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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기술이 만들어내는 가치가 핵심" 네이버클라우드의 AI 전략 들어보니

국가 프로젝트 전면 참여, AI 인프라 주도권 노리는 네이버…"산업 특화 AI로 '실전형 생태계' 구축"

2025.11.06(Thu) 17:28:23

[비즈한국] AI 투자가 과열됐다는 ‘거품론’이 최근 다시 대두되는 가운데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단순 모델 개발에 그치지 않고 기술이 실제로 경제·사회적 효용을 만들어내는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단기 성과 경쟁에 치우치는 흐름을 경계하고 실제 서비스와 산업별 적용에 집중하는 네이버클라우드의 접근법도 강조했다. 엔비디아로부터 확보한 GPU(그래픽처리장치) 6만 장은 오는 2026년부터 순차 도입돼 네이버의 AI 사업 전반과 고도화 작업에 활용될 계획이다. 국내외 산업 현장에 실전형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네이버클라우드의 전략이 주목된다. 

 

AI 거품론이 거론되는 가운데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실제 가치를 만들어내는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6일 네이버 연례 콘퍼런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 대표. 사진=강은경 기자


#네이버클라우드가 제시한 AI 기술 로드맵은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6일 오전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네이버 통합 연례 콘퍼런스 ‘단25(DAN25)’에서 “기존 소버린 AI가 언어와 문화 중심의 기술 자립에 초점을 맞췄다면, ‘소버린 2.0’은 이를 산업과 일상 전반으로 확장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개념”이라며 국내 AI 생태계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최신형 GPU 6만 장을 공급키로 한 엔비디아를 비롯해 파트너사와 협력해 기술 인프라를 강화한다. 

 

AI 3대 강국 도약 관련 주요 국가 프로젝트에 네이버가 전방위적으로 관여된 가운데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네이버는 정부가 진행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최종 후보로 선정돼 SK, LG, NC, 업스테이지 등과 경쟁하고 있다. 국가 AI컴퓨팅센터 사업에 단독입찰한 삼성SDS 컨소시엄에도 핵심 참여사로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비롯한 고성능 인프라와 자사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GPU 제공 역량을 무기로 한다.  

 

김 대표는 기조연설을 마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는 바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고 한국이 잘 이겨내는 것을 넘어 이 흐름을 타고 한 계단 올라서려고 한다면 GPU, 인프라 등에 대해 과감한 투자와 물량 확보가 필요하다. 기업과 정부가 한뜻으로 마음을 합쳐 결과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6~7일 개최되는 ‘단25’ 행사장. 사진=강은경 기자


엔비디아 GPU 도입의 구체적인 타임라인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김 대표는 “하루아침에 들어온다 해도 데이터센터 등 기반 시설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데이터센터 플랜과 정교하게 맞아야 한다”이라며 “예전에 사던 것보다는 더 과감하게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GPU와 관련 인프라를 확충한 사업자의 역량이 어떻게 구현돼야 하는지를 두고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 또 다른 나라보다는 전기 값이 조금 덜 들도록 하는 게 애국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가 AI 컴퓨팅센터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기업이 쓸 수 있는 GPU 인프라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구축할 것인가가 주어진 미션”이라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실전 투입 ‘임박’, 검색 넘어 풀스택 AI 사업자로 

 

김 대표는 최근 거론되는 AI 거품론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AI 산업의 과열 투자와 관련해 “이전부터 경각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투입 비용 대비 더 큰 효과가 나타나야 가치를 확보할 수 있다. AI 기술에 투자가 일어나고 기술이 발전하는 건 긍정적이지만 결국 그 기술을 가지고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고민은 네이버클라우드가 전개하는 산업 특화 AI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한국은행, 한국수력원자력, 국내 최대 농기구 생산 기업 대동 등 공공·민간 각 분야의 리더와 해외 기업 및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주의 핵심으로 꼽히는 디지털 트윈 기술 아크(ARC)는 항공사진으로 3D 입체를 만들고 자동차가 찍은 사진 등을 AI 합성해 공간 정보를 입체화한 기술이다. 네이버는 사우디 주요 도시에서 재난 재해 대응과 도시 관제 시스템을 고도화한 데 이어 내년 이 지역의 데이터를 통합한 지도 기반 슈퍼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 대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술 격차가 큰 1위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며 “이 밖에도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에서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순 제품 구매가 아닌 공동 연구, 개발과 데이터 수집, 피드백 공유 과정이 필요하다. 네이버가 풀스택 AI 역량으로 기여할 부분이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디지털 트윈 사업 ‘아크(ARC)’의 경쟁력과 피지컬AI의 확장성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강은경 기자


이날 행사에서는 네이버랩스에서 개발하고 있는 1m 크기의 휴머노이드 로봇 ‘미니노이드’의 이미지도 처음 공개됐다. 미니노이드는 이달 말 네이버 사옥에 투입돼 네이버의 피지컬AI 기술의 실물 테스트베드로 활용된다. 

 

네이버는 이날 단25에서 전체 네이버 서비스의 에이전트화와 산업 AI 전환을 주요 전략으로 소개했다. 1년간 AI 기반 탐색 기능을 강화한 데 이어 검색 기업에서 초개인화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검색, 쇼핑, 로컬, 금융 등을 내재화하고 있는 네이버의 데이터와 인프라가 구글, 오픈AI 등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유리한 조건을 선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에이전트 N’은 네이버의 내년 상반기 쇼핑 부문부터 순차 도입돼 내년 여름 무렵 통합 AI 에이전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인공지능(AI) 서비스는 많고 앞으로 더 많아지겠지만 단일 플랫폼에서 검색부터 일상의 경험, 그리고 실행까지 일련의 자연스러운 경험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업은 흔치 않다. 네이버의 방향이 AI 시대 사용자 경험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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