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 측이 최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과 부동산을 동결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신 회장은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로, 송 회장 측은 지난해 아들 임종윤·임종훈 사장과의 경영권 분쟁 당시 신 회장을 끌어들여 승기를 잡았다. 이번 재산 동결 원인은 ‘위약벌 채권 보전’으로 주주 간 계약 위반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송 회장이 구축한 한미그룹 ‘4자 연합’에 균열이 갈 조짐이다.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킬링턴 유한회사는 지난 22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가압류했다. 위약벌 청구권 600억 원 중 120억 원을 보전하겠다는 취지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로, 지난해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한미사이언스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됐다.
이에 앞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는 지난 21일 신동국 회장 자택인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 아파트도 가압류했다. 역시 위약벌 채권 일부인 100억 원을 보전할 목적이었다. 신 회장은 2015년 8월 전용면적 233㎡인 이 아파트를 61억 5000만 원에 매입했다. 현재 이 아파트 같은 평형 매매가격은 100억 원에 달한다. 주식 가압류를 포함하면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가 이틀 사이에 신동국 회장 재산 220억 원 상당을 동결한 셈이다.
신동국 회장 재산을 동결한 배경은 주주 간 계약 위반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사이언스 주주인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 신동국 회장, 한양정밀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해 1월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계약 당사자인 주주들이 회사 △이사회 구성 및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고, 보유 주식을 매각할 때 다른 주주가 △해당 주식을 우선적으로 매수할 권리(우선매수권) △같은 조건으로 주식을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동반매각참여권)를 부여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16.43%(3월 말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 회장은 한미그룹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이자 고등학교 후배로, 2010년 고 임성기 회장 권유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입해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현재 신 회장이 지배력을 행사하는 한양정밀(6.95%)을 포함하면 신 회장 측 지분은 23.38%에 달한다. 이 밖에 송영숙 회장(3.38%)·임주현(7.57%) 부회장·임종윤(6.8%) 사장·임종훈 사장(5.09%) 등 오너 일가(22.84%)와 킬링턴 유한회사(9.53%) 등이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나눠가졌다.
신동국 회장은 지난해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좌우한 핵심 인물이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는 지난해 초 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을 추진하면서 송 회장 장남인 임종윤 사장, 차남인 임종훈 사장과 갈등을 빚었다. 당시 통합 계획에서 배제된 형제가 반발하면서 지난해 3월 주총에서 표대결이 벌어졌는데, 형제들은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회장 지지를 받아 승리했다. 하지만 이후 투자 유치 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신 회장은 모녀 편으로 돌아섰고, 모녀는 라데팡스파트너스를 포함한 4자 연합을 구축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했다.
비즈한국은 이번 재산 동결과 관련해 송 회장, 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 측 법률대리인에게 입장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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