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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신소재 그래핀, 증시에선 자칫 꿈만 꿀라

관련주 급등락에 전문가 "기술력 있다고 해서 매출 연결 안 돼" 신중 조언

2019.06.10(Mon) 13:58:10

[비즈한국] 지난 4월 초만 해도 한 주당 1000원에 거래되던 국일제지. 이후 한 달 만에 3배 넘게 오르더니, 지난 5월 초에는 4565원에도 거래가 이뤄졌다. 최근 주식 시장에서 가장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그래핀 테마주’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잠시 상승세가 주춤한 6월 10일에도 3500원 대에서 거래가 이뤄질 정도로 기대감이 높은데, 그래핀에 대해서 더 많이 분석한 후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월만 해도 3000원 대에 거래되던 솔루에타도 ‘그래핀 테마주’로 떠오르며 한 달여 만에 6000원을 넘겼다. 사진=솔루에타 홈페이지


“이제 시장은 또 다른 그래핀 테마주를 찾고 있다. 그래핀이라고 하면 무조건 급등한다. 지금 실적으로 연결되는 게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핀이 새로운 산업군이 될 것이라는 기술적인 기대감은 엄청나다.” 

 

한 상장사 대표의 말이다. 그렇다면 그래핀이란 무엇일까. 연필심에 사용되어 우리에게 친숙한 흑연에서 비롯된 기술이다. 탄소들이 벌집 모양의 육각형 그물처럼 배열된 평면이 층으로 쌓여 있는 구조다.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의 이동이 빠르다. 이러한 전기적 특성과 함께 투명하고 신축성도 뛰어나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 손목에 차는 컴퓨터, 전자 종이 등을 만들 수 있는 차세대 신소재다. 

 

그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한 흐름.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그래핀을 ‘꿈의 신소재’라고 부르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핵심 물질”이라고 밝혔을 정도다.

 

자연스레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바이오, 암호화폐(가상화폐) 등이 주된 투자처였다면, 조금씩 그래핀 관련 주식으로 관심이 몰리고 있다는 평이다.

 

앞서 언급한 국일제지가 대표적이다. 국일제지는 그래핀 관련 자회사가 4인치 웨이퍼 그래핀에 이어 8인치까지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다. 4월만 해도 3000원 대에 거래되던 솔루에타도 한 달여 만에 6000원을 넘겼고(최고가 6440원), 1000원 초반에 거래되던 엑싸이엔씨도 3000원에 육박하는 등(최고가 2960원) 그래핀 관련 기술주들이 5월 초부터 비슷한 급등세를 연출했다.

 

국일제지는 그래핀 관련 자회사가 4인치 웨이퍼 그래핀에 이어 8인치까지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다. 국일제지 기업설명회 자료. 사진=국일제지 홈페이지


앞서의 상장사 대표는 “최근 그래핀 관련 기술에 관심이 상당하다보니, 관련 기술을 가진 회사들에 투자하는 것에 관심 갖는 기업들이 많다”며 “디스플레이 등 워낙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보니 사업 관련성이 없다면 ‘투자’라도 하려는 돈 있는 기업 대표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증권업계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아직 매출로 연결된 부분이 없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그래핀 테마주’라고 무조건적으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한 주식 투자 전문가는 “최근 그래핀이 각광받고 있지만, 기술력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2년 전 블록체인과 같다. 주목받고 실제 많은 부분에 도입될 것은 맞지만 지금 당장 ‘어디가 앞서 있다’고 얘기하기 힘들 정도로 기술 개발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급등했던 국일제지 주가도 상승세를 지속하지 못하고 등락을 거듭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 등으로 실제 이어지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의 전문가는 “기술 기대감은 상당하지만, 이를 매출로 연결한 곳은 드물고 있다 해도 수십억 원 규모도 안 된다”며 “몇몇 기업들은 상관이 없는 업체인데도 주가 상승을 위해 그래핀 관련 기술 보유 업체 인수 등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핀 관련주라고 무조건 투자해서는 쪽박을 찰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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