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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마을, 회생계획 제출 올해 세 번째 연장…물류도 점포도 흔들린다

임대료 체납으로 물류센터 외부위탁으로 전환…점포 수도 줄어드는데 인수희망자 안 나와

2026.03.26(Thu) 11:09:45

[비즈한국]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초록마을의 자금 압박이 한층 심화된 모습이다. 임대료 체납 여파로 물류센터 사용이 중단됐고, 직영점 역시 순차적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인가 전 M&A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매수자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초록마을의 회생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이 초록마을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3월 26일에서 4월 24일로 한 달 연장했다. 사진=초록마을 홈페이지

 

#유동성 악화, 물류·점포 축소 본격화

 

친환경·유기농 식품 유통업체인 초록마을이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또다시 연장했다. 지난 20일 서울회생법원은 당초 3월 26일까지였던 초록마을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4월 24일로 한 달 늦춘다고 공고했다. 올해 1월과 2월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 연장이다. 업계에서는 초록마을의 회생계획 수립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생절차가 길어지면서 초록마을의 자금 여력은 크게 약화된 모습이다. 최근 초록마을은 법원에 ‘제3자 물류 계약 체결 및 물류비 지급 허가’를 신청했다. 3자 물류(3PL)는 배송과 보관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방식이다. 기존 자체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직접 운영해온 물류 체계를 외부 위탁 구조로 전환한 것이다.

초록마을은 기존 물류센터를 더는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부득이하게 3자 물류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경에는 임대료 체납 문제가 있다. 초록마을은 물류센터를 임대해 사용해왔으나 비용 지급이 지연되며 체납이 누적됐고, 시설 측은 이를 일정 기간 유예해줬다. 하지만 매각 절차 지연으로 상황이 장기화되자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워졌고, 결국 퇴거한 것으로 전해진다.

초록마을은 2022년 정육각에 인수된 이후 외주 중심이던 물류 구조를 자체 운영 체계로 전환한 바 있다. 정육각이 강점으로 내세워온 ‘초신선 배송’ 모델을 접목해 상품 신선도와 배송 품질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자금 여력 약화로 이 전략은 지속하기 어려워졌고, 결과적으로 물류 운영은 다시 외주 체계로 돌아서게 됐다.

점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최근 초록마을은 직영점을 중심으로 전세권 해지와 임대차 계약 해지를 잇따라 신청하며 오프라인 매장 정리에 나선 상태다.

초록마을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직영점은 주요 입지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보증금 규모가 크다. 보증금으로 일부 상쇄가 가능한 점포는 유지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건물주 요구로 퇴거하면서 매장을 정리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정리가 진행 중이며, 향후 점포가 추가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초록마을의 점포 수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초록마을 매장 수는 회생절차에 돌입한 지난해 7월 292개에서 현재 220개로 줄었다. 8개월 만에 약 25% 감소했다.​

 

3년 전 약 900억 원에 정육각에 인수됐던 초록마을은 현재 청산가치가 약 12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사진=초록마을 홈페이지

 

#인수 3년 만에 다시 매물로…몸값 급락

 

초록마을은 1999년 설립된 유기농 식품 전문 유통기업이다. 2009년 대상그룹에 인수됐다가 2022년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고, 온라인 축산물 유통 스타트업 정육각에 인수됐다. 정육각은 자사의 온라인 유통망에 초록마을의 오프라인 경쟁력을 결합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정육각은 초록마을 지분 99.57%를 약 900억 원에 인수했는데, 회사 규모를 고려하면 부담이 큰 투자였다. 정육각은 인수 자금 마련 과정에서 본사까지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육각은 초록마을을 흑자로 전환한 뒤 추가 투자 유치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었다. 문제는 초록마을의 실적이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초록마을의 적자가 이어진 데다 투자 시장마저 급격히 위축되면서 정육각은 추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지난해 7월 정육각과 초록마을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이후 초록마을은 회생계획 인가 전 M&A 절차에 착수하며, 인수 3년 만에 다시 시장에 나오게 됐다.

 

3년 사이 시장의 시선은 확연히 달라졌다. 초록마을은 2022년 매물로 나왔을 당시에도 이미 만성 적자 상태였지만, 인수전은 예상과 달리 흥행했다. 정육각을 비롯해 바로고, 컬리, 이마트에브리데이 등이 인수의향서를 내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반면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식었다. 초록마을은 지난해 12월 인가 전 M&A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추진했지만, 아직 인수자를 확정하지 못했다. 실사는 이어지고 있으나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불과 3년 전 인수전 흥행 속에 약 900억 원에 매각됐던 초록마을은 현재 청산가치가 약 12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비대위는 영업 지속을 위해 채권단 설득에 나선 상태다. 비대위 관계자는 “초록마을이 사라지면 점주들은 초기 투자금과 양도·양수 가치, 생존 기반을 모두 잃게 된다. 생산자 역시 25년간 이어온 판매처를 잃게 되는 상황”이라며 “​유기농 생산자의 주요 판로가 사라지면 친환경·유기농 생태계 전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초록마을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비대위 측은 채권단에 초록마을을 지역 거점 기반의 사회적 연대 플랫폼으로 재구조화하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프라인 매장이 지닌 공동체적 가치와 경험을 자산화해 생산자·가맹점·소비자가 함께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회생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관계자는 “​비대위는 자구책 마련을 위해 투자자를 찾아보고 인수 의사를 타진하며 백방으로 뛰고 있다”​며 “​초록마을의 생존은 유기농 생태계 전반과 맞물린 문제다. 친환경 유기농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와 공공성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주체가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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