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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5대 중 1대는 수입차" 탈탄소 시대 국산차 입지 '흔들'

디젤서 전기로 전환 과정서 국산차 경쟁력 악화…소프트웨어·가격 경쟁력 '샌드위치' 압박

2026.01.07(Wed) 17:25:31

[비즈한국]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서 굳건했던 ‘국산차 성벽’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수입차 비중이 전체 신차의 20%를 넘어서는 가운데, 디젤차를 중심으로 한 내연기관 체제가 급속히 붕괴되고 전기차·자율주행 중심의 경쟁 구도가 자리 잡으면서 시장 주도권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지난해 4월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 쇼’에 현대차의 아이오닉9 전기차가 전시돼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디젤 빈자리 메운 전기차, 수입차 점유율 확대 ‘원동력​​

 

최근 발표된 통계는 이 같은 구조적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6일 발표한 ‘2025년 연간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에 따르면, 2025년 국내에 등록된 수입 승용차는 총 30만 7377대로 전년 대비 16.7% 급증했다. 1987년 조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연간 30만 대 판매 시대를 열었다. 전체 신차 판매 중 수입차 비중은 2025년 11월까지 평균 20.2%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20%를 돌파할 전망이다.

수입차 증가 배경에는 내연기관 중심이던 파워트레인 구조의 급격한 재편이 자리하고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연간 디젤차 판매량은 9만 7671대로, 사상 처음으로 10만 대 아래로 떨어졌다. 2015년 96만 대를 기록하며 점유율 52.5%를 자랑하던 디젤차는 현재 5.8%까지 쪼그라들었다. 디젤차의 빈자리는 하이브리드(45만 2714대)와 전기차(22만 897대)가 빠르게 흡수해, 전동화 차량은 전체 신차 등록의 약 40%를 차지하게 됐다.

 

#자율주행·전기차 경쟁에서 시험대에 오른 국산차​

 

우려되는 대목은 수입차 비중이 단순히 늘어났다는 사실이 아니라, 미래차의 핵심인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국산차가 글로벌 선도 기업들에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내연기관 시대에는 엔진과 변속기, 생산 효율이라는 하드웨어 경쟁력이 곧 점유율로 직결됐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 시대로 접어들면서 경쟁의 중심은 배터리 효율, 소프트웨어 완성도, 사용자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 확대의 핵심 동력은 단연 전기차다. 수입차 시장 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비중은 무려 86%에 달한다. 특히 전기차 단일 시장만 놓고 보면 수입차의 존재감은 더욱 압도적이다. 수입 승용차 모델별 판매 1위를 차지한 테슬라의 모델 Y는 전년 대비 169% 이상 판매량이 급증하며 국내 수입차 시장의 지각변동을 주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여파로 국내에서 공격적인 가격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도입된 ‘감독형 자율주행(FSD)’ 기술까지 앞세우며 단순한 전기차를 넘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거인 BYD 역시 저가형 모델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국산차 업계는 프리미엄 영역에서는 테슬라에, 가격 경쟁력에서는 중국차에 밀리는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전략에서 최근 암초를 만났다. 현대차의 소프트웨어 중심 전략을 이끌어온 포티투닷(42dot)의 송창현 대표가 최근 전격 사임하면서,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와 자율주행 로드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단순한 인사 변화라기보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자율주행과 AI 경쟁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소프트웨어 전환 전략이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보조금 효과 보려면 경쟁력 먼저 갖춰야

 

정부의 정책 방향 역시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표한 ‘2026년도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따르면, 기존 내연차를 폐차하고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최대 100만 원의 ‘전환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한다. 소형 승합차와 중·대형 화물차까지 보조금 대상을 확대해 수송 부문의 탈탄소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 사격이 국산차 점유율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국산차의 입지는 내연기관 시절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내연기관차 시장에서는 80~90%를 넘나들던 국산차 점유율이 전기차로 넘어오면 50% 수준으로 떨어진다. 보조금 정책이 결과적으로는 수입 전기차의 국내 진입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탈탄소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차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경고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등 국산차 브랜드가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이라는 흐름 속에서 하드웨어 제조 경쟁력을 넘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테슬라식 소프트웨어 중심 전략을 택할 것인지, 중국 업체처럼 원가 구조 혁신으로 대응할 것인지, 혹은 하이브리드와 플랫폼 다각화를 통해 시간을 벌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민호 기자

goldmin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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