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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허니문 이혼 만은 제발" 새 정부 이후 증시는?

'허니문 랠리' 기대감에도 최근 대선, 코스피 상승 폭 제한…과도한 기대는 금물

2022.03.10(Thu) 11:00:06

[비즈한국]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누가 될 것인지 서로 가늠했다. 부동산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주목했고, 주식이나 금융상품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은 이후 증시가 어떻게 될 것인지, 어떤 후보가 당선돼야 자신이 투자한 곳에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이야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각자 셈법을 따지느라 분주했다.

 

뚜껑을 열어본 대선 투표는 우리의 예상보다도 더 초박빙이었다. 출구조사 결과도 방송사에 따라 달랐다. 거의 종이 한 장 차이에 승부가 갈렸다. 그만큼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의 시장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흔히 새 정부가 들어서면 1~2년 간 증시가 호황을 누리는 이른바 ‘허니문 랠리’​ 효과가 이어진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단기적으로 증시가 상승했다. 특히, 직선제로 바뀐 13대 대선인 지난 1987년 이후 대통령 임기 첫 해에는 코스피 지수가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17대 이명박 대통령 때만 제외하면 13대 노태우 대통령부터 19대 문재인 대통령까지 취임 첫해 코스피지수는 평균 20% 이상 상승했다. 이처럼 집권 초기에 허니문랠리가 나타난 것은 새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기 때문이다. 지난 1988년에는 자본 이동 자유화 정책과 서울올림픽 효과가 증시를 끌어올렸다.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후 ‘신경제 100일 계획’​에 이어 ‘​신경제 5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김대중 정부도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 철폐 등의 정책을 내놔 임기 초반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노무현 대통령 때는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경기 활성화 정책 등 단기 부양책이 나왔다.

 

물론 이명박 정부는 747정책, 박근혜 정부는 474비전을 내놨지만,  대선이 증시 상승률에 크게 영향을 끼치진 못했다. 이 때문에 새 정부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돼왔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현재와 같이 외국인의 증시 영향력이 커진 시점은 2000년 이후로 봐야 하기 때문에 최근 4번의 결과로 판단하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이라며 “​최근 4번의 대통령 취임 후 증시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변 연구원은 또 “​과거 대통령 취임 후 증시가 상승했던 사례들도 대통령의 경기 부양 혹은 새로운 정책 기대감이 반영됐다기보다는 세계 경기 호조 내지는 우호적 증시 환경 등의 영향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현재 경기 상황이 긴축적 스탠스를 필요로 하는 만큼 새로운 정책 모멘텀이나 강한 경기 부양 의지가 표출되기 쉽지 않아 대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긴축 등 우리 시장에 놓여있는 변수가 너무 많다. 대선 효과만 기대하고 투자하기는 어려운 시기다. 직장인 A 씨는 “대선 결과를 본 뒤, 글로벌 변수를 따져서 신중하게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코스닥 시장은 어땠을까. 코스닥 시장은 오히려 대선 이후 주가가 부진한 경우가 더 많았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997년 대선을 포함한 5번의 경우에서 대선 1년 후 코스닥 지수가 오른 경우는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 2번 밖에 없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역대 대선 후보들의 공약은 크게 차별화되지 못했다”​며 “​선거공약과 대표 캠페인에는 당시 시대정신이 포함되고, 이후 실제 정책에는 당시 경제와 사회 상황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시대정신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후보들 공통으로 디지털과 탈탄소화 등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기 때문에 누가 되든 벤처를 통한 고용 확대가 예상된다고도 했다.

 

결혼식에서 주례는 신랑 신부에게 “​검은 머리 파 뿌리가 되도록, 죽음이 서로를 갈라놓을 때까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라”​고 당부한다. 누가 대통령이 됐든 허니문 랠리까지는 아니어도 지수가 바닥을 치고 올라올 수 있도록 악재보다는 호재가 계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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