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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제네릭 약가 48.2% '최후통첩'…이제 공은 정부로

11일 건정심 앞두고 긴급 간담회…"정부안 강행 시 산업 생태계 붕괴" 공동 연구도 제안

2026.03.10(Tue) 15:09:13

[비즈한국] 정부의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 정책 추진에 제약바이오 산업계가 생존 위기를 호소하며 약가 산정률 48.2%라는 최후의 마지노선을 정부에 제시했다. 오는 11일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본회의를 단 하루 앞두고, 일방적인 정책 강행 대신 민관 공동 연구를 통해 합리적인 합의점을 찾자고 배수진을 친 것이다.

 

10일 제약업계가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에 약가 산정률 48.2%를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 사진=최영찬 기자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10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한국제약바이오협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험재정의 어려움, 국민부담 완화 등을 산업계가 외면할 수는 없어 대승적인 판단에 제네릭 약가를 오리지널 의약품의 48.2%로 낮추는 데까지는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인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도 “거래처와 고통 분담을 통해 혹독한 원가절감 노력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간담회는 오는 11일 약가 개편안 처리만을 위해 열리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회의를 앞두고 열린 것으로 정부의 정책 강행을 저지하려는 제약업계의 배수진 차원으로 풀이된다. 당초 약가 개편안은 지난 2월 건정심 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안건 상정 자체가 미뤄진 바 있다.

 

현재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강화 및 신약 R&D(연구개발) 을 장려하기 위한 명목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53.55% 수준으로 산정된 제네릭 약가를 40%대로 낮추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제약업계는 정부안의 최대한인 제네릭 약가가 오리지널 의약품의 40%로 낮아지면 연간 최대 3조 6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해 중소·중견 제약사의 R&D 투자 축소는 물론, 생존 자체에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약 12만 명으로 추산되는 제약업계 종사자의 10%가 넘는 1만 4800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미 일부 제약사들은 R&D 및 설비 투자 계획 등을 축소하거나 재고하고 있고 신규 인력 채용을 포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채산성이 낮은 필수·퇴장방지 의약품에 대한 품목허가를 자진 취소하거나 생산라인 축소를 검토하는 기업도 늘고 있어 의약품 수급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비대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웅섭 일동제약 회장은 “우리 회사는 생존을 위해 비상경영에 맞춰 채용, R&D 예산 등을 바꿨다”면서 “약가 인하는 단순히 이익이 줄어드는 차원을 넘어 사업이 지속가능한지와 맞닿아 있는 만큼 정부가 산업구조와 기업 재무상황을 정밀하게 분석한 뒤 정책을 설계한다면 (기업으로서는) 예측가능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연홍 회장은 “최근 들어 41개의 국산신약 중 30%가 최근 5년에 나오는 등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골든타임에 놓여 있다고 본다”면서 “제약바이오산업의 선진국이 되는 데 멀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약가 인하 방침이 나와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해 국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면서 제조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점도 업계의 불안요소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제정세 속에서 제네릭 약가까지 인하된다면 제약업계가 버티기 힘든 상황에 내몰린다는 것이다.

 

권기범 회장은 글로벌 의약품 시장 규모 세계 3위인 일본의 사례를 들며 제네릭 약가가 갖는 의미를 역설했다. 권 회장은 “일본 전체 처방액의 80%가 제네릭이 차지해 53% 수준의 우리나라 수준을 상회한다”면서 “양질의 제네릭 사용을 국가적으로 육성하고 권장함으로써 보험 재정은 물론 환자에게도 도움이 되고 혁신 신약, 개량신약 등의 개발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가가 중요한 마중물이 되는 만큼 지나친 약가 인하정책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비대위는 정부의 약가 개편안 확정에 앞서 3가지 공동 연구과제를 제안했다. 연구과제는 △정부안대로 시행됐을 때 국민 건강과 산업 구조에 미치는 영향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 △5대 제약바이오강국 도약을 위한 산업의 지속가능한 선진화 방안 등으로 1년 안에 결과를 도출하자고 제언했다.

 

노 회장은 “실행 방안을 함께 마련하면 정책 결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산업 현장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정부가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연구를 시작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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