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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대전]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장세, 다이소 vs 미니소

'소확행' 트렌드 속 매년 최대 실적 갱신…대형마트와 역차별 논란 '숙제'

2018.07.19(Thu) 17:33:30

[비즈한국] 한참 보던 물건을 집었다 내려놓는다. 발걸음을 옮기지만 몇 걸음 못 가 다시 멈춘다. 한눈에 들어온 물건이다. 장바구니에 넣으려 했지만 가득 채운 지 오래다. 결국 바구니 하나를 더 들었다. 

 

지난 18일 A 씨(여·​31)는 집에서 쓰던 가위가 망가져 퇴근길에 저가 생활용품 매장​에 잠깐 들렀다. 양손에 든 장바구니가 제법 묵직해 보인다. “바구니 두 개를 가득 채우면서 쇼핑하는 기분을 한껏 냈지만 3만 원을 넘지 않아 가끔 이렇게 산다. 대형마트만큼 물건도 다양한 데다, 집에서도 가까워 퇴근길에 종종 들른다”고 말했다.

 

적은 돈으로 장바구니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저가 생활용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생활용품 시장은 2008년 7조 원에서 2015년 12조 5000억 원으로 7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그 중 저가 생활용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조 원에서 내년 4조 원대로 급성장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장기 불황을 겪으며 100엔숍 시장이 성장한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저가 생활용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장기불황을 겪으며 100엔숍 시장이 성장한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사진=다이소

 

저가 생활용품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성장 동력 요인 중 하나로 ‘소확행(小確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트렌드를 꼽는다. 1인 가구 증가, 그에 따른 홈퍼니싱(집꾸미기) 열풍 등으로 수요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소확행이라는 ‘가치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 따라붙는다. 가치소비란 가치를 부여하거나 만족도가 높은 소비재는 과감히 구입하고 가치가 낮은 소비재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는 소비패턴이다.

 

소확행은 최근 수년간 소비 트렌드를 이끌었던 가성비와 결은 같지만 확실한 차이가 있다. 그동안 싼 가격에 높은 성능을 갖춘 제품이 소비의 기준이었다면, 이제 가격도 가격이지만 기분 전환을 위한 소비가 이뤄진다. 단순히 많은 양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부터 매장에서 제품을 앞에 두고 들었다 놨다 고민하면서 다리가 아플 정도로 시간을 보낸 소비자라면 구입한 제품에 마음이 끌릴 수밖에 없다. 1만 원 한 장으로도 사치를 부릴 수 있는 곳,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비합리적이고 충동적인 소비가 자유로운 곳이 저가 생활용품 매장이다. 

 

# 1조 원 매출 돌파한 다이소의 고민

 

국내 저가 생활용품 업계 1위는 다이소다. 전국 매장 수는 1200여 개로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치킨집, 커피전문점 브랜드만큼 많다. 최근 성장 속도도 빠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1조 6457억 원이다. 2014년 8900억 원에서 3년 만에 두 배가량 늘었다. 2016년과 비교하면 26%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32.4% 오른 1497억 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이소의 성장 요인으로 제품 구성을 꼽는다. 다이소는 ‘다 있소’와 비슷한 이름처럼 온갖 생활용품을 판다. 주방·미용·인테리어·문구 등 총 20여 카테고리의 총 3만 2000여 가지 상품을 취급한다. 매장 상품은 500원부터 시작해 대부분 1000~5000원대다. 평균 객단가는 7000원가량. 

 

국내 저가 생활용품 업계 1위 다이소. 급성장하고 있지만 주변 상권과의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사진=다이소

 

제품은 협력사로부터 공급받는 것과 함께 생산만 위탁하는 OEM 방식, 개선안을 먼저 제안하고 협력사가 이를 선택하는 방식을 병행한다. 최신 트렌드를 저렴한 버전으로 출시할 수 있는 이유다. 이렇게 공급되는 다이소의 일부 자체제작 상품은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스테디셀러에 오르기도 한다. 

 

다만 제품들의 화려한 색상이나 무늬, 약한 내구성 등은 단점으로 꼽힌다. 싼 가격에 사서 편하게 사용하다 버리고 다시 새로 사는 제품이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다이소 관계자는 “기술력을 가진 570여 곳의 국내 중소 제조업체 등이 주요 제품을 공급한다. 가격뿐만 아니라 이제는 품질, 품목 등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유통기업과 달리 규제를 받지 않아 발생하는 역차별 논란은 다이소에게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이 받는 출점 제한, 영업시간·의무휴업 규제가 다이소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 다이소의 급성장이 유통기업 규제 강화 움직임과 겹치면서 이케아와 함께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반경 1km 이내에 전통시장이 있으면 상인들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영업 승인은 별개 절차다. 반면 8층 건물 전체를 매장으로 활용(서울 명동점)하는 등 최근 대형매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다이소는 상인들과 협의할 의무가 없다. 의무 휴업이나 영업시간 규제도 없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 대상에 다이소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적합업종 대상으로 논의되는 품목은 문구 등이다. 최근 정부 산하 연구 기관인 중소기업연구원은 대형 전문 유통 매장들을 대상으로 규제 적정성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연구 대상 매장으로 이케아와 다이소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이소 관계자는 “정부 정책과 별개로 주변 상권과 겹치는 품목을 줄이고 개점할 경우 상생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무인양품+유니클로+샤오미​ 미니소만의 색깔은?

 

다이소가 독주하고 있는 저가 생활용품업체에 드디어 도전자가 등장했다. 일본과 중국 합작 브랜드인 ‘미니소’다. ‘미니멀리즘을 판매하는 장소’라는 의미다. 2013년 9월 일본의 미야케 준야 디자이너가 미니소산업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 1호점을 시작으로 24개국에서 15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미야케 디자이너는 2014년 중국과 홍콩 자본에 대주주 지분을 넘겼다. 현재 본사는 홍콩에 있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2조 원이다.

 

한국 첫 매장은 2016년 8월 서울 신촌에 들어섰고 최근까지 점포수를 56곳으로 늘렸다. 지난해 매출은 550억 원이다. 2016년과 비교해 1471% 늘었다.

 

몸집을 빠른 속도로 키우고 있는 미니소. 사진=미니소

 

미니소는 2만여 개의 제품을 진열대에 올려놓고 있는데, 다이소와 같이 생활용품 대부분이 5000원을 넘지 않는다. 뷰티·가구·문구 등의 제품도 판매하지만 이어폰, 블루투스 스피커, 드론 등 전기·전자제품 비중이 크다. 가격은 1만~3만 원대. 미니소의 스테디셀러 역시 전자제품이다. 판매하는 제품은 대부분 자체제작 상품이다. 800명의 자체 연구·개발(R&D) 인력이 매달 200여 개의 신제품을 디자인하고 협력 공장 700곳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매장과 제품은 실용성을 강조한 단색 위주의 깔끔한 디자인을 앞세운다. 다만 업계에선 이러한 외형을 두고 “​무인양품과 유니클로, 샤오미를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 강하다”며 “​국내에선 저가 생활용품 업계의 후발주자​라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미니소만의 독특한 색깔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니소는 지난해 2021년까지 700여 개 매장을 열고 매출 1조 원 달성 계획을 공개했다. 다이소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는 만큼 주변 상권과 협력 문제 등도 함께 풀어야 한다. 미니소 관계자는 “출점 속도를 조절하면서 기존 매장의 관리·감독을 챙기는 등 외형과 함께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상현 기자 m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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