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배우 차은우의 탈세 논란이 시끄럽다. 연예인들의 세금 관련 문제는 매번 같아 보이지만 사례마다 그 결이 사뭇 다르다. 이전에는 주로 세무대리인의 착오와 관리 부실이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2011년 강호동은 국세청에서 추징금 7억 원을 고지받았다. 2007년~2009년 종합소득세 신고에서 세금이 적게 납부되었기 때문이다. 소속사의 착오로 벌어진 일이라고 했지만 본인이 몰랐을 리 없다는 비난이 가해졌다. 이에 강호동은 그해 9월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결론은 고의 탈세가 아닌 단순 세무 착오로 내려졌다. 배우 김아중에게도 당시 추징금 6억 원이 부과됐다. 김아중 측은 세무 대리인의 착오라는 점을 강조했다.
2014년에는 송혜교의 탈세 논란이 불거졌다. 2009년~2011년까지 3년 소득 가운데 약 55억 원을 필요경비로 처리하며 증빙서류를 누락해 문제가 되었다. 2009년 성실납세자로 표창받은 송혜교에게 고의적인 탈세라는 비판이 커졌다. 결국 세무대리인이 관리소홀로 징계를 받았고, 송혜교 측은 세무대리인 측에게 소송을 걸기도 했다. 송혜교가 기자 회견에서 직접 사과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이런 유형의 쟁점은 필요경비 등으로 절세했을 때 본인의 관여 여부였다. 요즘 연예인 세금 문제는 1인 기획사 운영에서 빚어지고 있다. 1인 기획사를 운영하는 배우 이하늬는 2024년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60억 원을 추징당했다. 소속사는 법인 수익으로 신고해 법인세를 냈지만 국세청은 이를 개인 소득으로 본 것이다. 개인 소득세는 지방세 포함 45% 이상이고 최고 49.5%에 달하지만, 법인세는 최고 24%로 훨씬 낮다. 이것이 1인 기획사를 설립하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하늬는 부과된 추징금을 납부하고 불복 소명 절차에 들어갔다. 이미 법인 소득으로 신고해 법인세를 냈는데 다시 개인 소득으로 세금을 부과했기 때문에 이중과세라는 입장이다. 반면 국세청은 소속사가 법인 형식을 갖추었더라도 이하늬 개인 연기활동이 주된 매출이며 법인의 역할을 못 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1인 기획사가 유명무실했다는 관점이다. 추징을 당하는 쪽에서 대항의 논리로 드는 것이 이중과세다.
이와 비슷하게 배우 유연석도 2025년 3월 70억 원의 추징금을 통보받았다. 유연석 측은 1인 기획사에서 유튜브 콘텐츠 제작, 부가 사업 및 외식업 등을 해왔고 법인 소득세를 냈는데, 개인 소득세를 부과하는 건 이중과세라고 소명했다. 국세청이 이를 받아들여 추징액을 30억 원으로 줄였다. 무늬만 1인 기획사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배우 이준기 역시 같은 이유로 2023년 9억 원을 추징당했다. 소속사 나무액터스와 이준기의 1인 기획사 제이지엔터테인먼트의 거래가 과연 법인 소득인지 개인 소득인지 관점의 차이가 있었다. 이준기 측은 일단 세금을 내고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해 심리가 진행 중이다. 박나래의 경우엔 2018년 설립한 1인 기획사를 통해 개인 소득을 법인에 유보하고 비용을 허위로 처리하는 등의 방식으로 수십억 원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역시 1인 기획사의 운영 방식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최근 차은우의 사례는 앞선 사례들보다 더 심각해 보였다.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담당한 것도 그렇지만, 일단 액수가 역대 최대 규모인 200억 원이다. 모친이 설립한 법인을 통해 개인 소득 세율이 아니라 그보다 낮은 법인 세율로 적게 세금을 냈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그 법인이 모친이 운영하는 강화도 소재의 장어식당으로 알려져 논란이 컸다. 위치나 성격이 전혀 연예매니지먼트를 수행할 수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소속사 외에 모친 법인을 통해 연예매니지먼트 서비스를 제공한 것에 대한 수익이 아니라고 봤다. 독립적인 조직이나 인력이 없고 실질적인 사업 활동이 없다는 것이다. 가족이 돌아가면서 법인을 운영하는 가족 회사로 봤다.
국세청은 차은우 모친이 운영하는 주식회사를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 것도 문제 삼았다. 외부감사 및 공시의무가 없는 유한책임회사를 통해 이른바 ‘깜깜이’ 경영을 획책한 게 아닌가 의심한 것이다. 여기에 도피성 입대가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소속사는 적법한 절차였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며 과세전 적부심을 신청했다. 차은우의 사례는 앞선 이준기와 비슷하다. 소속사가 있는데, 따로 설립한 1인 기획사와의 거래를 통해 수익을 배분한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전과는 다른 여러 쟁점이 있다.
최근 1인 기획사를 둘러싼 사례들이 도드라졌는데, 중요한 것은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1인 기획사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운영하는가가 중요하다. 전문 조직과 인력, 시스템을 갖춰야지, 가족이 형식적으로 운영하면서 이를 통해 수익을 보전하는 행태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 1인 기획사가 절세의 도구가 되면 곤란하다.
1인 기획사는 아티스트를 보호하고 권익을 신장시켜 대중문화예술산업을 발전시키려는 정체성과 원칙을 갖고 있다. 이러한 기본 정신과 철학을 잊지 말아야 한다. 1인 기획사를 설립한 이들이 대중문화예술기획업에 의무 등록하도록 했듯이, 1인 기획사 경영에 관한 교육도 의무적으로 이수하게 하는 등 체계적이고 정책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1인 기획사로 체계를 확립하고 잘 운영하는 사례들을 널리 공유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
필자 김헌식은 20대부터 문화 속에 세상을 좀 더 낫게 만드는 길이 있다는 기대감으로 특히 대중문화 현상의 숲을 거닐거나 헤쳐왔다.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가 활약하는 21세기에도 여전히 같은 믿음으로 한길을 가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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