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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드·​와이어·​후크 없앴더니 일매출 10억…유통업계가 여성 속옷에 열심인 이유

GS샵, 브랜드·상품군 2배 이상 늘리고…CJ온스타일, '보디 포지티브' 열풍 이끌어

2022.06.28(Tue) 15:23:42

[비즈한국] 최근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자는 ‘자기 몸 긍정주의(Body Positive)’가 확산하고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언더웨어 트렌드가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패드·​와이어·​후크가 없는 브라렛, 심리스 등 편안함이 기반이 된 ‘입는 속옷’이 인기라는 것이다.

 

홈쇼핑 GS샵의 ‘편안한 속옷’ 판매 방송 화면. 사진=GS리테일

 

#코로나와 자기 몸 긍정주의가 바꾼 언더웨어 트렌드

 

이전에는 후크, 와이어, 레이스 등이 달린 보정속옷과 삼각팬티가 여성 속옷으로 꼽혔지만, 요즘은 다르다. 후크와 와이어가 없는 입는 속옷과 Y존 압박이 덜한 트렁크 팬티 등 ‘편안한’ 속옷이 대세가 됐다.

 

몸을 압박하던 과거의 ‘예쁜’ 속옷 대신 ‘편안한’ 속옷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탓이다. 이는 통계로도 증명한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대부분 착용감, 활동성이 우수한 언더웨어를 찾는 추세로 ‘심리스’, ‘프리컷 브라’ 수요가 많다. 롯데홈쇼핑에서 운영하는 언더웨어 브랜드​ 매출의 40%를 이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에 의하면 홈쇼핑 GS샵이 판매하는 속옷 브랜드는 현재 7개 브랜드, 22개 상품으로 2019년 3개 브랜드, 6개 상품 대비 상품 수가 대폭 늘어나 주력상품이 됐다. GS샵 전체 속옷 매출에서 기능성 속옷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상반기 4%에서 올해는 20%로 늘어났다. 5월 23일 홈쇼핑 방송에서는 특정 브랜드의 기능성 속옷 10억 원어치가 판매됐다. 이 브랜드는 GS샵에서만 코로나 기간이었던 2020년과 2021년 각각 80억 원이 넘는 속옷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1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이 같은 열풍에 아예 편안한 속옷만을 생산하기도 한다. CJ온스타일에서 판매되는 슬로기 언더웨어 제품에는 봉제, 와이어, 후크 등이 전혀 없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보디 포지티브’ 열풍을 이끄는 ​슬로기 제로필 캐미형 제품은 6월 24일 홈쇼핑 방송에서 약 7300세트가 판매돼 6억 원에 가까운 주문이 몰리기도 했다. CJ온스타일에서 란제리 브랜드 ‘비비안’의 여성 사각팬티는 6월 한 달간 주문금액 20억 원을 넘겼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CJ온스타일 미디어 커머스 자회사 다다엠앤씨는 여성 트렁크 전문 브랜드 ‘나른’을 출시하기도 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속옷 선택의 기준이 디자인에서 실용성과 편안함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여성 트렁크 팬티나 기능성 위주 속옷들이 잘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자회사 자주(JAJU)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브라렛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 신장했다. 또한 여성용 사각팬티 중 노라인 보이쇼츠는 지난해 처음 삼각팬티 판매량을 넘어서는 큰 인기를 끌며 올해 스타일 수를 확장했는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와이어가 없는 브라렛, 브라캐미솔과 Y존을 압박하지 않는 여성용 사각팬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이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속옷 코너에는 패드·​후크·​와이어가 없는 브래지어 제품과 여성 트렁크 팬티 등이 줄을 이었다. 20대 여성 A 씨(26)는 “몇 년 전만 해도 여성용 사각팬티가 없어 남성용을 구매했는데, 요즘은 어디서나 쉽게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속옷 코너에 있는 여성용 트렁크 팬티. 대형 마트 등에서 노와이어 브라, 여성용 트렁크 팬티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전다현 기자

 

이 같은 소비 현상을 업계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자는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하고,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편안함을 추구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본다.

 

CJ커머스 관계자는 “보디 포지티브 등 트렌드로 트렁크나 기능성 위주의 속옷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코로나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편안한 속옷을 경험한 여성들이 많아져 계속해서 이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백화점 등 고급 매장까지 확대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등에 비해 백화점에는 동일한 브랜드라도 노와이어, 노후크 등 제품을 찾기 어려웠다. 

 

백화점에서 만난 고객 B 씨는 “편하고 와이어가 없는 속옷을 사고 싶었는데, 그런 상품은 여기(백화점)에 많이 없어 아쉽다”고 전했다. B 백화점 관계자는 “확실히 편안한 속옷들이 트렌드인 것은 맞지만, 백화점에서는 클랙식한 제품들이 주로 소개되고 있어 트렌드와는 조금 다르다”고 설명했다. 

 

#변화하는 언더웨어…심미성에서 ‘기능성’으로, 필수에서 ‘선택’으로

 

편안한 속옷이 대세가 됨에 따라 속옷의 목적이 필요할 때마다 맞춰 입는 ‘기능성’으로 변화하고 있다. 스포츠나 장마철 등 용도에 맞춘 속옷도 잇따라 출시된다. 

 

최근에는 골프 맞춤형 언더웨어도 출시됐다. 늘어난 골프 인기와 기능성 속옷 선호 트렌드가 맞물린 것이다. 속옷 브랜드 비비안은 골프 속옷 ‘노와이어 퓨징 브라’ 등을,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6월 골프 전용 언더웨어를 출시하기도 했다. 

 

휠라 관계자는 “운동 동작에 맞춰 구성한 제품이다 보니 골프뿐 아니라 다른 액티비티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속옷이 더 이상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브라렛 등 편안한 속옷 착용을 넘어 패드가 내장된 티셔츠, 브라캡 런닝, 니플패치 등으로 대체하거나 아예 속옷을 입지 않기도 한다. 20대 여성 C 씨(23)는 “이전에는 심리스 브라를 주로 입었는데, 요즘은 굳이 입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안 입을 때도 많다. 운동할 때 주로 입는다”고 밝혔다. 

 

GS리테일 언더웨어팀 관계자는 “이전에는 볼륨을 강조하거나 모양을 잡아주는 속옷이 유행했지만, 요즘은 소비자들이 남에게 보여주는 용도가 아닌 내 몸이 편안해지기 위한 속옷을 찾고 있다. 이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급격히 확산했는데, 코로나 종식 이후로도 모든 속옷들이 편안함을 기반으로 생산될 것이라 예상한다. 주목할 점은 목적과 상황에 맞게 속옷을 구매하는 경향이 늘었다. 이전에는 속옷이 필수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선택적으로 입는 추세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 속옷은 여성의 몸을 억압하는 것이 아닌 해방하는 형태로 진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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