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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시멘트 담합 손해 배상하라" 성신양회 주주, 경영진 상대 70억 승소

회사에 배상 판결 "당시 임원 4명 담합 직접 가담하거나 주의 의무 다하지 않았다" 판단

2023.10.27(Fri) 14:35:32

[비즈한국] 성신양회 소액주주들이 시멘트 가격 담합 행위로 발생한 회사 손해를 배상하라며 임원진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70억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낸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앞서 성신양회는 2011년 3월부터 2년여간 국내 5개 시멘트사와 시멘트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427억 500만 원의 과징금 처분과 1억 50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주주들은 임원들이 담합에 직접 가담하거나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해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해왔다.

 

성신양회 소액주주들이 시멘트 가격 담합 행위로 발생한 회사 손해를 배상하라며 임원진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70억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낸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은 성신양회 단양공장. 사진=성신양회 제공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1민사부(재판장 김상우)는 12일 성신양회 소액주주 3인이 시멘트 가격 담합 행위로 발생한 회사 손해를 배상하라며 김영준 명예회장과 김태현 회장, 김 아무개 전 부회장, 장 아무개 전 영업총괄본부장 등 성신양회 임원들에게 낸 소송에서 임원들이 총 70억 원을 회사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담합 사건 발생 당시 대표이사(회장)였던 김영준 명예회장이 70억 원을 부담하되, 70억 원 중 30억 원은 공동 대표이사(사장)였던 김 아무개 전 부회장이 김 명예회장과 함께, 70억 원 중 20억 원은 이사(부사장)였던 김태현 회장이 김 명예회장, 김 전 부회장과 함께, 70억 원 중 5억 원은 전무였던 장 아무개 전 영업총괄본부장이 김 명예회장과 김 전 부회장, 김 회장과 함께 연대해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은 국내 6개 시멘트 회사 가격 담합이 원인이 됐다. 앞서 성신양회와 동양시멘트, 쌍용양회공업, 아세아시멘트,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등 6개 시멘트사는 2011년 3월부터 2013년 4월까지 담합해 시장점유율(시멘트 출하량 기준​)을 조정하고, 1종 벌크시멘트 판매가격을 인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공동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부당한 공동행위라며 시멘트사들에게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성신양회 과징금은 427억 500만 원이었다.

 

성신양회와 담합에 가담한 임원은 형사 처벌을 받았다. 검찰은 성신양회와 장 아무개 전 ​성신양회 영업총괄본부장이 다른 시멘트사와 공모해 이 사건 담합 행위와 2007년경~2011년경 발생한 다른 건조 시멘트 모르타르 판매가격 담합행위에 가담했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 결과 성신양회는 2018년 6월 벌금 1억 5000만 원, 장 아무개 전 영업총괄본부장은 이듬해 1개월 징역 1년 형이 확정됐다. 성신양회는 과징금과 벌금을 더해 총 428억 5500만 원을 납부했다.

 

성신양회 주주들은 담합으로 인해 발생한 회사 손해를 ​임원들이 ​배상해야 한다고 나섰다. 회사 표현이사(전무)였던 장 아무개 영업총괄본부장이 담합에 직접 가담했고, 당시 대표이사인 김영준 명예회장과 김 아무개 전 부회장, 등기 이사인 김태현 회장이 관리자로서 선관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가 과징금과 벌금을 납부하는 손해가 발생했다는 취지다. 주주들은 당초 2020년 1월 성신양회에 ​이사들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라고 요​청했다가 법적 근거가 없다며 거부되자 같은 해 6월 직접 소송을 냈다.

 

법원은 이사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앞서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된 장 아무개 영업총괄본부장은 전무로서 담합행위에 가담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됐다. 나머지 임원들은 담합행위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이사로서 상법상 감시의무를 소홀히 해임직원의 위법한 업무 집행을 방지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상법에 따라 이사가 고의나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하면 회사에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재판부는 “피고들은 성신양회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서 담합행위와 관련해 장 아무개 영업총괄본부장 등 임직원들의 위법행위에 대한 감시·감독 의무를 게을리하고, 내부 통제시스템을 구축해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배려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내부 통제시스템을 통한 감시·감독 의무 이행을 의도적으로 외면함으로써 이사의 감시 의무를 위반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김 명예회장과 김 아무개 전 부회장 등 당시 대표이사는) 모든 직원의 직무집행을 감시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감시 의무 위반 책임이 더욱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손해배상 금액은 주주들이 청구한 전체 회사 손해 428억 5500만 원 중 일부만 인정됐다. 재판부는 사건 발생 당시 성신양회가 처한 시멘트업계 불황과 회사 경영 악화 상황, 이사의 임무 위반 경위와 형태, 회사 손해 발생 및 확대에 관여된 사정과 정도, 이사의 회사에 대한 공헌도, 임무 위반행위로 인한 이사의 이득 유무, 회사 조직체계의 흠결 유무나 위험관리 체제의 구축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해 배상액을 제한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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