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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까지만 무료?" 삼성 갤럭시 AI, 월 청구서 내밀까

클라우드 비용 부담 해소·소비자 거부감 두고 저울질 …'킬러 AI 서비스'가 유료화 성패 관건

2025.06.25(Wed) 10:38:00

[비즈한국] 삼성전자의 갤럭시폰 AI 기능이 향후 유료화될 것이란 전망 속 ‘영구 무료 제공’ 가능성까지 언급되며 향후 전략 방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갤럭시 AI 지원 제품군의 유의사항 등을 통해 “갤럭시 AI 기능은 2025년까지 무료로 제공된다”고 명시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로 부상한 AI는 삼성,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의 잠재적인 수익 모델로 여겨진다. 비용 문제로 유료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문제는 소비자들의 거부감이다. 고가의 스마트폰 구매자들이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AI 기능에 대해 별도의 비용 부담을 기꺼이 감수할지는 미지수다. 기존 기능이나 다른 AI 서비스와의 차별점이 명확하지 않다면 오히려 시장 매력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폰 AI 기능이 향후 유료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전략 방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월 갤럭시 S25 시리즈가 진열된 서울 삼성 강남. 사진=연합뉴스


#삼성 갤럭시 AI ‘유료화’까지 6개월 남았나

삼성 갤럭시 AI 서비스의 유료 전환 가능성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AI를 공개하면서 올해 말까지만 무료 제공을 보장한다는 점을 고지했다. 지난해 초 글로벌 시장에 배포한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테이스’ 운영 관련 보도자료에 이어 지원 기기 상세페이지 각주에 “갤럭시 AI 기능은 지원되는 삼성 갤럭시 기기에서 2025년까지 무료로 제공된다. 제3자가 제공하는 AI 기능에는 다른 조건이 적용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다. S24 시리즈와 ‘AI폰’ 대중화를 내건 S25 시리즈, 갤럭시 Z6 시리즈, 갤럭시 워치 울트라, 갤럭시 버즈3 프로 등 최신 제품군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일각에서는 또 다른 추측도 제기됐다. 중국 IT팁스터(정보유출자) 판다플래시X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엑스를 통해 “제미나이를 제외한 생성형 편집, 실시간 통화 번역, 글쓰기 도구 등 갤럭시 AI의 모든 기능은 영구적으로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글의 고급 플랜 외에는 지금처럼 추가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 갤럭시 체험존.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외신도 삼성전자의 AI 가격 전략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 사안이 스마트폰 산업 전반의 비즈니스 모델 전환 가능성과 직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애플 역시 자사 AI 시스템 인텔리전스를 유료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CNBC 등에 따르면 최대 월 20달러(약 27000원) 수준의 구독료가 거론된다. 애플은 AI 혁신 측면에서 계획보다 더디다는 평가를 받으며 앞서 챗GPT와의 통합을 예고했던 ‘시리’ 등 핵심 기능 재구축에 들어간 상태다.

갤럭시 AI 출시 시점부터 무료 서비스 기한이 잠정적으로 제시된 셈이지만 아직까지 유료화 여부나 세부 방향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AI 관련 유료화 여부는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유료화’ 배경엔 운영 비용 부담·서비스 수익​화  ​ 

스마트폰 제조사에게 AI는 제품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소를 넘어 장기적인 새 수익 모델로서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기기 판매만으로는 수익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단말기 안에 들어가는 AI 기능 자체가 구독 모델로 전환된다면 서비스 기반 수익화 개선이 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 인텔리전스의 유료 전환 가능성을 거론하며 “애플의 과거 선례를 참고하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계절성 요인이 두드러지는 하드웨어 부문과 달리 서비스 부문은 구독료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AI 서비스의 수익화 여지가 크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1월 서울 종로구 KT플라자 광화문중앙점에 갤럭시 S24 사전 구매고객이 방문한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AI폰을 출시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유료화 논의가 본격화된 배경에는,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운영에 드는 높은 비용 부담이 자리한다. 단말기에 탑재된 로컬 온디바이스 AI 기능은 운영 비용이 추가로 들지 않지만 연산 처리에 한계가 있어 상대적으로 단순한 기능에 주로 쓰인다. 반면 실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은 고급 기능들은 대부분 클라우드 서버를 통한 대규모 API에 의존하는 구조로, 서버 인프라 유지비, API 호출 비용, 기술 제휴에 따른 라이선스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부분 유료화’ 또는 구독 모델 전환을 검토하는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배경이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AI는 사전에 비용을 매기기 어렵고 사용자가 효용을 체감한 후에야 비용 부담에 대한 수용이 가능하다”며 “구글과 애플처럼 자체 플랫폼이나 스토어를 통해 안정적인 소프트웨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과 달리, 삼성은 제조업 중심의 비즈니스 구조를 갖고 있어 운영 비용 충당, AI 서비스 수익 모델 구축에 상대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점도 유료화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만으로 모든 기능을 구현하기보다, 초기 기획 단계부터 외부 생성형 AI 모델과의 연동을 전제로 한 ‘오픈 플랫폼’ 전략을 취해왔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AI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기능 다양성과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이려는 의도다. 동시에 자체 LLM(대규모 언어모델) 개발 역량이나 클라우드 인프라 측면에서 제조사로서의 한계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는 “외부 AI을 연동해야 하기 때문에 운영비 감당이 어려워 장기적으로는 유료화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AI는 유료 서비스라는 이미지를 빠르게 심음으로써 추가 수익을 기대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건 없는​ AI폰 아니었나” ‘청구서’ 설득이 관건

지난해 1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S24 언팩 행사 간담회에서 “AI는 이제 시작 단계로 당장 유료화를 검토하지는 않는다”면서도 “AI가 매우 고도화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자원이 들어가게 되면, 어떤 고객은 비용을 내고서라도 ‘하이 퍼포먼스(고성능)’을 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갤럭시 AI 오디오 지우개 기능 홍보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관건은 갤럭시 AI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돈을 내고라도 쓰고 싶을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다. 해외 IT 매체 CNET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기능 때문에 스마트폰을 교체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11%에 불과했다. 아직까지 대다수 소비자에게 AI 기능이 기기 구매나 비용 지불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순한 번역이나 요약 수준을 넘어, 명확한 효용성과 차별점이 있는 ‘킬러 AI 서비스’ 개발이 유료화 성패의 핵심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소비자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모건 스탠리 조사에 따르면 미국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 인텔리전스 무제한 접근권에 대해 평균 월 최대 9.11달러(약 1만 3000원)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조사 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AI를 최신 플래그십 시리즈의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AI 스마트폰’ 전략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 신뢰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핵심 AI 기능으로 구매를 유도하고서 별도 요금 부과로 정책이 전환될 경우 ‘일방적인 서비스 제한’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마케팅 효과에는 집중한 반면, 장기적인 사용자 경험과 정책 투명성 측면에서 안내와 대비가 충분했느냐는 지적이다.

김용희 교수는 “지불 의향이 있을 정도의 기술과 서비스를 보여주고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최근 AI로 애플에 비교 우위를 점한 상황인데 섣부른 유료화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기능 구독 방식이 가장 가능성 높다고 전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무료로 제공했던 기존 AI 서비스를 유료 적용하기보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놓고 유료 구독을 제안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능의 차별점이 뒷받침된다면 새로운 기술에 민감한 이용자들 중심으로 수요가 나타날 것”이라고 짚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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