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연결 기준)이 1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 증권사 중 최초다. 한국투자증권은 ‘젊은 CEO’ 김성환 대표가 방향키를 잡은 이래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실적 상승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금융당국으로부터 연이어 기관 제재를 받으면서, 김 대표 체제에서 내부통제도 강화할지 눈길이 쏠린다.

#Character(인물)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1969년 11월 21일 생으로 55세의 젊은 CEO다. 1988년 당곡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4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에서 학사를 마쳤다. 2009년에는 건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부동산금융투자학 석사를, 2021년 동 대학원에서 부동산금융투자학 박사를 수료했다.
증권업계에 몸담은 동안 ‘최초’ 수식어를 잇달아 달았다. 업계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등 진취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의 리더십을 보여왔다.
#Career(경력)
금융인으로서의 이력은 보험사에서 시작했다. 1994년 교보생명 기업융자부에 입사해 사회생활의 발을 떼었다. 2001년 LG투자증권으로 이직해 자산유동화증권(ABS)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PF)팀 팀장을 맡았고, 2004년 동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프로젝트금융 담당 상무로 근무했다.
2005년 동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합병하면서 ‘한투맨’으로서 이력을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최연소·초고속 승진을 했다. 2007년 한국투자증권 부동산금융담당 상무로 취임하면서 집행임원에 올랐고, 2012년에는 프로젝트금융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사상 최연소 전무였다. 2016년부터는 기업금융(IB) 그룹장을 맡았고, 2017년에는 경영기획총괄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9년부터 개인고객그룹장 부사장을 맡아 리테일과 자산관리를 총괄했다.

전문성과 추진력을 인정받아 2024년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한국투자증권 임원추천위원회는 김 대표를 “탁월한 경영 능력으로 회사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라며 “금융 전반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취임 후 실적 성장을 이룬 점을 인정받아 지난 3월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Capability(역량)
김성환 대표는 IB와 부동산 PF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교보생명에서 재직할 당시 보험사 최초로 PF를 도입했고, 동원증권에서는 부동산 PF 전담부서를 만들었다. 증권업계에서 부동산 PF를 새 먹거리로 삼을 수 있도록 시장을 개척했다. 업계에 부동산 PF를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도입한 인물이기도 하다.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은 이후에도 기록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취임 첫해인 2024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 2837억 원, 당기순이익 1조 1189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93.3%, 87.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조 원을 넘기며 업계 1위를 지켰다. 자산관리, IB 부문 등 전 부문이 고루 수익을 낸 덕이다.
연임에 성공한 올해는 상반기 순이익만 1조 원을 돌파하며 새 기록을 썼다. 한국투자증권의 2025년 상반기 연결 순이익은 1조 252억 원으로 전년 동기(7109억 원) 대비 44.2% 늘었다. 증권업계에서 반기 기준으로 순이익 1조 원을 넘긴 건 한국투자증권이 처음이다.
#Critical(비판)
금융당국으로부터의 잦은 제재를 받으며 내부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올해 들어 금융감독원이 한국투자증권에 내린 기관 경고·주의 조치만 3건에 달한다. 3월 31일 투자일임업자·신탁업자의 불건전 영업 행위 금지 위반 행위로 기관 경고와 함께 과태료 44억 9000만 원이 부과됐다. 임직원 중에선 정직 3개월, 감봉 3개월 등의 처분을 받은 이도 나왔다.

4월 1일에도 전자금융거래 안전성 확보 의무 위반으로 기관 주의 및 과태료 1800만 원이 부과됐다. 4월 18일에는 사모펀드 등 금융투자 상품 불완전판매, 설명의무 위반, 부당권유 금지의무 위반 등으로 기관 경고 조치를 받았다. 대규모 회계 오류도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3월 2019~2023년 5년 치 사업보고서의 매출, 영업비용 등을 정정했다. 정정 전후의 매출 차이가 5조 원이 넘으면서 금융당국이 심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환 대표는 올해 초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강화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2025년 신년사에서 “회사의 규모와 사회적 책임이 많이 커졌다. 한 번의 실수나 방심이 감당할 수 없는 손실로 연결될 수 있다”며 “모든 각도에서 리스크를 분석하고 관리해 어떤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는 360도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Challenges(도전)
김성환 대표는 ‘차별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세웠다.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에게 전 부문에서 차별화된 사업을 찾아낼 것을 주문했다. 초개인화한 금융 콘텐츠나 디지털 기반의 개인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통한 개인 고객 관리 강화도 언급했다. 더불어 아시아 시장을 넘어 미국, 영국 등 해외 시장까지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해외에서 거래를 발굴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5월에는 골드만삭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골드만삭스의 펀드를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미국 현지 리서치 보고서도 독점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사업에 공들이고 있지만 1분기 미국 IB·베트남·홍콩 등 해외 법인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연말에는 실적 개선을 달성할지도 관심사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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