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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라이벌 열전] '동병상련 햄버거맞수' 롯데리아 남익우 vs 맥도날드 조주연

'황각규 라인' 남익우 대표, 첫 한국인 조주연 대표 '매출부진' 같은 고민

2018.08.08(Wed) 10:18:32

[비즈한국]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는 최근 수년간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불거진 햄버거병 사태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강해졌고, 경기불황에 따른 매출 감소 등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당장 우려할 수준은 아니더라도 회사 차원에서 위기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업계 전통 맞수로 불리는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는 각각 1979년과 1988년을 시작으로 30~40년간 배달서비스, 드라이브스루 등 서로를 벤치마킹하며 업계 ‘강자’로 군림해왔다. 최근 경쟁업체의 성장과 업계 전반의 침체로 롯데리아와 맥도날드의 고민도 깊은 상황. 두 업체를 이끄는 CEO들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남익우 롯데지알에스 대표(왼쪽)와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 사진=롯데지알에스·한국맥도날드


# ‘광고·홍보·마케팅’ 전문가, 남익우 롯데지알에스 대표

   

1962년생인 남익우 대표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증권, 대홍기획을 거쳐 1999년 롯데리아(현 롯데지알에스)에 합류했다. 광고회사 출신인 만큼 롯데지알에스에서 광고, 홍보는 물론 롯데지알에스의 마케팅, 영업 및 경영지원부문장을 수행했다. 2012년 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뒤 롯데정책본부 운영실 운영1팀장, 2017년에는 롯데경영혁신실 가치경영1파트장, 롯데지주 가치경영1팀장 등을 거쳐 2018년 1월 롯데지알에스 대표로 취임했다. 

 

남익우 롯데지알에스 대표. 사진=롯데지알에스


그룹 컨트롤타워 조직에서 주로 식품계열사 경영지원 등의 업무를 맡아온 이력이 외식사업을 영위하는 롯데지알에스의 주력 사업과 부합한다고 평가된 점이 이번 인사의 결정적인 근거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정책본부에 몸담기 전 롯데지알에스의 전신인 롯데리아에서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한 이력 또한 대표 선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남 대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수감 이후 오너공백 사태를 수습하고 있는 그룹 2인자 황각규 부회장과 마산고 선후배 사이로 대표적인 ‘​황 라인’​으로 불린다. 2012년부터 정책본부 경영혁신실 가치경영팀장을 맡은 남 대표는 롯데지주 설립의 일등 공신인 황 부회장을 보좌한 인물이다. 지주사 설립 후 가치경영 1팀장을 맡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남 대표는 직원들과의 직접 소통을 강조하며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직원들을 질책해 성과를 내기보다는 남다른 추진력으로 직원들을 이끌고 성과를 내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다. 실제 남 대표는 취임 후 전국 롯데리아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지방을 도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3월에는 롯데리아 가맹점중앙협의회와 롯데리아 전국가맹점협의회 등 동반성장 상생협약식에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4월에는 롯데리아는 물론 엔제리너스커피 등 롯데 외식업체 가맹점주들을 초청해 비전과 목표를 전달하고 소통 의지를 밝혔다.

     

​남 대표의 소통 의지와 달리 ​롯데지알에스는 수년 전부터 매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지알에스의 지난해 매출은 2016년 대비 3.1% 떨어진 1조 896억 원에 그쳤다. 또 주요 가맹 브랜드와 해외사업의 전반적인 부진으로 2016년 65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적자로 돌아서 76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5년부터 3년 연속 ​순손실이 났다. 롯데리아는 별도 기준으로 지난해 907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3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영업외손익 부문에서 411억 원의 적자를 보며 순손실 312억 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보여주기식 ‘가맹점 상생협력 방안’이 아니라 가맹점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획기적인 방안을 남 대표가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롯데지알에스의 가맹사업은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롯데리아의 가맹점수는 지난해 1350개에서 1348개로 이탈 현상이 눈에 띄지는 않지만, 점포당 연평균 매출액은 평균 8억 원, 7억 3910만 원, 7억 2270만 원 순으로 최근 3년간(2015~2017년) 감소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지알에스 매출에서 롯데리아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현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올해도 좋은 실적을 기대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남 대표가 새 수장이 될 당시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등 각 외식산업 브랜드의 자체 경쟁력 강화와 해외사업에 힘쓸 것으로 예상됐었는데, 취임 반 년밖에 안 지나긴 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움직임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사내 첫 여성 대표이자 내부 출신,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

