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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한국판 골드만삭스 출범, IMA·발행어음 어떻게 활용할까

중위험·중수익 투자 원한다면 매력적…증권사 운영역량이 판단 기준

2025.12.01(Mon) 13:28:06

[비즈한국]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탄생하며 국내 자본시장에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종합투자계좌(IMA)’를, 키움증권에는 ‘발행어음’ 업무를 허용하면서다. 업계 소식처럼 들릴 수 있지만, 개인 투자자에게는 상당히 현실적인 변화다. 낮은 예금 금리와 높은 주식 변동성 사이에서 갈 곳을 잃었던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생기고, 개인이 기업금융 자산에 접근하는 방식도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IMA는 증권사가 만기에 원금을 지급하고 다양한 기업금융 자산을 담아 3.5~6%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장기 폐쇄형 상품이며, 발행어음은 만기 1년 이하의 단기 확정금리 상품으로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다. 사진=생성형 AI

 

우선 IMA는 하나의 계좌 안에서 여러 기업금융 자산을 묶어 운용하는 구조다. 예금과 금융투자상품의 중간적 성격을 갖고 있다. 증권사는 만기에 원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고, 투자자는 운용성과에 따라 수익을 배분받는다. 안정적이지만 중도 해지할 경우 예금처럼 원금을 바로 돌려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장기 자금을 넣어두기에 적합한 상품이다.

 

개인 투자자도 이 계좌를 통해 그동안 기관이나 초고액자산가 중심으로 돌아가던 기업금융 시장에 간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IMA는 기본적으로 1년 이상 폐쇄형으로 설계되고, 우량 회사채부터 중견·벤처기업 대출, 인수금융, 대체투자까지 다양한 자산을 담을 수 있다. 보수 차감 후 목표수익률은 안정형 기준 3.5% 안팎, 투자형은 6%대까지 전망된다. 채권 이상의 수익을 원하지만 주식처럼 변동성이 큰 자산은 부담스러운 투자자에게 눈여겨볼 만한 영역이다.

 

하지만 IMA가 ‘예금 대체재’로 불리기에는 주의할 점도 있다. 원금 보장은 만기 시에만 적용된다. 중간에 해지하면 수수료를 내거나 원금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약관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예금자 보호는 되지 않지만 증권사는 파산하지 않는 한 원금을 지급해야 한다. 무엇보다 증권사마다 기업금융 역량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운용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발행어음은 만기 1년 이하 단기 확정금리 상품으로,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한다. 은행 예금과 비슷해 보이지만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점은 명확히 다르다. 금리는 시중 단기금리보다 1~2%포인트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가 이 자금을 기업금융 대출이나 각종 투자자산에 투입해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이번 제도 개편으로 발행어음의 성격도 달라졌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2028년까지 발행어음과 IMA 자금의 25%를 모험자본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모험자본에는 중소·벤처기업 대출, BBB 이하 회사채, 코스닥벤처펀드, 하이일드펀드 등이 포함된다. 안정적인 자산 편입 비중이 줄어든 만큼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과거보다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는 이번 제도 변화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지금까지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자산은 예금, 채권, 공모펀드, ETF, 주식 정도였다. 이제 IMA와 발행어음이라는 중수익·중위험 상품군이 추가됐다. 특히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이 두 상품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단기 여유자금이라면 발행어음이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기 때문에 증권사 신용등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반면 일정 수준의 변동성을 감내하더라도 중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IMA가 더 적합하다. 채권형 펀드보다 규제가 강하고 운용 구조가 투명하며 장기 기업금융에 직접 참여하는 효과가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IMA는 발행어음과 달리 장기 운용 비중이 높고 손실충당금 5% 적립 의무가 부과되기 때문에 단기 손익 기여에는 어렵다”며 “단, 은행 예금 대비 높은 잠재 수익률과 자산관리 기능을 결합한 계좌형 상품이기 때문에 자산 증대를 목표로 하는 고객층의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변화는 단순히 상품 종류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증권사의 경쟁 구도가 ‘수수료 경쟁’에서 ‘운용 경쟁’으로 바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결국 개인 투자자는 ‘기업금융을 잘하는 증권사를 고른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앞으로 IMA와 발행어음 실적이 쌓이면 증권사별 성과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개인 투자자들이 기업금융 자산에 접근하는 길은 매우 제한적이었지만, 이제 그 문이 열렸다. 증권사들은 이미 준비를 마쳤고, 선택은 개인 투자자의 몫이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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