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해 국내 7대 건설사 공사 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가 전년보다 1명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중대재해 발생 건수 역시 1건 감소하는 데 그쳤다. 대형 건설사들이 안전관리 강화와 제도 보완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본사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즈한국이 중대재해 발생사실을 공시한 7대 건설사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7대 건설사 건설 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23명으로 전년 대비 1명 늘었다. 건설사별 사망자 수는 현대엔지니어링이 6명(전년 대비 4명 증가)으로 가장 많았고, 포스코이앤씨 5명(2명 증가), 현대건설 3명(1명 증가), GS건설 3명(완전자회사 지피씨 포함, 3명 감소), 삼성물산 2명(1명 증가), 대우건설 2명(5명 감소), DL이앤씨 2명(완전자회사 DL건설 포함, 1명 증가) 순으로 집계됐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현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세종~안성 고속국도 건설 공사현장이다. 지난해 2월 경기 안성시 서운면 교량 공사 중 교량 상판 구조물을 운반하는 장치가 전도돼 교량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노동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해 8월 전도 방지 시설 임의 제거, 무단 장치 이동 등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시공계획과 다른 운전자가 장치를 운전하는 등 전반적인 현장 관리·감독도 부실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중대재해 발생건수 역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7대 건설사 중대재해 발생 건수는 20건으로 전년 대비 1건 줄어드는 데 그쳤다. 건설사별 중대재해 발생 건수는 포스코이앤씨가 5건(2건 증가)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건설 3건(1건 증가), GS건설 3건(완전 자회사 지피씨 포함, 3건 감소), 현대엔지니어링 3건(1건 증가), 삼성물산 2건(1건 증가), 대우건설 2건(4건 감소), DL이앤씨 2건(완전자회사 DL건설 포함, 1건 증가) 순이었다.
중대산업재해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하는 사고를 말한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한편 10대 건설사 중 중대재해 발생 현황을 공시하지 않은 건설사는 롯데건설이 유일하다. 지난해 한국거래소 지침 개정에 따라 상장사는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공시하고 정기보고서에 반영해야 한다. 비상장사는 공시 의무가 없지만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는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사업보고서에 기재했다. 지난해 시공능력 9위 SK에코플랜트는 중대재해가 없었고, 10위 IPARK현대산업개발은 중대재해 2건이 발생해 2명이 사망했다.
중대재해와 관련한 정부 입장은 강경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국무회의에서 “올해가 산재 사망 근절 원년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안전은 의무이고 돈보다 생명이 귀중하다”고 말했다. 올해 3월에는 중대재해를 ‘7대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 중 하나로 재차 언급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중대재해 발생 시 압수수색과 구속 등 강제수사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대형 건설사 중대재해가 좀처럼 줄지 않는 것은 정부의 강경 기조와 건설 현장 현실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건설사들이 본사 안전 점검과 지원을 늘렸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쇼맨십이나 보여주기식 안전 강화 측면이 있다”며 “아무리 중대재해 점검과 처벌을 강화해도 현장 여건이 바뀌지 않으면 사고는 줄어들지 않는다. 작업자가 위험하면 작업을 멈출 권한을 보장하고, 작업자들이 무리하게 일하지 않도록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충분히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
김태한 HLB그룹 바이오 회장 "삼성바이오 10년 노하우로 FDA 승인 자신"
·
공영주차장 태양광, 이대로 가면 민간발전사가 '독식'할 수도…
·
교보생명, SBI저축은행 인수 마무리…대표이사 인선 들어가나
·
[중대재해처벌법 3년] 산재 막을 '작업중지권', 발동 실태조차 모른다
·
[단독][중대재해처벌법 3년] 지난해 10대 건설사 사고재해자, 최근 5년 새 '최고치'
·
[중대재해처벌법 3년] 오늘도 건설 노동자가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