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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 티메프 '할부' 환불 2년 만에…일시불 피해자는 제외

20만 원 이상 3개월 이상 할부만 대상…금감원 "현행법상 일시불 직접 구제 어려워"

2026.06.02(Tue) 15:34:28

[비즈한국] 금융감독원(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결정에 따라 카드사들이 티메프 사태 피해자에 대한 할부금 환불 절차에 착수했다. 피해자들은 2년여 만에 환급 절차가 시작된 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사태 발생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만큼, 서비스 미이용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다시 확보해야 하는 과정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한편 일시불 결제 소비자들은 같은 피해를 입고도 환불 대상에서 제외돼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

 

2024년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 당시 환불을 요구하며 티몬 본사를 방문한 소비자들. 사진=박정훈 기자

 

#여행 항공 숙박 상품 소비자 대상…증빙서류 마련에 진땀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카드사는 티메프 피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환불 절차 관련 증빙 서류 안내 문자를 발송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티메프 관련 분쟁에서 소비자의 할부거래법상 청약철회권 및 항변권 행사를 인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 4월 금감원 분조위는 티메프 피해 소비자들이 카드사를 상대로 제기한 분쟁에서 할부거래법상 청약철회권 행사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미 납부한 할부금은 환급하고, 남은 할부금 지급 의무도 소멸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분조위 결정에 따라 카드사들은 티메프 사태로 여행·항공·숙박 상품을 이용하지 못한 소비자에 대한 환불 및 할부 항변 처리 절차에 착수했다. 환불 대상은 할부거래법상 청약철회권·항변권 행사 요건(20만 원 이상, 3개월 이상 할부)을 충족한 결제 건이다. 카드사는 소비자들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고, 결제 내역과 여행 상품 정보, 서비스 미이용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은 2년여 만에 환급 절차가 시작된 데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사태 발생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만큼, 당시 결제 내역과 여행 상품 정보, 서비스 미이용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티몬·위메프 플랫폼 접속이 어려운 데다, 일부 여행사의 폐업·연락 두절 사례까지 겹치면서, 증빙자료를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일부 카드사는 환불 심사 과정에서 여행사 확인서나 직인이 포함된 서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 사이에서는 여행사가 이미 영업을 중단했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 확인서 발급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피해자는 “여행사는 직인 발급 여부를 내부 검토해야 한다고 하고, 카드사는 확인서가 필요하다고 한다”며 “결국 소비자만 중간에서 서류를 맞추느라 진땀을 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상품을 구매했던 여행사는 이미 폐업하고 상호가 바뀐 상태”라며 “바뀐 여행사에 연락했지만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자료 제공 여부에 확답을 주지 않아 막막하다”고 전했다.

 

한편 일시불 결제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허탈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같은 상품을 구매해 피해를 입고도 결제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카드사 환불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항변권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할부거래에만 인정된다. 이에 카드사들은 법적 근거가 있는 할부 결제 건을 중심으로만 환불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같은 피해를 입었는데 할부 결제자에게만 카드사 연락이 온 것을 보고 허탈했다. 할부 결제를 하지 않은 것이 너무 후회된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행법 체계상 일시불 결제 소비자를 직접 구제할 방안은 사실상 없다”며 “우선 할부 결제 소비자라도 구제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시불 결제 피해자들은 현재 개별적으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에서 소비자와 최종 계약을 맺은 가맹점에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조정안이 나왔지만, 일부 가맹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소송으로 이어졌다”며 “환급 여부는 법원의 최종 판단을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티메프 사태 발발 2년 만에 카드사들이 피해자에 대한 할부금 환불 절차에 착수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환급액 132억 원, 누가 부담할 거냐” 카드사·PG사 갈등도

 

소비자 환불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갈등은 카드업계와 PG업계로도 옮겨붙는 양상이다. 환급 비용을 누가 최종적으로 부담할 것인지를 두고 양측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여행·항공·숙박 할부결제와 관련해 금감원 및 카드사에 접수된 분쟁 민원은 1만 1696건이며 환불 절차가 완료될 경우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환급금은 약 132억 원 규모다.

 

카드업계는 이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티몬·위메프가 카드사와 직접 가맹계약을 체결한 곳이 아니라 PG사를 통한 간접 가맹점인 만큼, 최종 부담은 PG사와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다. 카드사들은 우선 소비자에게 환급한 뒤 PG사에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향후 지급할 정산대금에서 상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PG업계는 책임 전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근거인 할부 항변권은 소비자가 신용제공자인 카드사에 행사하는 권리인 만큼, PG사와 같은 결제 중개사업자에게까지 책임을 확대하는 것은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지난 4월 PG협회는 성명을 내고 “지급결제업계가 티메프 사태 당시 선제적 환불로 수천억 원대 손실을 감내했다”며 “카드업계가 구상권 청구와 정산금 상계를 거론하며 부담을 다시 PG사에 전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카드사와 PG사 간 책임 공방은 티메프 사태 초기부터 이어졌다. 2024년에는 결제 취소와 환불 비용을 누가 먼저 부담할지를 두고 갈등이 불거졌다. 당시에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 등 일부 PG사가 자체 비용으로 소비자에게 환불하면서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이번 카드사 환급을 계기로 공방이 다시 불붙고 있다.

 

금감원은 “할부거래법상 1차적인 책임 주체는 카드사”라며 “PG사는 할부거래법상 책임 주체로 명시돼 있지는 않다. 다만 카드사와 PG사 간 업무계약 관계가 있는 만큼, 양측 간 비용 부담 문제는 별도의 쟁점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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