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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 당선, 일본 첫 여성 총리 탄생 초읽기

결선 투표서 185대 156표로 고이즈미 신지로 꺾어…미일 통상협상 재논의 이뤄질까 '촉각'

2025.10.04(Sat) 15:38:12

[비즈한국] 일본 정치사에 역대급 장면이 탄생했다. 4일 열린 일본 자유민주당(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가 결선 투표 끝에 신임 총재로 선출되며,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 등극이 현실이 됐다.

 

결선 투표에서 다카이치는 농림부 장관 고이즈미 신지로를 상대로 185 대 156표를 얻어 승리했다. 자민당은 여전히 국회 중의원에서 최대 정당 지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새 총재의 선출은 사실상 총리 취임을 의미한다. 이로써 일본은 1947년 전후 헌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여성 총리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카이치 사나에가 4일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 등극을 눈앞에 뒀다. 다카이치 체제 출범은 일본 국내 정치뿐 아니라 동아시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연합뉴스

 

다카이치의 총재 당선이 곧바로 안정적인 국정 운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자민당은 최근 총선에서 주요 의석을 잃으며 단독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따라서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의 협력이 필수적이고, 야당과의 교섭 역시 불가피하다. 자민당 내부에는 여전히 강력한 파벌 정치가 작동하고 있어 다카이치가 새로운 총재로서 안정적 리더십을 발휘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평가다. 전통적으로 자민당 총재가 총리직에 오르는 것은 불문율처럼 여겨지지만, 국회 인준 투표가 남아 있는 만큼 절차적 변수도 존재한다.

 

정치적 성향 측면에서 다카이치는 자민당 내 대표적인 보수 강경파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일본의 안보 강화와 전통적 가치관 수호를 강조하며, 헌법 개정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경제 정책에서는 재정 건전성과 위기 대응을 동시에 강조하며, 반도체·AI·생명공학 등 전략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동시에 일본 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온 성평등 관련 제도 변화에는 보수적 입장을 보여 왔다. 기혼 여성의 성 분리 허용이나 여성의 황위 계승과 같은 사안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취해, ‘여성 총리의 등장’​이 곧바로 성평등 진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총재 선거는 일본 정치 지형의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는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가 당선되기 전까지 일본 자민당은 여러 차례 여성 총재 후보가 등장했지만, 본선 경쟁에서 번번이 좌절해왔다. 이번 승리는 당내 정치 역학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유권자들의 요구가 다양화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특히 농림부 장관 고이즈미 신지로와의 결선은 ‘​세대 교체 대 보수 강경파’​라는 구도 속에서 진행되었고, 최종적으로는 당내 전통적 보수 세력이 승리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국회에서 총리 지명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 절차상 총리는 중의원과 참의원 양원에서 투표로 선출되며, 중의원에서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최종적으로 총리에 오른다. 자민당은 여전히 중의원에서 제1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함께 과반 확보가 가능한 만큼 다카이치가 102대 총리이자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 공식 취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취임은 총리 지명 투표와 내각 구성 절차를 거친 뒤 이뤄지며, 조기 인준 시 이달 안에도 새 내각이 출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다카이치는 이번 총재 선거 과정에서, 최근 미·일 간 통상협상에서 일본이 체결한 협약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드러날 경우 재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일본이 미국과 약속한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 조항 가운데 불공정 요소가 있을 경우, 총재가 되면 해당 협약을 재검토하겠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았다. 이러한 발언은 다카이치가 총리가 되었을 때 일본의 대미 협상 태도를 한층 강경하게 조정할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아직 진행 중인 한미 통상 협상에도 다카이치의 총재 당선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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