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 인수에 성공한 우리금융그룹이 ‘완전체’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은 종합금융그룹 광고를 송출하고, 신규 계열사를 포함한 첫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을 개최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하반기 과제로 전사적인 AI 전환,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과 더불어 내부통제 혁신을 강조한 가운데,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던 우리금융이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우리금융은 18일 가수 아이유를 내세운 신규 광고를 공개했다. 종합금융그룹 체제로 선보인 첫 브랜드 광고로, ‘우리라는 이름에 증권, 보험을 더해 금융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일까지’라는 메시지로 신규 계열사 편입을 강조했다.
같은 날 2025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을 열고 그룹 시너지 계획과 AX(AI 전환) 계획도 발표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보험이 7월 1일 편입한 후 처음으로 연 그룹 행사다. 이날 임종룡 회장은 “증권사, 보험사 편입으로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한 지금이야말로 실질적인 시너지를 보여줘야 할 골든타임이다. 각 자회사가 본업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유기적인 협업으로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그룹 차원의 AX 인재 지원도 언급했다.
합병 증권사(한국포스증권+우리종합금융)의 1년 성적표도 나왔다. 우리종금 시절인 2024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0억 원이었으나 우리투자증권으로 출범한 2025년 상반기에는 170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리테일(소매) 고객 수는 91% 증가(35만 명→67만 명)했다. 합병 전과 비교해 개선된 지표다.
종합금융그룹 체제 전환이라는 숙원을 달성했지만 숙제는 남았다. 지배구조·내부통제 문제와 금융사고 등이 끊이지 않아서다. 7월 15일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우리은행이 2020년 7월부터 2024년 9월 사이 1000만 원 이상의 고액 현금거래 772건을 FIU에 보고하지 않은 점, 237건의 고객 확인 의무를 하지 않은 점 등에 대해 6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사고 건수도 늘었다. 우리금융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발생한 배임 사기 사건은 5건, 횡령 유용은 3건, 사금융 알선 1건, 자금세탁·내부거래 위반 1건, 반부패·반경쟁 조사가 진행 중인 사건은 7건이었다. 배임 사기의 경우 지난 6년(2019~2024년) 사이 2019년 3건, 2022년 1건, 나머지 해는 0건으로 2024년(5건)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도 추가로 알려졌다. 올해 1월 검찰이 2021년 9월부터 2023년 8월 손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약 517억 원이 부당대출 됐다고 발표했는데, 수사 기관에서 47억 원대 대출(4건)을 누락한 사실이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우리금융은 손 전 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 사건의 여파로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았다. 이로 인해 생보사 인수 불발 위기를 겪었다. 금융지주회사법은 자회사 편입 요건을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으로 규정한다. 다만 금융위가 예외 규정(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재무·경영 관리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경우)에 따라 조건부로 합병을 승인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우리금융은 부대조건에 따라 내부통제 개선 계획과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을 이행하고, 이행 상황을 2027년 말까지 반기별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우리금융은 대내외적으로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임종룡 회장은 18일 하반기 핵심 과제를 발표하면서 AX 추진, 그룹 시너지 이행과 더불어 내부통제 혁신을 제시했다. 2025년 그룹 경영 목표에도 같은 내용을 포함한 바 있다.
내부통제 혁신 제도는 다방면으로 도입했다. 2024년 12월 그룹 경영진을 감찰하는 전담 조직인 ‘윤리경영실’을 신설했다. 금융권 최초로 시행한 ‘임원 친인척 개인 신용 정보 등록제’도 윤리경영실이 총괄한다.
여신관리를 위해서는 6개 그룹사가 부적정 여신 정보 공유체계를 공유하고, 대출시 연소득 허위 입력 등을 방지할 수 있는 ‘이상징후 검사 시스템(FDS)’을 도입했다. 제보채널을 확대하고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금융사고 예방책도 갖췄다.
우리은행은 핵심성과지표(KPI)에 절대평가를 도입해 조직문화 자체를 바꾸러 나섰다. 7월 25일 2025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정진완 우리은행 행장은 “KPI 절대평가가 공정한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아 고객 중심의 ‘진성 영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2026년에는 인적 평가까지 절대평가 도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KPI 상대평가가 실적 경쟁을 부추겨 내부통제를 약화하고 금융사고를 일으킨다는 분석이 이어지면서다.
이런 와중에 하반기 중 나올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처분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공정위는 4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은행)이 2020~2022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정보를 공유하고 담보대출 거래 조건을 맞춰 경쟁을 제한했다고 보고 조사에 나섰다. 우리은행 등은 2024년 4월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제출했다. 공정위는 재조사를 거쳐 지난 4월 은행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하고, 소명을 담은 심사의견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은행들은 5월이던 소명서 제출 기한을 6월 말로 한 차례 연장했는데, 추가로 연장 신청을 하면서 아직 소명서를 내지 않은 상태다. 은행권 LTV 담합은 정보 교환 담합의 첫 제재 사례로 과징금 규모가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제재 결과 발표 시기를 말하긴 어려우나 재심사 건이므로 통상적인 사건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
[단독] '김건희 특검 수사 대상' 컴투스의 계열사 컴투버스, 사명 변경 '눈길'
·
[단독] '김건희 집사' 김예성, DL 회장 동생 회사 '켐텍' 감사로 재직
·
당근, 부동산 사기 사건에 '터질 게 터졌다' 반응 나온 까닭
·
[현장] 신한·우리금융, '전환 금융' 스타트…이재명 정부 '탄소중립' 기조 발 맞추나
·
뒤늦게 알뜰폰 뛰어든 우리은행 "1020 미래고객 잡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