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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ONF] 이정형 아워레이보 대표 "협업 생태계, 건강하게 확장되기를"

갤럭시S23, 제네시스 공간 디자인 작업 "공간은 작업과 경험의 확장으로 이어져"…정당한 보상도 고민

2025.10.28(Tue) 17:08:37

[비즈한국] 이정형 아워레이보 대표는 전시 디자인에 매력을 느껴 전시 디자인과 공간을 만드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노동을 창작의 언어로 바라보는 동시에 안정적인 작업 환경과 정당한 보상의 실현을 고민하고 있다. 이 대표는 28일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25’ 다섯 번째 강연자로 나서서 작업 철학과 고민을 풀어냈다.

 

이정형 아워레이보 대표가 28일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아워레이보는 조각, 설치, 플라워, 시각·공간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와 작가가 모인 크리에이티브 그룹이다.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전시 디자인을 비롯해 다양한 아트 마케팅 프로젝트를 기획 및 디자인한다.

 

현대미술을 전공한 이 대표는 예전부터 미술관에 가는 것을 설레어했다. 그가 생각하는 감정, 분위기, 조명의 조도 등 환경적인 특수한 매력에 매료됐다. 자연스럽게 전시에 대한 꿈을 갖게 됐다. 사실 이 대표는 꽤 주목받는 미술 작가였지만 작가보다 스튜디오 운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전시의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전시라는 형식 자체가 다양하게 쓰임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현대미술을 전시 작업에 적용했다. 이 대표는 좋은 작업의 특징으로 동시대성, 독창적인 작가적 세계관, 본인만의 시각언어 세 가지를 꼽았다. 동시대성은 모두가 공감할 만한, 경험했을 법한 사회적 이야기나 주제를 다루는 것이다. 세계관은 작가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 주제를 어떻게 구체화했는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시각언어는 매체, 형식, 개념 등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언어로 담아내는 것이다.

 

이 대표는 “예술가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 말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이라며 “그걸 위해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걸 조합하는 과정에서 본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아워레이보만의 기준을 만들었다. 아워레이보가 좋은 집단이 되고, 좋은 작업물로 이어지기를 원했다.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름다운 협력적 관계로 존중하는 동시에 본인의 역할을 하면서 타인을 돕는 등 함께하는 이유를 찾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콘텐츠는 바꿀 수 있는 게 있고, 바꿀 수 없는 게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전시를 할 때 자동차 자체는 바꿀 수 없지만 주변 분위기나 소품 등 함께할 수 있는 콘텐츠는 바꿀 수 있다. 아워레이보는 바꿀 수 있는 콘텐츠 구성을 고민한다는 것이다.

 

콘텐츠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공간의 역할도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공간은 전시 환경과 조건이다. 이 대표는 “공간의 역할을 굉장히 좋아하고, 주목하다 보니 공간의 역할이 결국 어떤 순간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공간이 작업의 확장, 경험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형 대표는 좋은 작업의 특징으로 동시대성, 독창적인 작가적 세계관, 본인만의 시각언어 세 가지를 꼽았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 대표는 전시를 하면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기술을 강조했다. 그는 “​보통 7 대 3으로 설정한다”​​며 “고정적인 비율은 아니지만 실제로 전시는 뭘 보여줘야 할지, 뭘 보여주지 않아도 될지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조리개 값 조정에 따라 아웃포커싱이 생기듯 물리적 공간 안에서도 보여주는 것과 보여주지 않는 것을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아워레이보의 대표 작업 사례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23’과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전까지 스마트폰에 카메라 렌즈 2개를 장착했지만 갤럭시S23부터는 3개의 렌즈를 탑재하고 있다. 아워레이보는 3개의 렌즈를 원경, 중경, 근경 세 가지 눈이라는 콘셉트로 홍보를 제안했다. 아워레이보가 제안한 콘셉트는 갤럭시S23 팝업 행사에서 ‘Explorer The New’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네오룬’ 전시에서는 네오룬을 ‘왕’으로 지칭했고, 왕을 알현하러 가는 느낌의 모티브로 공간을 디자인했다. G90 블랙 론칭 행사에서는 ‘세상이 모두 블랙’이라는 콘셉트를 선보였다.

 

이정형 대표는 아워레이보가 ‘저수지가 있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가뭄이 오나 홍수가 오나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열심히 하는 회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 43세인 그의 현재 꿈은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 대표는 “우리의 일을 하는 사람과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협력적 관계의 다양한 생태계가 만들어졌다”며 “지속성을 기반으로 이 생태계가 확장되기 원한다. 결과만큼이나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아쉬운 점으로 지나친 ‘신화화’를 꼽았다. 건강한 생태계 구성을 위해서는 그에 맞는 보상이 필요하지만 창작 신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보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본인이 한 일에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 것보다 많은 것을 달라는 건 아니고 합리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정도로 재정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워레이보의 로고는 ‘저희는 직접 합니다. 말도 하지만 몸도 써요. 끊임없이 부딪치는 거죠’다. 아워레이보의 작업에는 치열한 과정이 있고, 이 모든 것에 함께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 이 명확함이 오늘날의 아워레이보를 만든 기초인 셈이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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