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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맥 없는 월드컵? 유통업계 '표정' 엇갈리는 까닭

오전 킥오프에 배달업계 '울상', 편의점 '웃음'

2026.06.08(Mon) 13:57:16

[비즈한국] 월드컵이 이번주 금요일 시작되지만 유통가와 배달 플랫폼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낮다. 캐나다, 멕시코, 미국에서 치러지는 경기 일정 탓에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 통상 월드컵은 퇴근 이후 저녁이나 새벽, 주말 오전 등 가족·친구들과 모여 치킨과 맥주를 주문해 함께 응원했다면, 이번에는 주중 오전 경기이다 보니 편의점에 그나마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배달의민족 배달기사 모습. 북중미 월드컵이 곧 시작되지만 아침에 경기가 몰린 탓에 배달 플랫폼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낮다. 사진=최준필 기자

 

#조 2위로 16강 올라가야 그나마 ‘기대’ 

 

북중미 월드컵은 오는 12일 새벽 4시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다. 개최국인 멕시코와 한 조에 속한 한국은 체코(1차전), 멕시코(2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3차전)을 조별리그에서 만난다. 

 

문제는 경기가 치러지는 게 모두 ‘주중 오전’이라는 점이다. 첫 경기는 금요일인 12일 오전 11시(체코), 두 번째 경기도 금요일인 19일 오전 10시, 세 번째 경기는 목요일인 25일 오전 10시에 치러진다. 직장인의 출근과 학생들의 등교가 모두 완료된 ‘평일 오전 10~11시’에 시작된다. 경기가 한창 열릴 시간에 ‘가족 대부분’이 집에 모여 있기 어려운데, 그러다 보니 배달앱 업계는 음주·배달 특수 ‘대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한창 경기가 진행될 시간에 직장인들은 업무를 보고, 학생들은 교실에서 수업을 들어야 할 때”라며 “가족과 친구가 삼삼오오 모여 함께 응원할 수 없다 보니 배달 음식을 시키는 수요도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는 상위 라운드에 진출하더라도 유사하다. A조 1위로 32강 토너먼트에 올라갈 경우 7월 1일(수요일) 오전 10시, A조 2위로 올라갈 경우 6월 29일(월요일) 새벽 4시에 32강전이 열린다. A조 3위로 32강에 턱걸이를 하면 30일(화요일) 오전 5시 반이나 7월 2일(목요일) 오전 5시에 경기가 예정돼 있다. 모두 ‘배달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일정이다. 

 

16강까지 가야 그나마 기대할 만하다. A조 2위로 대진표를 받으면 5일(일요일) 새벽 2시에 경기가 열린다. 하지만 A조 1위로 16강 진출 시에는 6일(월요일) 오전 9시에 경기가 치러진다. A조 2위로 16강전에 올라가야 그나마 토요일과 일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시간대 경기 일정을 받아 ‘배달 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월드컵 시즌마다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주문이 폭주했던 배달 플랫폼 업계지만, 이번 대회에는 마케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배달의민족(배민)이나 쿠팡이츠는 이번 월드컵을 특정한 대규모 프로모션이나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고, 요기요 정도만 브랜드 할인과 포인트 적립을 담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주문 횟수에 따라 커지는 적립 혜택을 중심으로 스포츠 시즌 경기 관람과 함께 즐기기 좋은 메뉴 할인, 승리 기원 특별 적립 이벤트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편의점, 관련 식품 프로모션 대폭 확대

 

배달앱은 기대감이 낮은 반면 오프라인 유통 채널인 편의점과 일부 주류업체들은 기형적인 경기 시간에 맞춘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1인 가구들이 경기 관람 전 편의점 등을 찾아 ‘가벼운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소비 패턴을 고려한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인 편의점은 경기 시간에 맞춰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사진=최준필 기자


실제로 CU가 지난 3월 국제 야구 대회 기간 매출을 분석한 결과, 한국 경기 시작 전 3시간 동안 매출은 전월 대비 평균 20% 증가했으며 경기 직전 1시간에는 최대 45% 이상 증가했다. 특히 주류는 33%, 안주류는 31.4%, 음료는 21.8% 매출이 증가했고, 맥주 매출은 경기 일정에 따라 최대 50% 이상 증가했다.

 

이런 수요를 잡고자 CU는 경기 전후 수요가 집중되는 맥주와 치킨, 안주류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할인 행사를 하는 한편 ‘대한민국 32강 기원’ 응원 이벤트도 진행한다. 세븐일레븐은 즉석조리 먹거리 경쟁력을 앞세운다는 전략이다. 6월 한 달 동안 치킨과 피자 중심의 프로모션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는 축구 열기와 체험형 콘텐츠를 전략을 선택, 플래그십 스토어인 ‘트렌드랩 성수점’을 축구 테마 레고 팝업존으로 꾸몄다. 또 전국 매장에서는 인기 맥주 번들 할인과 함께 한국 국가대표팀 승부예측 이벤트도 진행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월드컵 특수는 치킨과 맥주, 거리응원에 몰렸다면 올해는 흐름이 사뭇 다르다 보니 업계마다 기대감이 다르다”며 “경기 시간이 밤이 아닌 평일 오전으로 잡히면서 출근길 간편식과 점심 먹거리, 사무실·집 시청 수요를 편의점 중심의 유통업계는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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