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현대자동차 노사가 8년 만에 임단협 무분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27일 하언태 현대자동차 대표이사(부사장)와 하부영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 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는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관에서 열린 21차 본교섭에서 2019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잠정합의안은 9월 2일 노조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가결되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임금 4만 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일시금 성과급 150%+320만 원(전통시장 상품권 20만 원 포함), 임금체계 개선에 따른 미래 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200만~600만 원 근속기간별 차등 지금 및 우리사주 15주) 등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임단협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국가적 위기 상황을 고려해 관행적 파업을 지양하고 조기 타결에 집중, 8년 만에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노조 측도 28일 소식지 ‘쟁의대책위-호외’를 통해 “2018년 영업이익 530억 원 적자(비연결 기준), 일본 경제 보복으로 인한 국민적 여론 악화, 지난 수차례 요구했지만 풀지 못했던 요구안(통상임금, 정년연장, 인원충원, 해고자 복직 등)이 큰 산처럼 느껴졌지만, 조합원에게 많은 부분을 돌려주기 위해 기아차지부와 긴밀한 공조, 연대에 힘썼고 그 결과 2018년 현대차의 경영성과 마이너스 성장에도 불구하고 일정 정도의 성과금과 일시금을 쟁취할 수 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노사는 특히 7년간 이어온 임금체계 개선에도 전격 합의했다. 상여금 750% 중 설·하기휴가·추석에 50%씩 지급하는 것을 제외한 600%를 ‘격월 100%’에서 ‘매월 50%’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산입돼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최저임금법 위반 소지도 해소했다. 600% 중 상여OT(over time)를 제외한 504%가 통상임금에 산입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노조는 ‘회사 경비 지원된 체육대회’를 재해기준에 포함, 자녀가 출산시 휴가 5일에서 10일로 확대, 자녀 출생 시 휴가 30일에서 90일 이내로 확대 등의 노동안전 및 복지후생 합의안을 얻어냈다. 사측은 정년퇴직자 및 장기근속자 자녀 우선채용 조항 삭제를 얻어냈다. 노조는 “사문화된 조항으로, 고용세습이라는 국민적 비판과 사회적 통념상의 문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해고노동자 4명의 원직복직은 합의에서 빠졌다. 노조는 “교섭 마지막까지 사측을 압박했지만, 요지부동한 사측의 태도를 보면서 피눈물을 삼키며 이후 집행부의 과제로 넘길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9월 2일 전 조합원 찬반투표에 의해 가결 또는 유보된다. 노조는 소식지에서 “7대 집행부는 국민적 여론을 감안한 사회적 고립과 탈피, 추석 전 타결을 위해 노력을 다했다. 단체교섭을 차기 집행부로 넘기는 악순환을 끊었다. 모든 것에 완벽할 수 없었지만 최대한 파업을 자제하고 그 기간에 협상의 우위를 점할 정책과 대안 마련에 집중했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게 받아들이겠다”고 조합원들의 동의를 구했다.

현대차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급변하는 산업의 패러다임 속에서 위기 극복과 미래 생존을 위한 합의안 마련에 노력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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