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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구매도 충전도 현금으로만…아이폰 이용자 소외된 까닭

안드로이드 이용자는 앱으로 다운 받고 현금이체로 충전…아이폰 이용자는 실물 카드 구매 3000원 추가 부담

2024.01.23(Tue) 18:06:23

[비즈한국] 오늘(23일) 서울시 ‘기후동행카드’가 출시됐다. 서울시가 ‘월 6만 5000원 무제한’ 교통카드를 내놓겠다고 밝힌 지 4개월 만이다. 그런데 출시 첫날부터 잡음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아이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온다. 안드로이드 이용자와 달리 아이폰 이용자는 카드 구매가 실물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카드 구매와 충전도 현금으로만 할 수 있다.

 

23일 서울시가 출시한 기후동행카드. 카드는 23일부터 구매 가능하며, 27일부터 사용할 수 있다. 사진=전다현 기자

 

#아이폰 이용자는 ‘현금’으로만 구매 가능해

 

23일 오전 7시부터 기후동행카드가 판매됐다. 사용은 27일부터 가능하다. 6만 2000원 권을 구매하면 30일 동안 무제한으로 서울 시내 지하철, 버스이용이 가능하다. 따릉이(1일 1시간)를 무제한으로 이용하고 싶으면 3000원을 추가해 6만 5000원권을 구매하면 된다. 올해 6월까지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행한다.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구매 및 사용 방법. 사진=서울특별시


서울시는 서울 지역 내 지하철, 서울시 면허 시내와 마을버스, 따릉이를 서비스 범위로 정했다. 만약 서울 내에서 승차하고 서울 외 지역에서 하차하게 됐을 때는 역무원이 별도로 요금을 징수하게 된다.

 

이용 대상자는 구별하지 않는다. 다만 구매와 사용방식은 휴대폰마다 다르다. 기본적으로 IOS(애플) 이용자는 모바일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안드로이드 이용자더라도 버전이 낮은 경우 일부 사용이 불가하다. 즉, 아이폰 이용자는 원천적으로 모바일 사용이 불가능한 구조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를 티머니로 출시했는데, 안드로이드 이용자는 티머니 GO 앱을 다운 받아 등록 후 계좌이체로 구매 가능하지만, IOS 이용자는 실물 카드를 구매해야 한다. 서울시는 실물 카드를 서울 시내 일부 역사 역무실이나 인근 편의점에서 3000원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카드를 구매한 후 역사 내에 있는 무인충전기에서 현금으로 충전하는 방식이다.

 

기후동행카드 실물카드는 서울 시내 일부 역사 고객안전실이나 인근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사진=전다현 기자


출시 첫날 지하철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하는 시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다만, 판매처가 정확히 명시되지 않아 혼란을 겪는 경우도 있었다.

 

코레일유통이 운영하는 서울역 스토리웨이(편의점) 관계자는 “시민들이나 공사 직원들이 많이 와서 기후동행카드 구매를 문의했는데, 전혀 전달 받은 게 없다. 직원들이 와서 판매하게 되면 알려달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오늘 오전 7시부터 판매한다고 하는 데 어디서 판매하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당초 서울시는 역사 인근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고 안내했는데, 여기에 스토리웨이는 포함되지 않는다. 서울시는 별도 페이지로 구매처를 명시하고 있지만, 정확한 위치 표기 없이 ‘2번 출구에서 20m 직진하여 우측 방향’, ‘12번 출구에서 우측 방향으로 10m 직진’ 등으로만 안내하고 있다.

 

기후동행카드 출시 첫날, 구매처와 사용 방법 등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자 서울시 담당자는 홈페이지에 직접 댓글을 달아 설명했다. 사진=서울특별시 홈페이지


역사 내 판매처에서 만난 한 서울교통공사 직원은 “(기후동행카드는)현금으로만 구매 가능하다. 계좌이체나 현금영수증 처리도 안 된다”고 전했다.

