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검찰총장 나섰지만 주가조작 '부당이득 환수'는 머나먼 길

법 위반자 입증책임, 내부자 고발 인센티브 등 개정안 핵심 내용에 여당서 반대

2023.06.26(Mon) 09:24:27

[비즈한국]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22일 한국거래소를 찾았다. 현직 검찰 수장의 한국거래소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이 주가조작 세력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는 지점이다. 

 

하지만 자본시장에서는 ‘부당이득 환수’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주가조작 세력을 뿌리 뽑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실제로 관련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지만, 여러 반발에 부딪혀 통과되지 못하는 상황. 윤석열 정부가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주가조작 시도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사진)이 한국거래소를 찾아 주가조작에 대한 강력 수사를 강조했지만, 자본시장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통과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이종현 기자

 

#주가조작 처벌돼도 ‘남는 장사’

 

이원석 총장은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만나 불공정거래 조사 및 수사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2일 여의도를 찾았다.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이 총장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는 우리 경제의 바로미터인 자본시장 신뢰를 훼손하고, 특히 소액 투자자를 비롯한 시장참여자의 재산을 약탈하는 중대 범죄”라고 규정한 뒤 “일벌백계로 다스려 한 번이라도 불공정거래를 할 경우 패가망신한다는 인식이 심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또 “시장에선 불공정거래 행위 형량이 낮고 처벌이 가벼워 ‘남는 장사’라는 인식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부당이득 산정 방식에 대해 여러 논란이 있어 생각보다 적정한 형이 나오지 못했다. 산정 방식을 법제화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조속히 본회의를 통과해 부당이득에 해당하는 처벌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 수사로 구속기소 및 징역 5년 형 이상의 중형이 나오고는 있지만, 주가조작으로 벌어들인 돈을 회수하지 못하는 탓에 재범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한 셈이다. 

 

실제로 주가조작 사범들은 검찰 수사-법원 재판을 받더라도 남는 몫이 상당하다. 통상적으로 주가조작을 통해 세력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에 달한다. 이 중 변호사 비용 등 수십억 원을 제외하고 나면, 남는 게 된다. 현재는 주가조작으로 벌어들인 수익 전부가 아니라 이에 활용된 금액만 징수하는 게 보편적이고, 이마저도 특정하기가 어려워 무죄가 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 때문에 횡령 등 다른 범죄로 적용해 환수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원석 총장이 ‘남는 장사’라고 표현하게 적절한 셈이다.

 

#“무죄추정 원칙에 반해” 법원행정처도 반대 

 

문제는 국회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행위 과징금을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책정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상정돼 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 반대로 통과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여당은 부당이득 입증책임을 법 위반자에게 지운 것을 문제 삼고 있다. 개정안에서는 부당이득 산정 방식을 ‘총수입-총비용-제3자 개입 등 별도 사정=부당이득’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중 별도 사정 소명 책임을 주가조작 등 법 위반자에게 지웠다. 검찰이 그동안 부당이득 입증이 어려웠던 지점을 법 위반자에게 입증하라고 한 셈인데, 이를 놓고 국민의힘은 검사에게 혐의 입증 책임이 있다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법원행정처 역시 이 조항에 대해 “피고인에게 입증책임을 전환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고, 무죄추정 원칙에 반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내부자 고발 인센티브 제도도 ‘플리바게닝(검찰 수사에 협력하면 양형 등에서 혜택을 주는 것)’에 해당한다는 게 국민의힘 의견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행위자가 범죄 발각 전 금융당국 등에 자수한 경우 형벌 혹은 과징금을 감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내부자의 진술 없이는 밝혀낼 수 없는 주가조작 사건의 특성을 고려, 내부 고발자를 최대한 이끌어내려는 방법으로 검찰의 오랜 불만을 반영한 조항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조항이 전례가 없다며 반대했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 전주혜 의원은 20일 회의에서 “소위 플리바게닝과 같은 규정인데, 제가 아는 법 상식으로는 이러한 규정을 한 예가 없다”고 반발했다.

 

개정안의 핵심 부분을 여당이 문제 삼으면서 29일 전체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주가조작 사범을 잡으려면 그에 맞는 변화된 법이 필요한데 국회의 통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주가조작 사범들이 계속 활개를 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AI백브리핑⑤] 미·중 주도 AI 기술 전쟁, 약소국은 낄 자리도 없다
· "내 반도 돌려내" 반도건설 상표 무효 심판서 승소
· 상폐 기로에 놓인 이화그룹 3사, 소액주주는 거래 재개 '총력'
· '형님 먼저, 아우 먼저' 농심가 형제들의 가족회사 면면
· '주가 조작과의 전쟁', 이화그룹 수사에 영향 미쳤나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