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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무산 후 흔들리는 넥슨, 위기의 본질은 '모바일'

1인당 매출 낮은 캐주얼게임 위주 한계, 중국 던파 매출 감소도 타격…사측 "구조조정 없다"

2019.09.11(Wed) 15:59:23

[비즈한국]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이 안팎으로 시끄럽다.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가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 지 일주일 만에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리뷰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9일 이정헌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게임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프로젝트는 경영상의 판단에 따라 중단될 수도, 축소될 수도, 혹은 두세 배 이상 지원이 강화될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며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예고했다.


# 매각 이후 내부 불안감 확산, 구조조정과 인재 영입으로 해결?

 

넥슨은 올해 초부터 회사 매각 건으로 불안한 시간을 보냈다. 결국 시장가격과의 괴리로 매각이 무산되며 조직 개편과 일부 경영진 퇴진, 개발 프로젝트 중단 등 내부 정리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넥슨은 11월에 열릴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불참도 선언했다.

 

넥슨 노동조합이 지난 3일 첫 장외 집회를 열어 사측에 고용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넥슨은 조직 개편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8월에는 기존 PC온라인사업본부와 모바일사업본부를 통합하고 플랫폼별 구분된 조직형태 대신 통합사업본부 산하에 실무그룹을 두는 형태로 바꿨다. 또 막대한 개발비가 투입된 ‘페리아 연대기’를 중단하고, ‘이블 팩토리’ ‘애프터 디 엔드’를 만든 네오플 산하 스튜디오인 ‘스튜디오42’를 해체하는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순차적으로 접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위정현 중앙대 교수(한국게임학회장)은 “김정주 회장의 매각 시도가 내부에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조직 개편 배경에는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며 다음을 고민하겠다는 김 회장의 그림이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위정현 교수는 지금 넥슨이 가진 위기의 본질이 ‘모바일 전환’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넥슨은 모바일 전환이 늦었다. 게다가 유저 1인당 매출이 높은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가 아닌 캐주얼 게임 중심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매출은 1조 원이 넘지만 캐주얼 게임은 그 정도 매출이 나올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내부에서는 남은 변화의 키를 허민 외부 고문이 잡을 것으로 본다. 9월 9일 넥슨코리아는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외부 고문으로 영입한다고 발표했다(관련기사 [핫 CEO] 넥슨 '구원투수'로 등판,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 허민 대표는 넥슨의 간판 게임인 ‘던전앤파이터’를 성공시켰다. 정상원 넥슨 부사장 사임 이후 공석이 된 개발총괄 자리를 허민 대표가 이어 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던전앤파이터 매출이 올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일본 실적도 썩 좋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에 상위권을 유지하던 게임들에 노쇠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허민 대표를 영입한 건 이를 타개할 내부 역량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구조조정 없다’ 발표에도 직원들 불안 여전

 

빠른 변화 때문에 넥슨 직원들 사이에는 불안한 기류가 흐른다. 3일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는 경기도 성남시 넥슨 본사 앞에서 장외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김정주 회장이 지분 매각을 철회한 뒤 조직 개편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우려된다”며 “고용 안정을 보장하라”고 외쳤다.

 

넥슨 측은 ‘구조조정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정헌 대표는 9일 사내 공지를 통해 “넥슨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가치는 사람에 있다”며 “어떤 결정에서도 넥슨이 성장하기까지 함께 땀 흘리며 가장 큰 원동력이 되어준 직원 여러분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 전반의 검토가 필요한 상황은 맞다고 본다. 프로젝트 리뷰를 검토하겠다는 건, 바로 안 되는 프로젝트를 정리하겠다는 선언이다. 프로젝트가 종료된 인원 중 아직 전환배치가 되지 않은 이가 적지 않다. 다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사가 실제 인력감축까지 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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