 

구매한 실물 카드는 충전단말기에서 별도로 충전해야 한다. 현금으로만 충전이 가능해 6만 5000원 또는 6만 2000원의 현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기후동행카드를 실물로 구매한 아이폰 이용자는 “안드로이드폰은 모바일로 손쉽게 사용 가능하지만, 아이폰은 카드 구매 비용이 별도로 들고, 충전도 현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구조다. 붕어빵 구매도 계좌이체가 되는 시대인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물 구매한 카드는 티머니 홈페이지에 등록할 수 있다. 다만 앱을 통한 등록은 불가능하다. 티머니 관계자는 “아이폰은 NFC 제공이 안 돼 모바일 사용이 불가능하다. 홈페이지에 등록하는 건 분실신고 등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20년 티머니는 아이폰 이용자를 위해 티머니 스티커카드를 출시했다. 스티커카드를 부착하면 앱 등록과 충전 모두 가능하다. 다만 기후동행카드와는 연동되지 않는다. 사진=티머니

 

아이폰 이용자가 온라인으로 교통카드를 충전하는 방식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현재도 아이폰 전용 부착형 교통카드가 존재한다. 2020년 티머니에서 출시한 스티커 교통카드인데, 아이폰에 카드를 부착하면, 안드로이드 이용자와 동일하게 앱에서 충전과 등록이 가능하다. 그러나 기후동행카드는 이런 방식으로는 사용이 불가하다. 앞서 티머니 관계자는 “기후동행카드 운영 방식은 서울시가 정했다”고 전했다.

 

안드로이드나 IOS 이용자 모두 소득공제는 가능하다. 다만 티머니 가입 후 카드를 등록해야 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금으로 구매한 카드 자체는 현금영수증 발급을 안 하는 형태지만, 티머니와 같이 하기 때문에 카드를 사용하면 자동으로 티머니에서 하루 뒤 현금영수증을 발급해 국세청으로 오는 구조다. 그래서 티머니에 본인인증만 하면 소득공제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알고 보니 금수저 카드? 경기·인천 통합은

 

기후동행카드의 외연 확장도 주목된다. 당초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 출시를 예고했을 때 수도권인 경기도, 인천광역시와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기후동행카드는 서울 내에서만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서울시민이더라도 경기도에 직장이 있으면 사용할 수 없는 구조다.

 

현재로서는 통합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22일 국토교통부는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와 합동 기자설명회를 진행했는데, 여기서도 통합 계획이 나오진 않았다. 특히 국토부의 K-패스와 연계한 경기도, 인천시와 달리 서울시는 독자적으로 기후동행카드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대중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 5월부터 K-패스를 출시한다. 최소 20%에서 최대 53%까지 차등 환급하는 방식으로, 전국 전철과 시내버스에서 사용 가능하다. 여기에 경기도의 ‘the 경기패스’와 인천시의 ‘인천 I-패스’는 K-패스와 연계해 지원 상한을 높이고 지원 대상별 할인 폭도 높였다. 이용 지역과 상관없이 경기도민이거나 인천시민이기만 하면 지원 대상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는 다르다. 이용지역도 서울시에만 한정되고, K-패스와는 별도의 사업으로 진행되는 방식이다. 20대 서울시민 A 씨는 “직장이 경기도라서 기후동행카드가 나왔어도 소용이 없다. 서울에 살아야 하고 서울에 직장이 있어야 하는, 생활반경이 서울에 한정된 사람만 혜택을 보는 사업이다. ‘금수저 카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통합 가능성이 낮다. 인천시와 경기도는 국토부에서 하는 K-패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이 사업과는 동떨어져 있다. 기후동행카드는 수도권 주민들을 위한 카드가 아닌 서울시민들을 위한 카드고, 경기도민은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함께 논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 역시 “지방정부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특색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다만, 경기도·인천시·서울시와 함께 관련 용역을 진행하기로는 했다”고 답했다.

 

#청년대중교통비 지원사업 사라지나

 

대중교통비 지원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나면서, 기존 서울시에서 지원하던 ‘청년대중교통비 지원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청년대중교통비 지원사업은 2022년 하반기부터 시행한 사업으로 만19~24세 서울시민 청년들에게 교통카드 이용금액의 20%, 연간 최대 1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진=서울시 청년몽땅정보통 홈페이지

 

이 사업은 서울시 청년지원사업 중 가장 신청자가 많은 인기 사업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 관계자는 “올해 예산은 책정됐지만, 아직 어떻게 진행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올해도 진행할지 검토해야 한다. 작년에만 17만 명 정도가 참여했다. 재작년부터 진행해 온 사업이지만, K-패스에도 환급하는 내용이 있고, 기후동행카드도 출시돼 기존 사업을 그대로 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고 전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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