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하며 수익성 개선에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실적 발표 당일 약 130억 원의 과징금과 기관경고 처분이 내려지며 향후 행보에 부담이 더해졌다. 특히 기관경고는 금융당국 인허가 심사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사업 추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첫 연간 흑자로 ‘만년 적자’ 꼬리표 뗐지만
카카오페이가 6일 공시한 2025년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958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04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꼽힌다. 그간 결제 서비스 중심이던 수익 구조가 금융과 플랫폼 부문으로 분산됐다. 특히 금융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59% 급증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며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막대한 초기 투자 부담 여파로 연결 실적에 부담을 줬던 자회사들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주식시장 회복 흐름에 올라타며 거래대금이 전년 대비 159% 증가한 45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은 2420억 원, 영업이익은 4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역시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판매 채널 확대 전략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4분기 원수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87% 늘어난 196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는 2017년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한 ‘만년 적자’ 기업이었다. 출범 첫해 27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18년 965억 원, 2019년 653억 원, 2020년 179억 원의 적자를 냈다. 상장 직후인 2021년에도 272억 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갔고, 자회사 투자 부담 등이 더해지면서 2022년 455억 원, 2023년 566억 원, 2024년 575억 원으로 손실 규모는 오히려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흐름이 바뀌었다. 2025년 1분기 4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분기 93억 원, 3분기 158억 원으로 개선 폭을 키웠다. 4분기에는 208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200억 원대를 처음 넘어섰다.
카카오페이 측은 “성장과 내실의 균형을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 기조를 확립했다”며 “결제 사업의 이익 체력을 강화하고 금융 자회사를 포함한 전 사업 부문에서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위 처분에는 불복해 행정소송 중
수익성 개선의 숙제를 풀어냈지만 카카오페이 앞에는 사법 리스크라는 또 다른 과제가 놓였다. 실적 발표일인 6일 금융감독원은 카카오페이에 기관경고와 함께 과징금 약 130억 원을 부과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임원 2명은 각각 경고 및 주의적 경고 상당의 제재를 받았고, 직원 3명은 감봉·견책 조치를 받았다. 금감원은 2025년 4월 제재심의위원회를 통해 약 150억 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안을 금융위원회에 건의했다. 이후 약 10개월간의 심의를 거쳐 최종 수위가 확정됐다.
이 조치는 고객 동의 없이 개인 신용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사실이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2018년 8월 27일부터 2024년 5월 21일까지 약 542억 건(누적 4045만 명)의 개인 신용정보를 고객 동의 없이 알리페이에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전된 정보에는 암호화된 고객 식별정보뿐 아니라 전화번호, 이메일, 결제 내역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제재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기관경고다. 기관경고는 금융회사 제재 단계 중 비교적 높은 수준의 중징계로 꼽힌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기관경고를 받은 금융사는 처분 확정일로부터 1년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도 결격 사유가 될 수 있어, 타 금융기관을 인수합병하거나 지분 투자 시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대출·보험·투자 등 금융 영역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스테이블코인, 블록체인, 토큰증권(STO) 등 차세대 금융 분야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6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법제화가 진행 중인 스테이블코인 사업이나 블록체인 및 STO와 연계된 기회는 카카오페이의 중요한 신규 사업 영역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준비를 착실히 수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신 대표가 강조한 스테이블코인, STO 등은 모두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엄격한 인허가나 등록 절차를 전제로 한다. 사상 첫 연간 흑자를 발판 삼아 차세대 금융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지만, 이번 기관경고로 이러한 신사업 추진 과정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금감원 제재에 대해 카카오페이가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기관경고가 향후 사업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대로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이번 금감원 제재의 근거가 된 개인정보 제공 행위를 두고,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59억 6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 카카오페이는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부정거래 방지를 위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정보를 이전했다는 점을 충분히 소명했으나 당국의 법리적 판단이 달랐던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금융당국의 처분 사유를 면밀히 검토해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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