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라스베이거스의 혁신적 랜드마크 스피어(Sphere)가 레노버의 상징인 붉은 빛으로 거대하게 물들었다. 현지시간 6일, 레노버는 세계 최대 IT 가전 전시회 CES 2026의 개막과 함께 ‘레노버 테크월드’를 개최하고 자사의 AI 전략을 공개했다.
거대한 구체 내부를 가득 채운 1만 6000평방피트 규모의 16K 초고해상도 스크린은 기술과 인류가 시너지를 내는 미래 도시의 모습을 투사하며 관객들을 압도했다. 무대에 오른 양위안칭 레노버 그룹 회장은 “이제 AI는 정답을 생성하거나 코드를 쓰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논리를 학습하고 현실과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는 ‘에이전트(agent, 비서)’의 시대로 진입했다”고 선언하며 ‘모두를 위한 스마트 AI 비전’을 제시했다.
#개인용 AI 에이전트 ‘키라’ 및 탑재 하드웨어 대거 공개
이날 발표의 핵심은 레노버의 첫 번째 개인용 AI 슈퍼 에이전트인 ‘레노버 키라(Lenovo Qira)’였다. 키라는 단순한 음성 비서를 넘어 사용자의 디지털 쌍둥이 역할을 수행하며 윈도우와 안드로이드를 가리지 않고 모든 플랫폼에서 작동한다. 키라는 사용자가 착용한 스마트 글래스나 목걸이형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사용자가 보고 듣는 세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스마트폰과 PC 등 모든 기기를 넘나들며 사용자의 의도를 선제적으로 파악한다.
특히 ‘에이전트 코어’ 기술을 통해 복잡한 업무를 스스로 단계별로 분해해 처리하며 사용자의 과거 대화와 메시지 기록을 기억해 개인화된 지식 베이스를 구축하는 능력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개인의 데이터를 클라우드가 아닌 로컬에서 안전하게 처리하는 전용 고성능 AI 컴퓨팅 장치 ‘프로젝트 큐빗(Project Cubit)’을 공개하며 보안과 성능을 동시에 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지능형 에이전트를 담아낼 하드웨어들도 대거 쏟아졌다. 8.1인치의 광활한 디스플레이를 갖춘 ‘모토로라 레이저 폴드(Motorola Razr Fold)’는 폴더블 폰의 한계를 넘어선 생산성을 강조했으며 ‘모토펜 울트라’를 이용해 사용자의 거친 스케치를 실시간 고화질 이미지로 변환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또한 인텔의 최신 프로세서와 결합한 차세대 ‘아우라 에디션(Aura Edition)’ PC 라인업은 기기 간 경계 없는 파일 전송과 터치 한 번으로 끝내는 공유 기능, 지능형 작업 모드 전환을 통해 AI PC의 강력함을 자랑했다. 게이머들을 위해 공개된 ‘리전 프로 7i(Legion Pro 7i)’ 월드컵 에디션 역시 AI가 사용자의 플레이 방식을 학습해 더 똑똑한 게임 경험을 지원하며 세계 최초로 화면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롤러블 기술’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글로벌 테크 거물들과 ‘하이브리드 AI 전략 동맹’ 과시
양위안칭 회장은 엔비디아와 인텔, AMD,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테크 리더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강력한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레노버가 전 세계 슈퍼컴퓨터의 3분의 1을 구축하는 전문성을 갖췄다고 극찬하며 차세대 베라 루빈(Rubin) 플랫폼과 연동되는 ‘AI 공장’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AMD의 리사 수 CEO 역시 현존 최강의 AI 추론 성능을 자랑하며 데이터센터부터 엣지까지 아우르는 ‘ThinkSystem SR675i’ 서버를 소개했고 레노버가 AMD의 헬리오스(Helios) 랙 스케일 아키텍처를 도입하는 초기 파트너가 될 것임을 확정했다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작은 웨어러블 기기에서도 수십억 개의 파라미터 모델을 로컬로 실행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기술력을 강조하며 지능형 웨어러블이 수십억 대 규모의 새로운 모바일 카테고리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유수프 메디 CMO는 코파일럿을 모토로라 폰에 심리스하게 통합해 PC와의 완벽한 연결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기업용 AI 시장을 겨냥한 ‘레노버 하이브리드 AI 어드밴티지’ 전략도 구체화되었다. 양 회장은 “모든 기업이 자신만의 슈퍼 에이전트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인프라가 없는 AI는 엔진 없는 F1 자동차와 같다”고 비유했다. 이를 위해 공개된 전용 추론 최적화 포트폴리오는 의료용 MRI 데이터 분석부터 금융권의 실시간 부정 결제 탐지까지 광범위한 산업 현장에서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특히 레노버의 특허 기술인 ‘넵튠(Neptune)’ 액체 냉각 시스템은 에너지 소비를 40% 절감하면서도 성능을 극대화해 지속 가능한 AI 발전을 이끄는 핵심 기술로 소개되었다. 또한 켄 웡 사장이 소개한 ‘AI 라이브러리’는 수백 개의 검증된 산업별 솔루션을 제공해 기업들이 90일 이내에 AI 도입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설명이다.
#스포츠의 미래를 재정의하는 FIFA 파트너십 공개
이날 기조 강연의 대미는 2026 FIFA 월드컵 공식 기술 파트너로서 선보일 혁신 기술들이 장식했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무대에 깜짝 등장해 축구 경기에 적용될 전례 없는 AI 솔루션을 소개했다.
48개 참가 대표팀에 정밀한 데이터 분석과 전술적 통찰을 제공하는 ‘풋볼 AI 프로(Football AI Pro)’와 심판의 시야를 팬들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판정의 정밀도를 극대화하는 ‘레프리 뷰’ 기술은 60억 명의 시청자에게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몰입형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양 회장은 지아니 회장에게 특별 제작된 ‘모토로라 레이저 월드컵 에디션’을 즉석에서 선물하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을 향한 열정을 당부했다.
기조 연설을 마무리하며 양 회장은 “레노버의 하이브리드 AI 전략은 데이터센터와 공장을 넘어 스포츠 경기장과 개인의 일상, 그리고 주머니 속 디바이스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PC 제조사로 출발한 레노버가 개인용 AI와 기업용 AI를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으로 어떤 실행력을 보여줄지는 CES 2026 이후 시장에서 검증될 전망이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