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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전쟁] 꼬꼬면은 사라지고, 허니버터칩은 남은 이유

대만 카스테라-식빵, 꼬꼬면-허니버터칩…시장을 키우는 붐과 포화시키는 붐은 '범용성' 차이

2019.06.18(Tue) 17:27:36

[비즈한국] 어떤 상품과 아이템이 유행을 타고 붐을 맞으면 수많은 소비자가 관련 상품을 소비하기 위해 몰려든다. 그러나 붐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모든 붐은 언젠가는 가라앉는다. 

 

대만 카스테라, 벌집 아이스크림 등은 가라앉은 붐의 대표 사례다. 2014년에 전국 슈퍼마켓과 SNS를 달궜던 허니버터칩 열풍 또한 2015년 들어서 가라앉았다. 2000년대에는 그야말로 카페 붐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많은 카페가 등장했다. 지금은 그런 프랜차이즈 카페의 열기가 식은 상태다.

 

2014년에 불었던 허니버터칩 열풍은 이듬해에 가라앉았다. 그러나 소비자층이 넓어 붐이 가라앉은 이후에도 대중성 있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이종현 기자

 

붐은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근대에 전 유럽을 강타한 카페 붐으로 인해 유럽 도시에는 커피하우스가 넘쳐났고 당대의 지식인들이 논쟁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장소이자 비즈니가 이루어지던 장소가 되었다. 후추를 비롯한 향신료 붐은 유럽인들이 아프리카를 돌아 아시아로 오는 먼 항해를 하게 만든 원동력이었으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붐은 경제사, 금융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표 버블 중 하나다.

 

어떤 붐은 상품의 대중화를 낳는다. 카페 붐은 커피를 전 국민에게 대중화시켰으며 후추 붐은 이후 후추를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인기 있는 향신료로 만들었다. 튤립 붐은 네덜란드 하면 사람들이 풍차와 함께 튤립을 떠올리게 했다. 허니버터칩은 1970년대, 80년대에 탄생한 과자들이 장악한 스낵과자 시장에서 유일하게 강세를 보이는 ‘젊은’ 과자다. 

 

이와 반대로 붐이 일었다가 그냥 사라져버린 상품도 있다. 앞에서 언급한 대만 카스테라와 벌집 아이스크림이 그 대표적인 예다.

 

똑같이 붐이 일었음에도 왜 어떤 제품은 모두가 사용하는 보편적인 물건으로 자리잡는 반면 어떤 제품은 그냥 사라지고 마는 것일까? 

 

자영업용 아이템들만 사라진다고 보기엔 식빵의 사례가 존재한다. 한때 뜨거웠던 식빵 붐은 사그라져 열기가 옛날 같지 않지만, 고급 식빵이 완전히 시장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 붐을 타고 등장했던 식빵 전문점들은 비록 그 수는 줄었을지언정 여전히 좋은 식빵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반면 꼬꼬면 같은 상품은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붐 이후에 대중화되는 아이템과 사라지는 아이템은 먼저 범용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커피는 가장 범용성 높은 음료 중 하나다. 기본적인 커피만 하더라도 추출 방법에 따라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나오며 각각 다른 커피로 취급된다. 여기에 고온 고압으로 커피를 추출한 에스프레소는 이후 이 에스프레소를 활용한 수많은 파생상품을 탄생시켰다.

 

후추 또한 범용성 측면에서 다른 모든 향신료를 압도하는 특성을 보인다. 다른 향신료들은 요리에 따라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후추는 거의 모든 요리에 잘 어울린다. 고기 요리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우리나라 국물 요리에서는 곱게 간 후추를 마지막에 뿌려 먹기도 할 정도다.

 

대만 카스테라, 벌집 아이스크림처럼 붐 이후에 소멸한 아이템들은 이런 범용성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면모를 보인다. 특히 대만 카스테라는 범용성 측면에서 같은 빵류인 식빵과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식빵은 붐 이전에도 수요가 높았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단지 식빵 전문점들은 그렇게 일반화된 식빵의 품질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 범용성은 유지한 채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이다.

 

꼬꼬면은 개발 과정이 방송을 타면서 붐이 일었지만, 소비자들에게 상품 자체가 가진 효용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해 이후 급격하게 관심이 식었다. 사진=박은숙 기자

 

이처럼 매우 높은 범용성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파생상품이 뒷받침되는 상품은 그만큼 많은 사람의 취향을 아우를 수 있고 그만큼 많은 수요가 뒷받침되기에 붐 이후에도 대중화되어 사람들에게 소비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공산품은 기본적으로 소비자층이 넓기에 붐이 발생한다면 붐이 가라앉은 이후에도 대중성 있는 상품으로 확고히 자리할 수 있다. 허니버터칩은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꼬꼬면은 왜 붐이 가라앉은 이후에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했을까? 꼬꼬면의 개발 과정이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그로 인한 궁금증이 붐을 만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방송을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은 얻었지만, 소비자들에게 상품 자체가 가진 효용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해 이후 급격하게 관심이 식어버린 것이다.

 

어떤 상품이 붐을 일으킬 때는 붐이 가져다줄 이득뿐만 아니라 그 이후를 여러 모로 고려하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가급적이면 붐 이후에도 대중화할 수 있는 상품을 취급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필자 김영준은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를 졸업 후 기업은행을 다니다 퇴직했다. 200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에서 ‘김바비’란 필명으로 경제 블로그를 운영하며 경제와 소비시장, 상권에 대한 통찰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자영업과 골목 상권을 주제로 미래에셋은퇴연구소 등에 외부 기고와 강연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 ‘골목의 전쟁’이 있다.

김영준 ‘골목의 전쟁’ 저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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