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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교통망조차 못 뚫는 자, 대통령 자격 없다

2008년 약속, 2025년 배신…17년간 제자리걸음인 수도권 철도망

2025.05.19(Mon) 11:48:27

[비즈한국] 2008년, 위례신도시는 수도권 남부의 핵심 주거지로 구상되며 야심차게 개발이 시작됐다. 그때 함께 발표된 광역교통개선대책은 ‘위례과천선’과 ‘위례신사선’이라는 두 개의 철도망을 중심으로 위례와 서울, 과천, 분당을 연결하는 광역 통합 교통축을 구상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믿었고, 거액의 광역교통분담금을 부담했다. 서울시는 약속했고, 국토부는 계획을 세웠다.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위례신도시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2025년, 우리는 어떤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가. 위례과천선은 아예 위례신도시를 비껴가고 있고, 위례신사선은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민간투자자도 철수했다. 서울시는 재정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하지만, 신속예타 통과조차 장담 못하는 상황이다. 신도시 핵심 교통망이 ‘패싱’되는 상황을 두고, 시민들의 분노는 당연하다. 17년 전 약속은 어디 갔는가?

 

#서울시장도, 경기도지사도, 국토부도 책임 없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지금 이 문제의 책임은 분명히 물어야 한다. 위례는 서울시 송파구와 성남시, 하남시, 과천시 등이 얽힌 복합 행정구역이다. 그러나 이 지역을 관할하는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는 해당 철도망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나 대안을 적극적으로 내놓은 바 없다. 오히려 사업이 표류하자 “경제성이 부족하다”거나 “중앙정부 몫”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묻고 싶다. 서울시장이란 직책은 단순히 시청의 청소 차량을 관리하는 역할인가? 경기도지사는 도청 공무원 인사권만 행사하면 되는 자리인가?

 

수백만 시민들의 삶과 출퇴근 시간을 좌우할 교통망 구축은 지방정부가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시험대다. 그러나 지금껏 해당 지역 단체장 중 누구 하나 이 문제를 자신의 정치적 명운으로 삼고 ‘뚫고 나가려는’ 리더십을 보인 바 없다.

 

#공사비 인상? 수요 부족? 핑계는 많지만, 해법은 무관심을 버리는 것

 

서울시와 국토부가 위례신사선을 민간투자에서 재정사업으로 전환한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부족하고, 사업성이 낮아서다. 하지만 이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위례신사선이 수익이 낮다고 해서 필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수익보다 중요한 것은 공공성이며, 이 노선이 수도권 시민 수십만 명의 삶의 질과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수요 부족도 핑계다. 위례는 수도권에서 가장 젊은 세대가 유입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이며, 인구밀도도 높고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현재 교통 인프라가 받쳐주지 못해 상업시설, 직주근접 효과, 교육 접근성 모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요를 키우는 것이 정책의 목표여야지, 수요가 부족하니 철도도 포기하겠다는 식의 논리는 무능의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광역철도망은 정치인으로서의 비전과 책임감, 능력이 드러나는 시험대

 

도시계획은 10년 단위로 이루어지고, 광역철도망은 20년 단위로 계획된다. 정권이 몇 번 바뀌어도, 시민의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례 관련 철도망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름만 남고 흔적은 사라졌다. 위례신사선은 원래 용산까지 연결될 계획이었지만 신사까지 축소됐고, 위례과천선은 ‘위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위례신도시를 거치지 않게 되었다.

 

이쯤 되면 시민들은 묻는다. "위례신도시는 누구의 도시입니까?"

 

정권은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것이다. 국책 사업이 사업성만으로 판단된다면, 서울 지하철 1호선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하철, 광역철도, GTX, BRT 같은 교통망은 단기 수익보다 장기 전략과 국가 균형발전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대권의 꿈을 말하려거든, 지역부터 챙겨라!

 

최근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모두 대권주자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위례신사선, 위례과천선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5000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시장에서 시작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서울시장이었을 때 ‘뚝심 있게 일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뉴타운 추진, 청계천 복원, 버스전용차선 등 실질적인 시민 삶의 개선이 있었기에 국민은 그의 비전을 ‘실행력’이라 믿었다.

 

하지만 현재의 수도권 단체장들은 어떤가? 책임은 중앙정부에 떠넘기고, 예타 통과 여부에만 매달리는 소극적 행정, 그리고 시민 불편에는 “대안 검토 중”이라는 관료적 언어만 되풀이된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이 수준이라면, 우리는 그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수도권 유권자는 교통망으로 투표한다!

 

수도권 유권자들은 더 이상 정치적 언변이나 이미지로 표를 주지 않는다. “내 출퇴근이 나아졌는가?”, “우리 아이 교육환경이 좋아졌는가?”, “주변 환경이 개선되었는가?” 이 세 가지가 개선되지 않았다면, 유권자는 다음 대선에서 반드시 표로 평가받을 것이다.

 

2025년 현재, 위례과천선과 위례신사선은 그 시금석이 되고 있다. 특히 위례는 서울 송파, 경기 하남, 성남, 과천이 교차하는 핵심 정치 구역이다. 이곳에서 신뢰를 잃은 정치인은 전국에서도 신뢰를 잃는다. 대선을 노린다면, 지금 이 노선을 해결하라.

 

#수도권 공동협의체 구성 필요

 

이 문제는 단순히 서울시나 성남시 하나의 노력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위례교통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서울시, 성남시, 하남시, 과천시, 그리고 국토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수도권 철도망 공동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위례과천선 노선 재조정 (위례 중심부 통과), 위례신사선 예타 보완 및 대체 노선 시나리오 공개, 위례신도시 분담금 사용 내역 전면 공개 및 투명성 확보, 서울시-경기도의 공동 교통기금 신설 검토 등 다양한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제안하길 기대한다.

 

이제부터라도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 과거를 변명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시민과 소통하며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교통이 권력이다. 실력이 없으면, 표도 없다!

 

위례신도시는 부동산 시장만 뜨거운 도시가 아니다. 수많은 젊은 부부, 직장인, 아이들이 이곳에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하지만 17년간 이어진 교통지옥은 이제 ‘정치지옥’이 되었다.

 

교통이 권력이다. 시민들의 시간과 생계를 낭비하게 만든 정치는, 선거에서 심판받아야 마땅하다. 내년 대선을 준비하는 자라면, 위례 교통망을 먼저 해결하라. 그것이 능력 있는 리더 정치인의 자격이 될 것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튜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경기도 부동산의 힘(2024)’​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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