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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업은 티맵, 내비 넘어 모빌리티 라이프 플랫폼으로 간다

대화형 음성 안내부터 데이터 기반 맞춤 안내까지…프라이버시 우려엔 "발화자 구분 기능 추가 계획"

2025.09.18(Thu) 18:00:45

[비즈한국] 국내 1위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 티맵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로 진화를 꾀한다. 티맵 운영사 티맵모빌리티는 자사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AI와 접목해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데이터를 활용한 제휴를 넓히는 동시에 티맵에 대화형 AI 에이전트를 탑재하는 등 개인화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도와 이동 경로, 장소 데이터부터 결제, 전기차 충전, 주차 시 곳곳에 기록이 남는 일상 데이터를 그 기반으로 삼는다.

 

티맵모빌리티가 통함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티맵 제공


#주행 중 티맵과 ‘대화형 상호작용’

 

지난 17일 티맵은 SK텔레콤의 AI 서비스 ‘에이닷’을 적용해 차량 내 음성 안내 체계를 개편했다. 18일에는 티맵모빌리티의 모빌리티 데이터 사업의 성과를 알리고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과 티맵 AI 에이전트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업데이트로 티맵은 기존 ‘누구(NUGU)’ 기반 음성 안내에서 벗어나 운전자와 유연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대화형 모빌리티 AI로 작동한다. 현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도입되는 단계로 iOS로 순차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자연어 발화를 알아듣는 대화형 안내 체계가 구현되면서 운전자 입장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편으로 △경유지 포함 경로 요청(멀티 명령) △자주 찾는 장소 기반 개인화 안내 △테마별 장소 추천 △교통·생활정보 안내 관련 상호작용 대화가 가능해졌다. 

 

기존 내비 음성 검색이나 가정용 스마트 스피커는 정확한 명령어 위주로 인식했다. 일반적으로 자연어 이해(NLU) 기술에 기반하고 있는데, 대부분 정해진 규칙 기반 방식이라서 사용자가 조금이라도 다르게 말하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의 스마트 스피커가 ‘지능형 비서’ 서비스로 확장해 쓰기에는 한계가 있는 이유다.   

 

기존 ‘누구’ 대신 SK텔레콤의 AI 서비스 ‘에이닷’이 접목되면서 티맵에서 대화형 자연어 명령이 가능해졌다. 사진=티맵 제공


개편 이후 티맵 사용 시 운전자는 명확한 명령어 없이 “집 가는 길에 가격 싼 주유소 들리자”와 같이 일상 대화처럼 말해도 경유지와 목적지를 한 번에 설정할 수 있게 됐다. “이 근방 인기 카페 어디야”와 같이 지도 앱, 주행 상황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질문부터 “아이유 인기곡이 뭐야?”처럼 큰 연관성 없는 일상 질문에도 답한다. 발음 오류 등도 자동으로 보정된다. 운전자의 발화를 거대언어모델(LLM)이 분석하고 판단해서 검색 결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주행 중 편의성이 큰 폭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통 정보와 관련해서도 에이전트로 개선되는 점이 있다. 티맵은 도로교통공사와 데이터를 연계해 재난, 재해, 축제, 교통사고 등 5가지 범주로 나뉜 돌발 상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온다. 이 정보는 5분마다 갱신되는데, 사용자의 이동 경로와 비교해 돌발 상황이 생기면 AI 에이전트가 선제적으로 사용자에게 안내하는 기능이 도입됐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전창근 티맵모빌리티 프로덕트 담당이 18일 기자간담회에서 티맵 AI 서비스 로드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강은경 기자


#차량용 AI ​비서, 오발화 등 오류​·​프​라이버시는? 

 

현재 구현되는 방식은 티맵모빌리티가 추진하는 구상의 중간 단계로 볼 수 있다. 전창근 티맵모빌리티 프로덕트 담당(CPO)은 기자간담회에서 “2026년도에는 음성 에이전트를 기반으로 티맵 내에 책 에이전트를 탑재할 예정”이라며 “음성 에이전트와 챗 에이전트를 통합해 주행 전후 챗 에이전트로 연결되는 사용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주행 중에 음성 에이전트로 뉴스를 듣다가 추가로 알아보고 싶을 땐 챗으로 관련 기사를 보내라고 요청해 나중에 확인하는 식이다.  

 

누적 74억 건 이상의 이동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내비게이션을 넘어선 트래픽(이용량)을 확보하고 개인화 기능을 탑재한 AI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이다. 티맵모빌리티는 현재 이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성장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루에만 2600만 건 이상이 쌓이는 이동 경로 데이터는 티맵의 핵심 자산 중 하나다. 티맵은 지도·도로망·교통 패턴·배송 등 여러 데이터를 물류, 금융, 지자체 등 전 산업에 제공하며 비즈니스 모델로 확대하고 있다. 티맵의 데이터 사업은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8.5%, 2분기에는 49.3% 성장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에 AI 비서가 탑재되면 편의성 향상, 맞춤형 안내, 실시간 상황 대응 등 기대 효과가 크지만 동시에 고려해봐야 할 지점도 있다. 

 

우선은 프라이버시 문제다. 위치 정보, 이동 패턴, 음성 데이터가 모두 수집되는 환경에서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활용되는지에 대한 투명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개편으로 티맵은 발화가 끝나더라도 계속 청취 모드를 유지해 연속적인 대화를 지원한다. 기존 ‘누구’ 기반 티맵에서는 “아리아”를 호출해야 했다. 

 

한 차례 명령 수행 후 재질문하기 위해 다시 깨우는 작업이 필요했던 ‘웨이크업’ 호출 방식과 비교하면 기술적인 진화 포인트로 볼 수 있다. 개인화 서비스 확대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따라오는 폭넓은 데이터의 활용이지만, 우려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 

 

박서하 티맵모빌리티 부사장이 18일 기자간담회에서 티맵모빌리티의 향후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강은경 기자

 

일상어, 축약, 발음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연어 인식 시스템에서는 AI 에이전트가 단어를 잘못 인지하는 등의 오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전 담당은 “기존 대비 보정률이 25% 정도 향상됐다. 검색 결과가 없을 경우 다시 한 번 유사 검색을 통해 보정하는 로직을 추가해 사용성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향후 화자 구분 기능을 추가해 보안 성능을 더욱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전 담당은 “아직은 해당 기능이 지원되지 않지만 차량 내부에서 여러 명이 대화할 경우 에이전트가 이를 인지해 잘못 인지될 수 있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관련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서하 티맵모빌리티 데이터·이노베이션 담당(부사장)은 “압도적인 데이터를 보유한 티맵이 차량 내 AI 에이전트로서 가장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접점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자율주행, 디지털 트윈 등에 있어서 티맵 데이터 활용은 더욱 의미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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