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 판세가 새 국면을 맞았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자신을 향한 횡령·배임 고발 건에서 불송치(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연임의 명분을 굳혔지만, 이 과정에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연합 전선이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10일 박 대표와 박명희 한미약품 국내사업본부 전무이사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배임) 및 업무상 횡령 피고발 건에 대해 서울특별시경찰청으로부터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제기한 전문경영인의 비리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오는 29일 임기가 만료되는 박 대표의 연임 기대감이 높아진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달 24일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제가 법률관은 아니지만 상식적으로 봐도 전문경영인들이 판단을 잘못하는 게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불송치 결정이 나오자 업계에서는 고발 당사자인 임종훈 사장의 향후 행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임종훈 사장은 지난 4일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동판 조형물 제막식에 참석해 어머니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누나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글로벌담당 부회장과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임 사장이 모녀와 행보를 같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박재현 대표 등의 고발 건이 2024년 11월 어머니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누나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글로벌담당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당시 제기된 것이고 이후 불송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임 사장이 고발을 취하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그만큼 박 대표와 갈등의 골이 깊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임종훈 사장이 박 대표의 이탈을 원하는 신 회장과 함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주사 4자 연합(송영숙·임주현·신동국·라데팡스)이 지난달 26일 파국을 막기 위해 한미타워에서 전격 회동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한미약품 경영권 갈등은 ‘송영숙·임주현·라데팡스’ 대 ‘신동국·임종훈’이라는 양강 구도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이에 이달 말 열리는 한미약품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박 대표 연임 안건이 올라올 경우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의사결정을 놓고 이사진 간 표대결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한 한미사이언스의 의사결정이 안건 가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은 총 10명이다. 임주현 부회장과 임종훈 사장, 신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은 2023년 말부터 지속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합류했다. 2024년 3월 임종훈 사장과 함께 이사회에 진입한 기타비상무이사 배보경 써드네이쳐 익스피리언스 원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인물은 편을 가르기가 쉽지 않다.
다만 지난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유일하게 부결된 안건의 투표 성향으로 이사들의 지지세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10일 타법인 출자에 관한 건과 관련한 이사회 회의에서 사내이사인 임종훈 사장과 심병화 CFO(최고재무책임자), 사외이사인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대표·신용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 기타비상무이사인 신 회장과 배 원장이 반대표를 행사해 6 대 4로 안건을 부결시켰다.
이들 6명이 다시 뜻을 모으게 된다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결정을 좌우할 수 있게 된다. 사실상 신 회장의 의중대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박 대표 연임 안건이 올라와도 주총 벽을 넘기 힘들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산일로부터 3개월 안에 정기주주총회를 소집해야 하는 만큼 이번 주 중으로 주총 안건을 심의하는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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