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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튜브] '늘스타'가 털어놓은 항공승무원의 비밀 셋

환상 속 승무원의 고뇌와 보람 가감 없이 전달…속 시원한 말솜씨에 빠져들어

2019.04.16(Tue) 17:07:22

[비즈한국] 유튜브 전성시대다. 정치사회적 파급력도 대단하거니와 학습, 취미, 실용, 오락 등 무궁무진한 정보가 있다. 개인적으로도 TV보다 유튜브를 많이 보게 됐다. 40대 남자로서 유튜브의 유용한 채널들을 소개해 본다.

 

유튜브 채널 ‘늘스타’는 BJ의 이름 ‘김하늘’의 마지막 글자를 딴 명칭이다. 늘스타는 국내 최대 A 항공사 승무원 출신으로, 지금은 카페를 겸한 책방 운영자로 간간이 책소개를 곁들이지만 승무원의 세계에 대한 콘텐츠를 주로 만든다.

 

늘스타의 콘텐츠는 군더더기가 없고 주제도 ‘승무원들의 발냄새 관리법’처럼 구독자가 알고 싶은 내용을 가감 없이 선택한다. ‘아재튜브’가 늘스타 채널 중 가장 관심 있게 본 세 가지 콘텐츠를 소개한다.​

 

 

늘스타는 국내 최대 항공사 승무원 출신으로, 시원시원한 말솜씨와 눈길을 끄는 주제 선정이 돋보인다. 사진=유튜브 채널 늘스타 캡처


# 승무원은 왜 유니폼을 입고 출근할까

 

저가항공사가 없던 과거에는 항공사가 돈을 잘 벌었고 공항에 승무원을 위한 라커도 마련해 주었다. 승무원은 사복으로 출근해 공항에서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항공사의 경영이 빠듯해지면서 8000여 명(A 항공사 승무원 수)이나 되는 승무원의 라커룸을 제공할 수 없게 되었고, 승무원들은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게 되었다.

 

유니폼을 입으면 태도가 조심스럽다. 공항버스를 타고 자리에서 잠을 자면 굳이 그걸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사람이 있다. 침까지 흘리면 치명적이다. 다리를 꼬면 건방져 보인다는 소리도 듣는다. 승무원으로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승무원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끈 아이템이 있다. 일본 패스트패션 U 브랜드에서 나온 얇은 롱패딩을 입고 지퍼를 끝까지 올리고 후드를 쓰고 마스크를 착용하면 승무원인지 알아볼 수 없게 된다. 롱패딩을 돌돌 말아 접으면 주먹 두 개 크기로 압축되므로 가방에 넣으면 깜쪽같다. 

 

항공사로서도 승무원이 유니폼을 입고 다니면 걸어 다니는 광고판으로 항공사의 이미지를 개선시킬 수 있고, 젊은 여성들이 이를 보고 항공사에 많이 지원하게 되는 효과도 누린다. 

 

# 승무원에게 명함을 주면 연락 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마음에 드는 승무원에게 명함을 주면 연락 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늘스타의 결론이다. ‘승무원’이 아니라 ‘여자’의 입장에서 명함을 받으면 ‘얼마나 많은 승무원들에게 명함을 뿌렸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명함을 준 사람에게 신뢰감이 안 든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명함을 받는 것을 거절하지는 않는다. 거절할 경우 기분이 나빠진 승객이 컴플레인(complain·민원)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함을 받으면 기분이 좋은 한편 부담스럽기도 하므로, 예방 차원에서 친한 승무원들끼리 ‘우정반지’를 함께 맞춰 비행 시 왼손 약지에 끼우기도 한다. 그럼에도 명함을 주는 사람이 있다. 갤리(galley·항공기 내 주방)에 있는 승무원에게 직접 명함을 주며 “연락을 주실 수 있겠느냐”며 말을 걸기도 하는데, “저 남자친구 있어요”라고 대답을 하면 “나도 마누라 있어요”라고 하는 황당한 승객도 있다고.

 

그럼에도 늘스타는 딱 한 번 연락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때가 있었는데, 의료봉사를 다녀오던 한 승객의 외모·매너가 좋아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그가 직접 갤리에서 명함을 주며 연락을 부탁했을 때다. 그러나 늘스타는 그때 남자친구가 있어 연락을 하지는 못했다고 털어놓는다. 주변에 승무원과 결혼한 사람들은 지인의 소개로 만나는 것이지 비행기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늘스타는 설명한다.

 

# 승무원은 얼마나 벌까

 

늘스타는 “A 항공사만큼 보수를 많이 주는 항공사도 드물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늘스타가 재직한 A 항공사의 경우 입사 후 2년 동안 인턴을 거쳐 정직원(SS·Stewardess)이 되면 월 300만 원, 연봉 5000만 원을 받는다. 이후 4년제 대학 졸업자는 2년 뒤, 2년제 대학 졸업자는 4년 뒤 보조사무장(AP·Assistant Purser) 승진 연한이 도래하는데, 보조사무장이 되면 월 400만 원, 연 6000만~6200만 원을 받는다.

 

이후 사무장(PS·Purser)으로 진급하면 연 700만 원 이상, 2급 사무장(SP·Special Purser)은 연 8000만 원, 1급 사무장(CP·Chief Purser)은 연 8000만~9000만 원 이상을 받는다. 1급 사무장으로 정년 55세에 이르면 연봉 1억 원이 넘기도 한다. 다만 소수의 승무원만이 1급 사무장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 토익은 900점 이상이고 제2외국어로 일본어 또는 중국어까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서비스평가도 최고점이어야 한다. 

 

 

이외에도 각종 수당이 많다. 기내판매성과급, 안전사고가 없을 경우 안전성과급이 주어진다. 홀수달에는 기본 급여를 주고 짝수달에는 상여금 100%가 더해져 평달의 두 배를 받게 된다. 설·추석 상여금으로 각 100만 원, 해외 체류비로 월 30만~60만 원이 달러로 지급된다. 

 

돈은 잘 벌 수 있지만 눈앞에 보이는 것이 많아서 씀씀이도 크다. 명품을 구매하기도 하고 미술품을 사기도 하며 소소하게 쇼핑을 많이 한다. 감정노동에 허리디스크가 올 확률이 높지만 55세 정년이 보장되고, 2년의 산전산후 육아휴직이 주어지고, 김포·인천의 사택도 주어져 돈 모으기는 용이하다. 승무원 부부가 사택에 살면서 각 5000만 원씩 합쳐 연 1억 원씩 저축해 3년 뒤 아파트를 산 사례도 소개한다.

 

앞서 소개한 세 가지 외에도 비행 중 만난 최악의 진상 고객, 최고 매너 고객, 비행기에서 연예인 만난 이야기, 비행기에서 전 남친 만난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2016년 8월 11일 개설된 늘스타의 구독자수는 1만 4303명, 총 조회수는 143만 회다(16일 오후 4시 기준).​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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