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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세종, 금감원은 원주? 금융당국 지방 이전설 다시 솔솔

지방선거 앞두고 강원·충청 정치권 이해 갈려…당사자들은 "결정된 것 없다"

2026.03.24(Tue) 13:53:26

[비즈한국] 금융위원회(금융위)와 금융감독원(금감원)의 지방 이전설이 재점화되고 있다. 금융위가 세종특별자치시(세종시)로, 금감원이 강원특별자치도(강원도) 원주시로 이전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지역도 거론된다.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속칭 ‘지라시’가 돌고 있다. 당사자들은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3월 13일 충청북도 청주시 오스코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성장 활력을 만들 에너지들을 서로 모아야 모닥불처럼 힘을 받는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수도권 일극 체제를 개선하고 전국이 고르게 발전의 기회를 누리는 균형 발전 실현을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이 더욱 강력하고, 또 동등한 협력의 파트너가 돼야 한다”며 “국가 사무의 지방 이양, 지방 재정 분권 확대,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나 금감원은 아직까지 지방 이전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올해 1월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시 이전설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 보니 정확한 내용은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원주시 이전과 관련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세종시에는 다수의 정부 부처가 자리하고 있지만 원주시는 세종시에 비하면 공공기관이 많지 않다. 더구나 4대 금융지주사(KB·신한·우리·하나)를 비롯한 주요 금융사 본사가 대부분 수도권에 있다. 금감원은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하는데, 원주로 이전하면 거리상 업무 비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사진=임준선 기자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금융위와 함께 세종시로 이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정부와의 소통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재명 정부도 기관을 지역별로 분산하는 방안보다는 특정 지역에 몰아주는 방안을 지지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은 3월 13일 충청북도 청주시 오스코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지역 균형 발전 측면에서 성장 활력을 만들 에너지들을 서로 모아야 모닥불처럼 힘을 받는다”며 “장작 한 개는 여기, 한 개는 저기 이런 식으로 공평하게 나눠 놓으면 쓸 수가 없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와 금감원을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면 강원도 지역 정치권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강원도는 2023년 유치 대상 기관 32곳을 정했는데, 여기에 금감원도 포함됐다.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가 강원도 지역 정치권의 요청을 마냥 외면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이전은 지방선거 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금감원을 이전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금융위원회법)에는 “금융감독원의 주된 사무소는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시돼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금감원 지방 이전을 당론으로 삼으면 법 개정은 어렵지 않다. 다만 민주당도 금감원의 이전을 무조건 찬성하는 분위기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특히 충청 지역 정치권에서는 내심 세종시 이전을 바라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변수는 금감원 직원들이다. 비단 금감원뿐 아니라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설이 불거질 때마다 직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앞선 윤석열 정부도 산업은행을 부산광역시로 이전하려 했지만 산업은행 노조가 거세게 반발했고, 적지 않은 직원들이 퇴사했다.

 

금감원 직원은 “지방 이전이 중요하다지만 지금처럼 서울에 있는 것을 바라는 직원이 훨씬 많다”며 “결정된 것 없이 소문만 무성하다 보니 직원 입장에서는 대책을 세우지도 못하고 뒤숭숭한 분위기만 이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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