 

한국맥도날드를 이끄는 수장 조주연 대표는 1969년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생활미술과를 졸업했다. 이후 고려대학교에서 산업 디자인 석사를 취득한 뒤 미국 일리노이공대에서 디자인 전략기획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LG전자 디자인팀을 시작으로 미국 아더 앤더슨, 한국 및 미국의 모토로라 등에서 다양한 요직을 두루 거쳤다.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 사진=한국맥도날드


조 대표가 한국맥도날드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11년 마케팅 총괄 전무로 합류하면서부터다. 그는 마케팅 전무에 이어 2013년 한국맥도날드 마케팅 총괄 부사장을 역임하며 다양한 플랫폼과 메뉴를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고객 마케팅 및 서비스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패스트푸드의 부정적 인식 개선을 위해 2013년부터 진행한 ‘내셔널오픈데이’가 대표적 사례로 불린다. 

   

부사장 시절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를 발판으로 조 대표는 2016년 1월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조 대표는 1988년 한국맥도날드가 문을 연 이후 첫 여성 사장이자 내부에서 발탁된 첫 대표이사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이전까지는 션 뉴튼(2010~2013년), 조 엘린저(2013~2015년) 등 외국인 대표가 한국맥도날드를 이끌었다. 조 대표는 취임 당시 “국내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본으로 고객과 소통하겠다”며 “고객들에게 행복한 일상을 선사할 수 있도록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지난 2년여 동안 보여준 행보는 조 대표의 말과 반대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한국맥도날드는 올해 들어 핵심상권을 포함한 20여 개 매장을 철수했다. 핵심상권인 서울 신촌점, 관훈점은 물론 정동점, 서울대입구점, 사당점, 용인단대점, 암사역점, 애오개점, 천호이마트점, 부산서면점 등이 이미 자취를 감췄다. 

 

아울러 조 대표 취임 후 한국맥도날드는 3년 연속 제품 가격을 올렸다. 취임 직후인 2016년 2월, 2017년 1월, 올해 2월 등 세 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했다. 반면 2005년부터 이어진 맥런치 서비스를 폐지하고 일부 메뉴를 단종시켰다. 한국맥도날드는 맥런치 서비스 대신 빅맥, 더블불고기버거, 슈슈버거 등 3종의 메뉴를 24시간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는 ‘맥올데이 세트’를 선보였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한국맥도날드의 수익성은 몇 년 전부터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맥도날드 영업이익은 2013년 117억 원에서 2015년 20억 원대로 급감했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308억 원에서 마이너스 131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율도 지난 4년간 2~4%대를 겨우 웃도는 실정이다. 

 

2017년엔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사태까지 겹치며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인 가운데 매출 악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는 유한책임회사로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매출이 전년 대비 20~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업계에선 잇따른 폐점과 가격 인상, 서비스 폐지 등의 최근 행보를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 같은 수익성 개선 정책을 두고 재매각을 위한 몸집 줄이기 혹은 한국 시장 철수 검토라는 추측도 나오는 형국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햄버거병 사태 이후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하게 타격을 입은 것도 사실이고, 경쟁업체들의 등장으로 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앞으로도 고전할 수 있다”며 “조 대표 취임 후 기업매각 시도가 이뤄졌던 만큼, 올해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국맥도날드는 조 대표 취임 첫해인 2016년 매각 작업을 진행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해 불발된 바 있다. 당시 5000억 원에서 6000억 원에 육박하는 높은 매각가가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맥도날드 측은 “올해 폐점한 매장의 경우, 임대료가 많게는 3~4배 오른 곳도 있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수익성 위주 정책을 철수설로 보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매각 의사는 없고 한국에서 계속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김상훈 기자 ksangh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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