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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크니'가 건네는 감동과 위로 '그렸고 그런 사이' 25일 개막

9월 6일까지 DDP 전시1관…SNS서 사랑받은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작명소' 등 오프라인으로 선봬

2026.04.24(Fri) 19:13:25

[비즈한국] ‘반려견이 세상을 떠났는데, 백내장 때문에 눈이 안 보여서 무지개다리를 잘 건너고 있을지 걱정돼요.’​ 이어지는 그림에서는 반려견이 에스컬레이터로 된 무지개다리를 건너​면서 반려인을 향해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든다. “너무 걱정하지 마. 세상 좋아졌어. 눈도 고쳐준대.”

 

사람들의 사연에 감동과 유머를 더해 그려내는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의 특별전 ‘그렸고 그런 사이’가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구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막을 올린다.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람들의 사연에 감동과 유머를 더해 그려내는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의 특별전 ‘그렸고 그런 사이’가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구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막을 올린다. 사진=박정훈 기자

 

키크니 작가는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코너로 SNS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팔로어들의 사연을 그려주며 그 스스로 작가 생활의 어려움을 이겨냈고, 현재 121만 명에 달하는 팔로어를 갖게 됐다.

 

DDP 지하 2층 전시1관 400평에 달하는 전시장 내부는 그림, 영상은 물론 미니어처 크기부터 사람만 하거나 훨씬 더 거대한 크기의 각종 제작물로 가득했다. 말 그대로 키크니의 일러스트 속 세상이 전시장에 고스란히 구현됐다.

 

전시는 콘텐츠의 내용과 성격에 따라 12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섹션은 작가 소개와도 같은 ‘올 어바웃 키크니’. 어린 시절부터 학창시절, 삽화가를 거쳐 프로 일러스트레이터로 성장하기까지의 에피소드가 펼쳐졌다. 그 옆으로는 거대한 키크니 상이 관객을 맞았​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눈을 감은 모습이다. 아마 누군가의 사연을 어떻게 그릴지 고민하는 것이리라. 

 

전시장 초입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고민하는 거대 키크니 상. 사진=박정훈 기자

 

키크니 작가가 사람들과 주고받은 수많은 소통의 순간. 사진=박정훈 기자

 

아치를 통과하면 그가 대중과 주고받은 무수한 말들이 말풍선 안에 가득 담긴 ‘​그렸고 그런 사이들’​이 이어진다. 그 사이에선 거대한 키크니가 스마트폰으로 사람들의 댓글을 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다.​

 

‘​​가족이란 무엇이든’​ 섹션에서는 실제 집 내부와 마을을 통째 만들어내다시피 했다. 가장 가깝지만 가장 말하기 어려운 사람, 가족. ​키크니가 그리는 사연에는 가족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작가 역시 우리네처럼 가족에게 잘 표현하지 못해서일까. 평소 말하지 못한 마음이 키크니의 전시를 함께 보는 동안 대신 전해질 수도 있겠다.

 

앞서 소개한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반려견의 사연은 이번 전시에서 ​​‘무지개 에스컬레이터’​로 더 정교하고 아름답게 재탄생했다. 이어지는 ‘​​반려되었습니다’​와 ‘​​우리가 함께한 시간’​도 또 하나의 가족인 반려동물과 함께한 기쁨과 안타까움의 순간을 포착했다. 

 

세상을 떠난 반려견이 눈이 안 보이는 걸 걱정하는 반려인에게 무지개 에스컬레이터를 건너가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집뿐만 아니라 사무실도 실제처럼 재현했다. 거대한 사람들이 퀭한 얼굴로 커피를 수혈받으며 책상 앞에 앉아 있다. 벽에는 ‘집에 가고 싶다’, ‘​퇴근하고 싶다’​, ‘​자고 싶다’​는 글로 가득하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현실을 대변하는 웃픈 작품이다. 

 

키크니의 작품에는 가족, 친구, 동료, 때로는 전혀 낯선 타인과 소통하는 순간이 담겨 있다. 세상살이에 지친 어느날, 누군가 건네는 말 한 마디 혹은 배려하는 행동 하나에 마음이 풀어지고 살 만하구나 싶어지는 순간. 그런 ​따뜻함을 담았기에 키크니의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저도 모르게 슬며시 입가에 웃음이 어린다. 종종 코끝이 찡하기도 하고.

 

키크니의 언어유희를 보여주는 작품. 멋지게 ‘불’을 끄는 소방관을 묘사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커피로 수혈하며 좀비처럼 앉아 있는 대한민국 직장인들. 사진=박정훈 기자


평소 자신을 그린 탈을 쓰고 대중 앞에 등장하는 키크니 작가는, 이날 기자간담회에 안경과 마스크만 쓴 ‘​단출한’​ 모습으로 나왔다. 작가는 “온라인에서 7~8년간 사람들과 소통하며 울고 웃는 것을 보았는데, 그런 모습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보고 싶어서 전시를 하게 됐다”며 “​열심히, 부끄럽지 않게 전시를 준비했다. 이 전시가 앞으로도 진심을 다해서 그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를 기획한 지엔씨미디어 홍성일 대표는 “​이번 전시에 시설 투자를 기존의 2배 정도 했다. 또 한국인만 이해할 수 있는 언어유희도 영어로 다 번역했다”​며 키크니 전시를 해외에 수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늘만은 탈을 벗고 안경과 마스크 차림으로 등장한 키크니 작가. 사진=박정훈 기자

 

‘키크니 특별전: 그렇고 그런 사이’는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뮤지엄 전시1관에서 4월 25일 토요일부터 오는 9월 6일 일요일까지 열린다. 쉬는 날 없이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단순한 그림과 글을 다양한 매체에 담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특히 가족과 함께라면 더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다.

김남희 기자

namhee@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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