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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맹점주 이익 상충에…백종원의 더본코리아 '진퇴양난'

백종원·강석원 공동대표에서 백종원 단독대표로 전환…감사팀·홍보팀·정보보안팀 최근 신설하기도

2025.06.25(Wed) 09:59:41

[비즈한국]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분위기가 좋지 않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불거지고 있다. 백종원 대표는 파격 할인 행사를 통해 이미지 쇄신을 시도하는 동시에 가맹점주와의 상생에도 나서고 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업종 특성상 가맹점주와 주주의 이해는 상충될 수밖에 없다. 더본코리아 주주는 본사 이익 극대화를 요구하지만 가맹점주로서는 본사보다 본인의 이익이 우선이다. 백 대표는 가맹점주와 주주 모두에게 이익을 약속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더본코리아 주가는 상장 당시와 비교해 크게 추락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공모가 3만 4000원에 상장했다. 더본코리아는 상장일인 지난해 11월 6일 최대 6만 4500원까지 주가가 오르며 화려하게 시작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더본코리아 주가는 이후 꾸준히 하락해 현재는 2만 원 후반대에 머물러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3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정기 주주총회장에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더본코리아 상장 당시부터 우려의 목소리는 있었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지난해 7월 시행되면서 프랜차이즈업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았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필수품목의 항목 및 공급가격 산정방식을 가맹계약서에 필수기재 사항으로 포함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지난해 12월부터는 필수품목 관련 거래조건을 가맹점주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가맹점주와 협의해야 하고, 그 절차와 정보 등을 가맹계약서에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거래 조건을 가맹점주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거나 관련 내용을 계약서에 충분히 명시하지 않으면 제재가 가능하다. 더본코리아의 경우 신규 출점 가맹점에 대해서는 지난해 7월부터, 기존 운영점포는 올해 1월부터 개정된 가맹사업법이 적용됐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더본코리아 상장을 앞뒀을 당시 “빽다방은 더본코리아의 여러 브랜드 중 유일한 카페 브랜드로 본사로부터 상품 및 제품을 공급 받는 공급률이 가장 높은 브랜드로 추정되고, 최근 3년간의 고속 성장에 빽다방의 기여도가 높았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국내 4대 저가 커피 브랜드의 가맹점 수는 7647개에 달하는데 빽다방의 가맹점 수는 경쟁사 대비 적은 편이지만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성장 둔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물론 더본코리아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기대감의 중심에는 백종원 대표가 있었다. 백 대표는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했다.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각종 지자체 축제에 섭외되며 적지 않은 수익을 올렸다. 또 더본코리아가 특정 제품만 판매하지 않고, 다양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본코리아 상장을 앞두고 “멀티브랜드의 전략과 가성비 강점, 신메뉴 개발 및 리뉴얼로 안정적 가맹사업을 영위하며 현금 흐름을 창출할 것”이라며 “지역 개발 사업을 통한 용역 및 IP(지식재산권) 수익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신규 소비 창출로 사업부 간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서울시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사진=박정훈 기자


그러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백종원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불거지면서 더본코리아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당장 더본코리아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지자체 행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진군은 2023년 9월 더본코리아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생발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울진군은 더본코리아와 대규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울진군 관계자는 4월 울진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축제를 하려고 했는데 더본코리아 자체 신임도가 너무 떨어져서 보류를 했다”고 말했다. 울진군뿐 아니라 다른 지자체도 더본코리아와의 축제 보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백종원 대표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됨에 따라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 대체제가 있는데 더본코리아 브랜드를 방문할 이유는 없다. 더본코리아는 최근 파격 할인 행사를 통해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 그렇지만 할인 행사 후에도 소비자가 더본코리아를 찾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더본코리아의 실적이 악화되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본코리아가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면 주주의 반발을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주주가 더본코리아 이익 극대화를 요구할 경우다. 본사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가격 인상 등 가맹점주 이익과 반대되는 정책을 펼 수 있다. 비슷한 사례로 교촌치킨 운영사 교촌에프앤비 일부 주주들은 지난해 가맹지역본부 폐쇄를 요구했고, 교촌에프앤비는 이를 받아 들여 가맹지역본부를 직영으로 전환했다.

 

백종원 대표가 가맹점주와 대립각을 세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본코리아와 가맹점주가 갈등을 빚으면 백 대표에 대한 여론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더본코리아는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약속한 상태다. 더본코리아는 조만간 가맹점주와의 실질적인 소통과 지속 가능한 협력을 위한 ‘상생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백종원 대표로서는 가맹점주와 주주 모두에게 이익을 약속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백종원 대표도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더본코리아는 9일 백종원·강석원 공동대표 체제에서 백종원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각자대표 체제에서 발생했던 의사 결정 지연 문제와 책임 소재의 불명확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더본코리아는 또 윤리 경영 기반 강화와 대내·외 신뢰 회복을 위해 감사팀, 홍보팀, 정보보안팀 등을 최근 신설했다. 더본코리아는 후속 인사를 통해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중간 관리자로 발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문별 전문경영인에게 권한을 넘겨 책임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현장 개혁과 고객 신뢰 회복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백종원 대표는 “이번 위기는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는 준엄한 경고”라며 “배수진의 각오로 기업의 혁신과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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