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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위기 놓인 '현대산업개발'과 '아이파크'의 어제와 오늘

자동차에서 건설로 옮기며 HDC그룹 출범…연이은 붕괴 사고로 최대 위기

2022.02.04(Fri) 17:56:44

[비즈한국] 광주 학동 철거 사고에 이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까지 벌어지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미 학동 사고로 8개월 영업정지를 사전통지 받은 가운데,​ 화정아파트 사고와 관련해 최고 징계인 1년 영업정지를 넘어 ‘등록말소’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아파트 브랜드 순위 7위에 이름을 올린 ‘아이파크’는 두 달 만에 꼴찌인 24위로 추락했다. 잇따른 사고로 재건축 현장에선 아이파크 브랜드가 지워지고 ​HDC현대산업개발​은 퇴출 위기에 놓였다.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사진=박정훈 기자

 

#현대자동차 일궜던 정세영 명예회장,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기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뿌리는 현대자동차다.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은 1967년 현대자동차를 설립해 7년 만에 국산 자동차 최초 독자생산 모델인 현대 포니를 개발해 수출까지 성공하며 ‘포니 정’이란 별명을 얻었다. 쏘나타를 출시한 후 현대차는 급격하게 성장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대우자동차의 삼파전 구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1998년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하고 대우그룹이 외환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몰락하면서 ​이 균형은 ​깨어졌다. 1999년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 45%, 기아차는 26%였으며 현대·기아차의 연간 생산능력은 213만 대로 세계 11위 수준까지 성장했다.

 

1996년 정세영 명예회장은 장남 정몽규 회장에게 현대차 회장 자리를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약 3년 만에 현대자동차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큰아버지 정주영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1998년 12월 사촌형 정몽구 회장에게 현대차 경영권을 뺏긴 것이다.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구조물 붕괴 현장. 사진=임준선 기자


정세영 명예회장과 정몽규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실패하고 1999년 3월 5일 기자회견에서 정몽구 회장의 현대산업개발 지분과 정세영·정몽규 부자의 현대차 지분을 교환하기로 발표한다. 이로써 정세영·정몽규 부자는 자동차 업계를 떠나 현대산업개발을 이끌게 된다. 

 

현대산업개발은 현대건설에서 분리된 한국도시개발과 한라건설이 합병해 1986년 출범했다. 정세영·정몽규 부자는 현대산업개발로 옮기고 나서도 현대차 시절처럼 정세영 명예회장, 정몽규 회장 체제를 유지했다. 2005년 정세영 명예회장이 사망하면서 정몽규 회장 체제가 굳어졌다. 모빌리티 업계에 대한 갈망과 아버지의 뜻을 기리고자 ​정몽규 회장은 ‘포니정 재단’을 설립했다. 모빌리티의 꿈은 2019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도전으로도 이어졌으나 결국 무산됐다. 

 

#HDC그룹 매출 70% 차지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의 몰락

 

현대산업개발은 2001년부터 아이파크 브랜드를 사용했는데, 2021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순위 7위에 오를 만큼 성장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1년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 9위에 올랐다. ​지난해 HDC그룹 매출 5조 2000억 원 가운데 70%인 3조 6500억 원을 벌어들인 핵심 계열사다. 

 

정몽규 회장 체제에서 꾸준히 성장하던 현대산업개발은 2017년 12월 경영 효율성과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인적 분할 계획을 발표한다. 건설 사업 부문과 PC(Precast Concrete) 사업 부문, 호텔과 콘도 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한다는 계획에 따라 2018년 5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설립됐고, 옛 현대산업개발은 HDC(에이치디씨)로 사명을 변경했다. HDC그룹의 탄생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1년부터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21년 6월 광주광역시 학동 4구역 주택개발정비사업장에서 하청업체인 한솔기업이 철거 작업을 하던 도중 5층 건물이 무너져 도로를 덮쳤다. 이 사고로 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매몰돼 승객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와 관련해 1월 12일 울시는 HDC현산에 광주 동구청이 요청한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사전 통지했다. 정몽규 HDC현산 회장은 “이러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전 사적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며 사과했다. ​​

 

재건축을 앞 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현대아파트에 걸린 HDC현대산업개발의 재건축 사업 참여를 반대하는 현수막. 사진=최준필 기자


하지만 불과 7개월 만인 지난 1월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공사 중인 광주 화정 아이파크아파트가 붕괴했다. 공사 현장이 지난 2년 6개월 동안 13건의 행정처분과 14건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HDC현산에 부실시공과 관리 부실 등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이에 대해 정몽규 회장은 1월 17일 사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HDC현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공분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재건축 현장 곳곳에서 가림막에 쓰인 HDC현산과 아이파크 글자들이 지워졌으며,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도 HDC현산의 시공사 참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서울시도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 HDC현산에 “건설업 등록 말소를 포함한 강력한 행정처분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마디로 HDC현산​은 건설업계에서 퇴출 될 위기에 놓였다. 

 

건설업계에서는 HDC현산​이 건설업 등록 말소를 피하더라도 앞으로 신규 사업을 수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관계자는 “건설업 말소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수주한 재건축 현장에서도 퇴출 운동이 이어지는 마당이기에 앞으로 신규 사업을 따내기는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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