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KT 이사회가 쇄신안을 내놓으며 국면 전환을 시도했으나,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은 도리어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제3노조인 KT 새노조가 대통령실에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을 제출하면서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 운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쇄신안에도 ‘냉담’…“기득권 방어용” 비판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추위)는 지난 2월 9일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후보 선임 방식을 4명씩 교체하는 기존 ‘집중형’에서 ‘분산형’ 교체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윤종수 현 KT ESG위원회 위원장)을 재선임하기로 하고, 미래기술 분야에 김영한 숭실대 교수, 경영 분야에 권명숙 전 인텔코리아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현재 사외이사 7인 구성에서 임기 만료 대상인 안영균·최양희 이사는 퇴임하는 구도다. 회계 분야 사외이사는 공석으로 두고 내년 정기 주총에서 선임하기로 했다.
노조의 시각은 냉담하다. 제1노조인 KT노동조합은 사외이사 평가제 도입 등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결여된 형식적 조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이사 재선임 추천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대표이사 CEO가 주요 보직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할 때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한 이사회 규정이 정관에 배치돼 상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는데, 윤 이사는 여기에 찬성표를 던진 6인 중 한 명이다. 제3노조 새노조 역시 “ESG 전문가를 자처하면서도 파행적인 이사회 운영을 방조한 인물을 다시 후보로 올린 기만하는 행위”라고 입장을 밝혔다.
#‘분산형 교체’의 함정, 기득권 방어 수단 변질 우려 제기
쟁점은 ‘셀프 쇄신’의 실효성이다. 이사회는 기존 사외이사 4인 동시 교체에서 벗어나 임기를 분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경영 안정성 효과를 겨냥한 것이지만 사실상 ‘시차 임기제’와 유사하게 작용해 일시에 과반 이상의 이사 교체를 어렵게 만드는 독소 조항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KT와 같이 지배주주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에서 주주에 의한 인적 쇄신을 차단하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특히 국민연금이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하며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 시점에 이 같은 구조가 도입됐다는 점에서 쇄신보다 기득권 방어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승아 전 사외이사의 자격 논란 역시 이사회의 도덕성에 흠집을 냈다는 평가다. 새노조 측은 조 전 이사가 지배주주인 현대차그룹 계열사 사외이사를 겸임해 상법상 자격이 없었음에도, 이사회가 이를 묵인한 뒤 ‘소급 퇴임’ 공시를 통해 이를 덮으려 했다고 주장한다. 새노조가 대통령실에 제출한 수사 청원에도 무자격 이사의 경영 개입 의혹 등이 포함됐다.
한영도 K-비즈니스 연구포럼 의장(전 상명대 교수)은 “과거 파행 운영에 책임이 있는 인물을 재선임 후보로 올리면서 구조적 안정만을 강조하는 것은 책임 경영과 거리가 멀다”며 “이사회가 진정으로 거버넌스 정상화를 원한다면 주주와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외부 평가 시스템과 부적격 인사에 대한 단호한 배제 원칙부터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계 전문가가 부재한 이사회 구성의 불완전성도 지적했다. 한 의장은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 상장법인에 감사위원회 설치와 그 구성은 선택이 아닌 상법상 강제된 법적 의무다. 가장 전문적인 감시가 필요한 회계 분야를 공석으로 둔 건 문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와 노조의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현장의 경영 공백은 심화하고 있다. 새해가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주요 보직자에 대한 조직개편과 인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KT노조는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해 대표이사 교체 시 권한 부여 시점을 명확히 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새노조는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새노조는 지난 22일 대통령실에 제출한 청원서를 통해 ‘무자격 이사의 불법 경영 개입’과 차기 CEO 선출 과정의 ‘의사록·투표용지 폐기 의혹’을 주장하며 신속한 수사를 요청했다. 노조 측은 부적격 이사 선임이 강행될 경우 주총 저지 투쟁 등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KT 이사회는 주요 보직자 인사와 관련해 이사회 규정이 정관에 배치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국민연금과의 협의를 통해 규정과 정관 개정을 추진해 오해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외이사 후보 선임과 관련한 권고 사항에 대해서도 제3의 독립적인 기관에 의뢰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쇄신안의 수용 여부와 국민연금의 표결 방향이 KT 지배구조 정상화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핫클릭]
·
"연예인보다 낫네" 통신사가 '크리에이터' 직접 키우는 속내
·
[현장] "불꽃축제부터 인프라까지…" LG유플러스, AI가 통신망 관리한다
·
티오더, 스테이블코인 상표 11종 출원…코인 사업은 '대기 모드'
·
[통신 리더십 격변] ③ '점유율 반사이익' LG유플러스, 홍범식 체제 2막 과제는?
·
[통신 리더십 격변] ② 돌아온 'KT맨' 박윤영, 떠나간 고객도 돌려놓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