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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매각 완료' 구미현 전 회장, 아워홈 주식 가압류도 취소

100억 원 해방공탁금 내고 동생 구지은·구명진 측 주식 가압류 집행 방어

2025.06.01(Sun) 17:30:52

[비즈한국] 한화그룹에 아워홈 지분 전량을 매각한 구미현 전 아워홈 회장이 주식 인수 대금 납입 무렵 법원에 공탁금 100억 원을 내고 동생들의 주식 가압류 집행에 대한 취소 결정을 받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과 구명진 전 이사는 언니인 구미현 전 회장이 같은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의 주주간계약을 위반해 위약금을 보전할 필요가 있다며 구 전 회장의 아워홈 주식을 가압류했다. 남매간 합종연횡으로 수년간 이어지던 아워홈 경영권 분쟁은 장녀 구미현 전 회장과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합심해 지분을 매각하면서 일단락된 모습이다.

 

한화그룹에 아워홈 지분 전량을 매각한 구미현 전 아워홈 회장이 인수 대금 납입 무렵 법원에 해방 공탁금 100억 원을 내고 동생들의 주식 가압류 집행에 대한 취소 결정을 받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서울 마곡지구 아워홈 본사 전경. 사진=이종현 기자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달 19일 구미현 아워홈 전 회장이 낸 주식 가압류 집행 취소 신청을 인용했다. 앞서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과 구명진 전 이사는 언니인 구미현 전 회장이 주주간계약을 위반해 위약금 300억 원 중 100억 원을 보전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해 4월 구미현 씨 아워홈 지분을 가압류했다. 구미현 전 회장은 이번에 동생들이 주장하는 100억 원을 법원에 공탁(해방공탁)하고 가압류 집행 취소 결정을 받아냈다.     

구미현 전 회장과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은 이 무렵 아워홈 지분 전량을 한화그룹에 매각했다. 한화그룹 서비스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월 두 사람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58.62%를 인수하는 내용으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달 15일 거래 대금을 지급을 완료하고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주식 매매 가격은 총 8695억 원이다. 이번 구미현 전 회장의 주식 가압류 취소 신청은 한화그룹 인수 대금 납입 완료 하루 전인 지난달 14일이었다.  ​

아워홈은 범LG(엘지)가 종합식품기업이었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셋째 아들인 구자학 선대회장이 2000년 LG그룹에서 분리해 설립했다. 그간 단체급식과 식품 사업을 벌이며 사세를 키웠다. 회사 지분은 구자학 선대회장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장녀 구미현 전 회장(19.28%), 차녀 구명진 전 이사(19.6%), 삼녀 구지은 전 부회장(20.67%) 등이 나눠 가졌다. 남매간 합종연횡에 따라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였다.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은 당초 구자학 선대회장의 후계자로 거론됐다. LG그룹 장자 승계 가풍에 따라 아워홈 창업주 지분을 가장 많이 가져갔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 구자학 선대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임하던 2016년 6월부터 아워홈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해 회사를 이끌었다. 당시 아워홈에 재직하던 형제는 넷째 구지은 전 부회장뿐이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2004년부터 아워홈 이사를 지내다 자회사 캘리스코 대표로 이동했다. 2017년에는 구본성 전 부회장의 전문경영인 선임에 반대하며 주총을 소집했지만, 언니 구미현 전 회장이 구본성 전 부회장 편에 서면서 무산됐다. 

구본성 전 부회장 대표 체제는 그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무너졌다. 앞서 구 전 부회장은 보복 운전을 하고 하차한 상대 운전자를 자신의 차로 들이받은(특수 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21년 6월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 직후 구 전 부회장은 아워홈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아워홈은 같은 해 11월 내부 감사에서 구 전 부회장의 배임, 횡령 혐의를 포착하고 그를 경찰에 고소했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이 사건과 관련해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구본성 전 부회장의 공백을 메운 사람은 넷째 구지은 전 부회장이다. 구본성 전 부회장 동생인 구미현, 구명진, 구지은 세 자매는 2021년 6월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재판 선고 직후 주주총회를 열고 구 전 부회장의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같은 날 구지은 부회장은 자신을 포함한 이사 선임 안건을 주주 제안해 통과시키며 아워홈 신임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구명진 전 이사도 같은 날 사내이사에 취임했다. 큰언니 구미현 전 회장은 2017년 분쟁 때는 구본성 전 부회장 편을 들었지만, 구 전 부회장이 물의를 일으킨 뒤에는 구지은 전 부회장 손을 들어줬다.

구미현, 구명진, 구지은 자매는 이 무렵인 2021년 4월 주주간계약을 맺었다. 세 자매가 △2021년 2월 구지은 부회장이 낸 주주제안에 대해 아워홈이 같은 해 4월 이후 소집할 주주총회에서 통일적으로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고 △향후 열리는 주주총회 모든 안건에서도 의결권을 같은 방향으로 행사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반하면 나머지 계약당사자에게 위약벌로 300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세 자매는 향후 회사 지분도 같은 가격과 조건으로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세 자매 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아워홈은 지난해 4월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구미현 전 회장과 남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6월 임기가 만료된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전 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구미현, 구명진, 구지은 세 자매가 연대해 구본성 전 부회장을 몰아냈던 2021년 6월과 달리 구본성 전 부회장이 구미현 전 회장과 손을 잡고 동생들을 몰아낸 것이다. 이후 구본성 전 부회장 아들인 구재모 씨는 지난 5월 임시주총에서 부친 추천으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구지은 전 부회장 뒤를 잇는 아워홈 대표이사는 구미현 전 회장이 맡았다. 경영권 분쟁마다 뒷전에서 ‘키맨’ 역할을 했던 구미현 전 회장은 지난 6월 아워홈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됐다. 같은 날 남편인 이영열 사내이사는 부회장에, 과거 구자학 선대회장의 비서실장과 경영지원본부장(CFO)을 지낸 이영표 씨는 경영총괄사장에 올랐다. 구미현 전 회장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종식하고자 ​취임 직후부터 경영권 매각과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그 결과 한화그룹은 지난해 10월 현장 실사 등을 거쳐 7개월 만에 아워홈을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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