주변 아랍권의 반발 그에 따른 미국의 중재를 고려했을 때,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결국 일정 선을 넘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스라엘까지 군사 지원에 나설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짊어져야 할 정치적 부담이 커 미국은 적극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미국 민주당 내에서도 이스라엘의 극단적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지 않는다면 글로벌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우지연 연구원은 “양국 간 분쟁 이슈가 부각될 때 초반에는 증시가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관련 리스크 영향이 낮아지며 증시는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증시보다는 미국 중시의 상대적 우위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계속되는 지정학적 우려가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높여 국내 증시에 상대적으로 비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 연구원은 “주요 대형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잇따라 예정된 미국 증시와 달리, 국내 증시의 경우 월말까지 주목할 만한 기업 실적 부재하며,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실적 모멘텀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또 하나 우려하고 있는 것은 국제유가 상승이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최고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원유 생산지가 아니기 때문에 원유시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없겠지만, 심리적 요인을 바탕으로 국제유가 상방 압력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하고 있다. 다만, 유가 불안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붕괴를 야기할 정도로 장기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 국면 전후로 국제유가는 전년 대비 50~100% 이상 상승한 경우가 많다”며 “현재 유가 수준 기준으로 120달러 이상으로 올라가게 되면 유가 상승에 의한 수요 파괴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원유 생산국들이 경제 논리를 무시하고 지속해서 전쟁에 관여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세계 최고의 협상 전문가 로저 도슨은 ‘협상의 심리학’에서 “성공적인 협상은 심리전에서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는 투자심리를 버텨내는 것이 최종 승리의 길이다. ​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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